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쓰비시 상사가 일본의 해상풍력 프로젝트에서 철수하는 방침을 공개한 발표문./홈페이지.
 미쓰비시 상사가 일본의 해상풍력 프로젝트에서 철수하는 방침을 공개한 발표문./홈페이지.

일본 5대 종합상사 중 하나인 미쓰비시상사가 일본 내 해상풍력 발전소 3곳에서 철수한다.

27일(현지시각) 미쓰비시상사는 2021년 첫 국가 입찰로 확보한 해상풍력 프로젝트의 사업 환경이 급격히 악화돼 개발을 더는 이어갈 수 없다고 밝혔다.  

 

프로젝트 비용 폭등, “투자 회수 불가” 결론

미쓰비시상사가 주도한 컨소시엄은 지바(Chiba)와 아키타(Akita)현에서 총 1.76GW 규모의 해상풍력 발전소를 2028~2030년 가동 목표로 추진해왔다. 그러나 2021년 입찰 당시 대비 공사비가 두 배 이상 뛰면서 수익성 확보가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가쓰야 나카니시(Katsuya Nakanishi) 미쓰비시 사장은 “가능한 모든 대책을 검토했지만 유지·운영비를 포함한 총비용이 전력 판매 수익을 초과했다”며 “투자 회수는커녕 손실만 커지는 상황에서 철수는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미쓰비시상사는 올해 2월 해당 프로젝트에서 522억엔(약 4920억원)의 손실을 반영했으며, 파트너사인 추부전력(Chubu Electric Power)도 이번 철수로 약 170억엔(약 1603억원)의 손실을 예고했다.

 

日 해상풍력 업계, 글로벌 불황 속 ‘시험대’

일본 정부는 2030년까지 해상풍력 설비 10GW, 2040년까지 45GW 확대라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그러나, 이번 미쓰비시상사의 철수로 일본의 에너지 안보와 재생에너지 확대 전략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일본 경제산업성(METI)은 세 부지를 재입찰할 계획이지만, 전 세계적인 비용 상승과 공급망 불안 속에 투자자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세계 해상풍력 시장은 원자재와 인건비 급등, 공급망 지연으로 전반적인 위기를 겪고 있다. 덴마크의 오스테드(Orsted)는 지난해 글로벌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일본에서 철수를 결정했고, 런던에 본사를 둔 셸(Shell)도 저탄소 부문 축소에 따라 일본 해상풍력팀을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RWE의 마르쿠스 크레버(Markus Krebber) CEO는 “우리 프로젝트 파이프라인은 이미 충분하다”며 “현재 일본에서 추가 프로젝트에 집중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도쿄의 컨설팅업체 유리 그룹(Yuri Group)의 유리 험버(Yuri Humber) CEO는 “향후 프로젝트가 정상 궤도에 오르면 이번 사태가 일본 해상풍력 산업의 종말로 해석돼선 안 된다”며 “미쓰비시가 공격적으로 입찰했지만 불리한 시장 환경이 겹쳤다. 지금은 시장이 재조정되는 과정이며, 일본 해상풍력 산업은 오히려 더 견실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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