말레이시아가 7월 1일부터 친환경 전력 요금을 최대 80%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로이터통신은 2일(현지시각) 말레이시아 정부가 친환경 전력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 기업들이 에너지 전환 목표를 더 용이하게 달성하게 하기 위한 목적으로 낸 정책이라고 전했다.

ChatGPT 생성 이미지/임팩트온

 

기업용 재생에너지 요금 20센트→3센트로 대폭 인하

말레이시아 에너지전환수자원부는 성명을 통해 기존 사용자 카테고리별로 차등 적용되던 친환경 전력 요금(GET, Green Electricity Tariff)을 단일 요금체계로 통합한다고 발표했다. 

친환경 전력 요금제(GET)는 2021년 도입된 프로그램으로, 국영 전력회사 테나가 나시오날(TNB)을 통해 친환경 전력을 공급받는 기업이 일반 요금에 추가 프리미엄을 지불하고 재생에너지 사용을 인증받는 방식이다. 

기존에는 가정용과 비가정용 저압 사용자는 1kWh(킬로와트시)당 10센트, 비가정용 중고압 사용자는 20센트의 프리미엄 요금을 내야 했다.

새로운 요금체계에 따르면, 모든 사용자가 계약 기간에 따라 1kWh당 3~5센트의 프리미엄 요금만 지불하면 된다. 1년 계약 시 5센트, 2년 계약 시 4센트, 3년 계약 시 3센트다. 주로 대기업들이 사용하는 중고압 요금이 20센트에서 최대 3센트로, 최대 85% 가까운 인하다. 

정부는 이번 제도 변경을 통해 최소 6600GWh(기가와트시)의 친환경 전력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존 계약 사용자들은 8월 31일까지 위약금 없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허용됐다.  

기존에는 직접 전기를 구매하는 사용자만 GET 혜택을 받을 수 있었지만, 새롭게 도입되는 ‘GET 그린패스(GreenPath)’ 프로그램은 건물 임차 기업도 재생에너지 인증서를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특히 자체 부지가 없는 데이터센터, 상업시설, 공장 임차기업의 요구를 반영한 것이다. 신청은 8월 1일부터 시작된다.

 

일반 전력요금 인상안 7월 시행…데이터센터 투자 위축 우려

한편, 정부는 일반 전력요금은 7월부터 인상했다고 밝혔다. 특히 대규모 전력 소비자인 데이터센터의 전기요금은 평균 10~14% 상승했으며, 부가요금을 포함할 경우 실질 인상 폭은 더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글로벌 컨설팅 그룹 베인앤컴퍼니와 구글, 테마섹 등이 5월 발표한 공동 보고서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의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2022년 7%에서 2027년 21%로 3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말레이시아는 저렴한 전력 요금과 안정적인 공급을 강점으로 삼아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글로벌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투자를 유치해왔다. 운영비 대부분을 차지하는 전력 비용이 경쟁력 있는 수준이어서 토지 부족 문제가 있는 이웃 싱가포르보다 말레이시아가 데이터센터 투자 목적지로 각광받았다. 

하지만 이번 요금 인상으로 많은 업계 관계자들이 예상보다 큰 비용 부담에 놀라며 투자 계획을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터센터 컨설팅업체 스프린트 DC 컨설팅의 창립자인 게리 고는 "100MW(메가와트) 규모 시설의 경우 연간 2000만달러(272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데이터센터협회의 마하디르 아지즈 회장은 "요금 인상으로 데이터센터 투자가 베트남과 태국으로 이동할 수 있다"며 "최소한 동남아시아 지역 내 경쟁력을 고려해서 이 문제를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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