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최대 은행인 단스케은행(Danske Bank)이 기후변화 대응 계획이 미흡한 화석연료 기업 1700곳을 투자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에 따라 투자 가능 기업 수는 2000곳에서 270곳으로 대폭 줄었다.
단스케은행은 12일(현지시각) 발표에서, 새 투자 기준에 따라 단스케 인베스트(Danske Invest)와 다니카(Danica) 등 자사 운용 상품의 포트폴리오를 조정했다고 밝혔다. 전환 계획이 미흡한 화석연료 기업 지분은 매각하고, 신뢰할 만한 탄소 감축 계획을 갖춘 기업 비중을 확대했다는 설명이다.
토마스 오트보 단스케은행 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세계 경제 상황과 에너지 공급 현실을 감안하면 화석연료 기업 투자는 이어가야 한다”면서도 “대부분 투자상품에서는 기후전환 계획이 신뢰할 만하고 환경·사회적 기준을 충족하는 회사를 선별해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넷제로 경료 평가 기반 투자 대상 기업 제외
단스케은행의 이번 조치는 ‘책임투자정책(Responsible Investment Policy)’과 ‘기후행동계획(Climate Action Plan)’에 따라 화석연료 투자 방침을 구체화한 결과다.
이번 투자 제외 명단에는 미국 코노코필립스, 엑슨모빌, 셰브론, 노르웨이 에퀴노르, 스페인 레프솔 등이 포함됐다. 다만, 새 기준을 적용하지 않는 일부 단스케 인베스트 펀드와, 이미 화석연료 기업을 전면 배제하는 상품은 이번 조정 대상에서 제외됐다.
은행 측은 포트폴리오 조정 과정에서 일부 기업 지분을 매각했지만, 화석연료 산업이 전체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작아 이번 조치가 화석연료 부문 전체 노출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단스케은행은 지난 2월 발표한 ‘넷제로 경로 평가(Net-Zero Pathway Framework)’ 모델을 활용해 투자 제외 대상에 해당하는 화석연료 기업을 선별했다.
이 모델은 독립 연구기관 전환경로이니셔티브(Transition Pathway Initiative·TPI)의 데이터와 기업의 자체 기후 목표를 기반으로, ▲관리 역량(배출 관리, 전환 리스크·기회 대응, 정책·전략 통합, 공시, 이사회 참여) ▲탄소 성과(배출 감축 목표와 파리협정 목표 정합성) 두 가지 축에서 평가한다.
이를 토대로 ▲전환 완료(transitioned) ▲전환 진행 중(transiting) ▲전환 시작(start of transition) ▲전환 지체(lagging transition) 등 네 단계로 분류했다.
엘리아손 단스케은행 책임투자 총괄은 “투자 전략과 포트폴리오 구성은 고정된 것이 아니며, 투자자 선호·규제·사회 변화에 맞춰 계속 진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단스케은행, 지속가능금융 전략 확대
단스케은행은 화석연료 관련 기업 투자를 전면 중단하지는 않지만, 기후 변화 대응에 소극적인 기업에 대해서는 강도 높은 투자 배제 정책을 적용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투자 심사 기준을 강화해왔으며, 지난 5월에는 고배출 산업과 공급망의 기후 전환을 지원하는 새로운 지속가능금융 전략을 발표했다. 새 전략에 따라, 전력·난방, 철강, 시멘트, 운송 등 고배출 산업 기업의 전환 계획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금융을 지원한다. 또한 재생에너지·배터리·전력 송배전 및 저장·저탄소 운송 등 에너지 전환에 기여하는 공급망 업체에도 투자를 확대할 계획임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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