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NEF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신규 해상풍력 터빈의 약 4분의 3이 중국에 설치될 전망이다.
28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유럽, 미국, 일본 기업들이 정치·경제적 난관에 직면한 사이, 해상풍력에서도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으며 해외 진출을 노리고 전했다. 중국은 금융·공급망 통합·정책 지원·기술 개선 등에서 우위를 확보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 내수 시장에서 경쟁력 키워…밍양의 쌍두 터빈 ‘오션X’ 대표적
중국 남부 해안에서 거대한 ‘쌍두(雙頭)’ 터빈이 기존 설비 사이로 솟아올라 있다. 밍양스마트에너지(Ming Yang Smart Energy)의 ‘오션X(OceanX)’는 가동 중인 어떤 부유식 풍력터빈보다 더 많은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로, 중국 친환경 기술 기업들의 야심을 상징한다.
글로벌 에너지 모니터의 연구원 유지아 한은 “중국은 거대하고 다양한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실험장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미국은 정반대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날부터 풍력을 비판하며 신규 해상풍력 승인 절차를 중단했다. 오스테드(Orsted)의 거의 완공 단계에 있던 프로젝트마저 중단시키면서 오스테드의 주가는 폭락했다.
유럽과 일본도 상황은 녹록지 않다. 미쓰비시 상사는 지난주 공급망 경색과 원가 상승을 이유로 일본에서 진행하던 3건의 해상풍력 프로젝트 철수를 선언했다. 독일에서는 비용 상승의 영향으로 최근 입찰에 단 한 건의 응찰도 없었다.
이런 가운데, 골드윈드(Goldwind)와 밍양 등 중국 기업들은 베스타스(Vestas), 지멘스가메사(Siemens Gamesa), GE 등 기존 강자들을 겨냥하며 해외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트리비움 차이나의 애널리스트는 “중국 기업은 원가 경쟁력과 대규모 투자 능력에서 압도적 우위를 갖는다”며 “서방 기업들은 현재의 구조적 어려움 속에서 설비 확장과 투자 여력이 크게 제한되고 있다”고 말했다.
건설 프로젝트에 가까운 풍력 사업…中 원가 우위에도 해외 진출 쉽지 않아
중국 기업에도 비슷한 난관은 있었다. 2021년 말 정부가 고정가격 매입제도(FiT)을 종료하자 업계는 대규모 설치 붐 이후 급격한 위축을 겪었다. 그러나 개발사들은 초대형 프로젝트와 초대형 터빈으로 대응했고,
이는 연안 도시들의 전력 공급 확대와 전력단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현재 중국 해상풍력 전력의 중위 비용은 영국의 절반 이하 수준이다. 주요 수요지인 광둥성은 2025년까지 17GW 규모의 해상풍력을 구축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밍양이 운영하는 양장(陽江) 공장에서는 길이 100m가 넘는 블레이드가 제작되고 있다. 마 리밍 공장 총괄 매니저는 “이곳에는 이미 30여 개의 공급망 기업이 함께 들어왔다”며 “현재 생산량의 15%가 이탈리아 등 해외로 나가고 있다. 연말에는 두 배 가까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산 풍력터빈의 해외 확산은 기대보다 더딘 편이다. 현재 유럽에서 중국산 터빈이 쓰인 곳은 이탈리아 타란토 프로젝트가 유일하다. 밍양이 추진한 독일 프로젝트는 정부의 심사와 업계의 안보 우려 속에 결국 계약이 취소됐다.
중국의 원가 우위를 해외에서 재현하기는 쉽지 않다. 태양광, 배터리, 전기차와 달리 초대형 풍력터빈은 조립 과정 자체가 건설 프로젝트에 가까워 현지 인프라와 생산 기지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밍양은 현지 생산기지 설립 가능성까지 검토하며 유럽 시장 공략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장치잉 해외 사업 부문 사장은 “핵심은 중국 기업들이 앞으로 25~30년 동안 안정적인 서비스와 유지보수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유럽 정부와 엔지니어링 업체에 설득하는 것”이라며, “현지 팀을 구축하는 등 노력을 기울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 시장도 중국 제조사에 대한 시각을 바꿔야 하며, 더 새롭고 혁신적인 제품을 환영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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