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언스플래쉬
사진=언스플래쉬

플라스틱 오염 해결을 위한 글로벌 조약 협상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소비재 기업들의 재활용 플라스틱 사용 실적이 목표치에 크게 못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카콜라·펩시코, 재활용 플라스틱 대체 목표 하향 조정

8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코카콜라와 펩시코가 재활용 플라스틱 사용 목표를 축소하고 기한을 늦췄다고 전했다. 블룸버그NEF(BNEF)에 따르면, 포장재의 재활용 소재 사용 비율을 코카콜라는 2035년까지 최소 35%, 펩시는 2035년까지 최소 40%로 목표를 하향 조정했다. 코카콜라와 펩시코는 각각 2030년까지 전체 포장재의 50%를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대체하겠다고 공약했던 바 있다.

BNEF는 이 외에도 식음료, 생활용품, 화장품 업계의 여러 글로벌 브랜드들이 2025년까지의 재활용 소재 사용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재활용률이 저조한 주된 이유는 원료 부족에 있다. 폐플라스틱은 넘쳐나지만, 재활용을 위한 수거·분류 체계가 여전히 병목으로 작용하고 있다. BNEF의 애널리스트 키르티 바스타는 “가장 큰 장애물은 양질의 재활용 플라스틱 공급 부족”이라며, 브랜드 기업들의 목표 달성을 가로막는 핵심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음료업계는 과거 수수료를 부과하고 공병 반환 시 환급을 유도하는 ‘보틀 빌(Bottle Bill)’에 반대한 전력이 있으며, 이에 따라 수거 체계 자체가 부실하다는 평가도 있다.

 

화학적 재활용, 기계식 기술 대안될까…투자 둔화 우려

BNEF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재활용 플라스틱과 바이오플라스틱 생산시설에 투입된 글로벌 투자 규모는 총 71억달러(약 9조8700억원) 규모였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신생 기술인 화학적 재활용은 스티로폼, 랩 포장지, 빨대 등 기존 기계식 재활용으로는 처리하기 어려운 폐플라스틱도 수용할 수 있는 방식이다. BNEF에 따르면, 현재 화학적 재활용 기술의 전 세계 가동 용량은 약 70만톤 규모로, 중국과 미국에 집중되어 있다.

엑슨모빌은 지난해 미국 내 화학적 재활용 시설 확충에 2억달러(약 2800억원)를 투자했다. 그러나 BNEF의 바스타는 신규 프로젝트 발표 속도는 둔화할 것으로 예상하며, “프로젝트 둔화는 기업들의 재활용 목표 달성을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국제사회가 추진 중인 플라스틱 조약 협상은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등 플라스틱 생산국의 반대로 한 차례 교착 상태에 빠진 바 있다. 이들 국가는 생산량 제한보다는 폐기물 수거 및 재활용 능력 강화에 집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일부 환경단체는 플라스틱 재활용 시스템 자체가 구조적으로 결함이 있으며, 이로 인해 생산 감축 논의가 회피된다고 비판했다. 

국제 조약이 지연되는 가운데, 주요국들은 개별 정책을 통해 대응에 나서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자원 재활용을 전담하는 국영기업을 신설했으며, 캐나다는 플라스틱의 전 생애주기를 추적하기 위한 국가 등록제도와 기업 보고 의무를 도입했다. 영국은 포장재 재활용 비용에 대해 기업의 분담을 확대하는 정책을 시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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