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ASEAN, 동남아 국가연합)에서도 택소노미를 만들어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 3월 30일 열린 아세안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AFMGM)에 따르면 올해 말까지 ‘아세안 지속가능금융 분류법(ASEAN Taxonomy of Sustainable Financial)’ 개발에 착수, 진행상황을 보고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7차 AFMGM에 참여한 각국 재무장관들은 “유럽연합의 택소노미(Taxonomy) 규정처럼 지속가능 금융을 위한 아세안의 공통언어가 필요하다”며 택소노미 개발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석탄 의존도가 높은 아세안 국가들이 뭉쳐 공통의 녹색 투자가 무엇인지 명확하고 공통된 정의를 만들어 국제 사회에 피력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싱가포르, 태국은행 총재 등 8명이 이끄는 택소노미 위원회를 발족했다. 아세안 자본시장포럼(ACMF)와 아세안 보험규제자회의(AIRM), 아세안 금융통합 고위 위원회(SLC), 아세안 자본시장개발 실무위원회(WC-CMD) 등 유관기관이 모두 모였다. 

위원회는 성명에서 "국제적 포부와 목표를 인정하지만, 아세안 지역만의 고유한 특성을 반영한 택소노미가 필요하다“며 ”다른 틀로는 다룰 수 없는 경제사회 구조에 맞는 틀을 갖추도록 설계될 것“이라고 밝혔다.

성명서에 따르면, 탈탄소에 초점을 맞춘 택소노미 개발을 시작으로 지속가능한 자본시장을 구축하기 위한 장기 계획도 수립할 예정이다. 예를 들어 지속가능 채권 표준 마련 등이다. 중앙은행이 기후 관련 리스크를 감독할 수 있도록 아세안 금융통합 고위 위원회(SLC) 산하에 지속가능금융 태스크포스도 발족했다.

아세안 10개국은 세계 5위의 경제 규모를 가졌다. 아세안 자본시장개발실무위원회는 ”2016년부터 2030년까지 3조달러에 달하는 녹색자금을 끌어올 수 있다“며 선진국으로만 흘러가는 녹색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아세안 전용 택소노미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현재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에서는 각자 택소노미를 구축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올해 1월 28일 녹색금융산업 태스크포스(GFIT)를 발족해 분류체계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고, 말레이시아는 중앙은행인 네가라 말레이시아 은행을 필두로 금융권이 고려해야 할 택소노미에 대한 논의를 시작한 바 있다. 이번 택소노미 위원회 발족으로 개별 아세안 국가들의 표준이 통합될 것으로 예상된다.

저작권자 © IMPACT ON(임팩트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