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EV 충전산업이 세제 혜택 종료와 시장 경쟁 심화로 인수·합병(M&A)을 통한 구조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 27일(현지시각)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미국 최대 충전사인 EVgo의 바다르 칸 CEO는 “주주 수익을 담보할 수 있는 매력적 자산을 중심으로 M&A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EV 충전 시장, 저자본 스타트업 한계 뚜렷…EVgo M&A로 주도권 확보
칸 CEO는 “충전 업계는 여전히 영세 사업자의 비중이 높아 규모의 경제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며, “결국 자금력과 신뢰를 갖춘 기업이 M&A로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EVgo는 M&A의 재원이 될 안정적 기반을 경쟁업체와 다른 사업 모델을 통해 확보하고 있다. 장비 판매에 크게 의존하는 차지포인트(ChargePoint)와 블링크 차징(Blink Charging)와 달리, EVgo는 충전 서비스를 통해 전력을 직접 판매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이 구조는 충전 수요가 늘수록 수익이 커지는 안정적 모델로 평가된다. 실제로 EVgo는 최근 3년간 이용량이 5배 늘었고, 2분기 기준 4300기의 급속 충전기를 운영 중이다.
이 사업모델의 성과는 시장에도 반영되고 있다. 올해 들어 EVgo 주가는 12% 상승했으나 차지포인트는 50% 하락했다. 블링크는 1달러 밑으로 떨어질 위험에 놓였다. 차지포인트는 주가 하락으로 상장 요건을 지키기 어려워지자 지난 7월 역주식분할을 단행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피터 라우 애널리스트는 블링크도 같은 조치를 검토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EVgo는 전력을 직접 판매하는 모델 덕분에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유럽 충전시장, 자본 주도 통합 가속
유럽에서는 M&A에 따른 시장 재편이 이미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AInvest는 26일(현지시각) EV 충전산업 전문 리서치 기관 로모션(Rhomotion) 보고서를 인용해, 소규모 사업자가 이끌던 시대는 막을 내렸고, 대형 자본을 앞세운 통합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실제 최근 2년간 주요 충전사인 트리튬(Tritium), 에너차지(EnerCharge), EV박스(EVBox) 등이 자금난으로 파산하거나 대기업에 인수됐다. 로모션은 이러한 사례가 유럽 시장이 소규모 사업자 중심에서 벗어나고 있음을 방증한다고 분석했다.
반대로 파워닷(Power Dot)과 일렉트라(Electra) 같은 기업은 대규모 자본을 끌어들이며 새로운 성장 국면에 올라섰다. 파워닷은 유럽 6개국에서 7500개 이상의 충전소를 운영하며, 틴 인프라스트럭처 파트너스로부터 1억800만달러(약 1512억원)를 투자받았다. 프랑스의 일렉트라는 유럽 9개국에서 1만5000기 이상의 초고속 충전기를 설치 중이며, 3억3200만달러(약 4649억원) 규모의 시리즈B 자금을 유치했다.
보고서는 투자자들이 단기 수익성보다 장기적 시장 지배력 확보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디지털 플랫폼과 AI 기반 운영 역량을 갖춘 플랫폼 통합 기업, 충전 인프라를 재생에너지·저장장치·전력망과 결합한 그리드 연계형 사업자가 주요 투자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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