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환경정보 공개대상이 자산 규모 2조원 이상 기업으로 확대되면서 환경성 평가(enVinance) 대상 기업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환경부와 환경산업기술원이 함께 연구 중인 K-택소노미(녹색 분류체계)도 6월 말에서 7월 초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20일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가 법무법인 세종과 개최한 '제2차 대한상의 ESG 경영 포럼'에 참가한 환경산업기술원 곽대운 녹색투자지원 실장은 “기업의 공시 부담을 완화하고 환경책임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환경정보 공개제도 개편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현행 환경정보 공개 대상은 온실가스·에너지 목표관리업체와 배출권할당 대상업체 등 환경영향이 큰 기업과 공공기관 등 1683개만 해당된다. 환경정보 공개 대상이 자산 규모 2조원 이상 기업으로 확대되면, 카카오 등 배출권 거래제에 참여하지 않는 기업도 환경정보를 공시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 많은 기업이 환경정보를 공개하게 되면서, 현행 체계도 손 볼 예정이다. 현재 환경정보 공개제도에 따르면 제조·공공행정·교육서비스·보건·기타서비스·기타산업 6개 업종을 대상으로 환경부에서 정하는 자율항목·의무항목을 포함한 27개 항목을 공개토록 한다. 자산 규모 2조원 이상 기업으로 대상을 넓히면 업종과 공개 항목을 손봐야 한다. 환경부와 환경산업기술원은 먼저 정보 공개 항목부터 손보기로 했다. 민간평가 기관까지 포함한 국내·외 환경 공시기준을 분석해 평가 안내서도 상반기 중 마련할 예정이다.
환경정보 공개제도는 산업기술원이 진행하고 있는 환경성 평가(enVinance)와도 연관된다. 환경산업기술원은 2017년 1월부터 환경DB를 입력하는 3만8340개사를 대상으로 환경성 평가(enVinance)를 진행해왔다. 지금까지는 환경DB를 입력해야 하는 업종에 속한 기업들만을 대상으로 평가를 진행해왔지만, 환경정보 공개 대상이 확 넓어지면서 환경성 평가 대상도 함께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3만8340사를 대상으로 평가를 진행하지만 대부분 굴뚝 산업 등 제조 중심의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평가해왔기 때문에 자산 총액 2조원 이상인 규모가 큰 기업들은 포함하지 못했다.
녹색 분류체계 7월 초 공개 예정
EU 택소노미 주로 참고
한편, 환경산업기술원은 6월 말에서 7월 초까지 환경부와 함께 개발하고 있는 K-택소노미(녹색분류체계)를 공개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곽대운 녹색투자지원 실장은 “현재 10대 산업 분야별 실무작업반을 운영하고 있으며 시멘트, 철강 등 이해관계자 의견을 수렴하는 막바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녹색 분류체계는 EU 택소노미를 주로 참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EU 택소노미에서 규정하고 있는 6가지 환경목표를 따왔다. 올해 상반기까지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에 적응에 부합하는 분류체계를 먼저 개발하고 2022년까지 ▲물과 해양자원의 지속가능한 보호 ▲순환자원 전환 ▲오염 사전예방 및 관리 ▲생물다양성 및 생태계 보호 및 복구 산업을 분류할 예정이다.
환경산업기술원은 “단기적으로는 녹색채권, 프로젝트 파이낸싱 등에 활용하고, 장기적으로는 녹색분류체계에 따른 기업의 활동 정보를 공개해 금융상품 서비스 전반에 택소노미를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유럽연합(EU) 그린딜에서 택소노미가 언더 핀(Under pin)으로 적용되는 만큼, 한국에서도 그린워싱 방지라는 소극적 목표 대신 녹색금융의 뿌리로 자리 잡는 노력이 더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