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온실가스 감축 속도가 둔화되며 에너지 전환 속도가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앤드컴퍼니(McKinsey & Company)가 14일(현지시각) 발간한 ‘글로벌 에너지 전망 2025(Global Energy Perspective 2025)’ 보고서에 따르면, 에너지 전환은 속도보다 '실행 가능성'의 문제이며, 향후 에너지 전환을 위해서는 경제적 실현 가능성과 비용 경쟁력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지구온난화 1.5도 목표 초과 예상
맥킨지가 세 가지 시나리오로 향후 25년간 흐름을 분석한 결과, 지구 온난화 속도가 지난해보다 더 빨라질 것으로 전망돼 탄소 감축의 속도 둔화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세 가지 시나리오별 2100년 예상 기온 상승폭은 ‘지속가능 전환(Sustainable Transformation)’ 1.9도, ‘지속 모멘텀(Continued Momentum)’ 2.3도, ‘느린 진화(Slow Evolution)’ 2.7도로 분석됐다. 이는 지난해 전망보다 0.1도씩 높은 수치로, 모든 시나리오가 파리협정(Paris Agreement)의 1.5도 목표를 초과한다는 점을 의미한다.
맥킨지는 지난해 전 세계 배출량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감축 속도 또한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이제는 기술 발전만으로는 목표 달성이 어려운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분석했다.
화석연료, 2050년 이후 에너지 믹스 40% 넘을 수도
재생에너지가 2050년까지 전력의 최대 67%를 차지할 예정이지만 전체 에너지 소비에서 화석연료 비중이 40%를 넘을 수도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전력 부문에서 재생에너지 비중이 61~67%까지 확대되지만, 석유·석탄·천연가스 등 화석연료는 전체 에너지 소비의 41~55%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열·수력·원자력 등 청정에너지원은 2040년 이전까지는 대규모 상용화가 어려워 연평균 약 3%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천연가스는 발전용 및 산업용 사용량이 모두 증가해, 고탄소 연료를 대체하면서도 전체 에너지 수요를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됐다.
맥킨지, "넷제로 향한 '단일 경로' 존재하지 않아"
전력 수요 급증도 에너지 전환 속도를 늦추는 주요 변수로 작용했다. 2022년부터 2030년까지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량은 연평균 17%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로 인해 전력 수요가 재생에너지 공급 증가 속도를 앞지르면서, 전력망 부담과 인프라 투자 일정에 압박이 가중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지속 모멘텀’ 시나리오에서 2050년까지 저탄소 전력 비중은 65%를 넘어서지만, 마지막 5%를 제거하는 비용이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력 부문에서 마지막 5%의 탄소를 줄이기 위한 비용은 톤당 90~170달러(약 12만3000원~23만3000원)로, 초기 감축 단계의 평균 비용인 20달러(약 2만7000원)의 최대 8배에 달한다.
맥킨지는 이 같은 비용 급등이 전력 부문 내 완전한 탈탄소화보다, 다른 산업 부문으로의 감축 투자 이동을 유도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제언에서 탄소중립을 향한 ‘단일 경로’는 존재하지 않으며, 국가별 자원 구조, 산업 기반, 경제 여건에 따라 상이한 전환 경로를 밟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휴마윤 타이 맥킨지 수석 파트너는 “산업계와 정책당국의 과제는 가격 급등과 공급 차질, 지정학적 불안정에도 견딜 수 있는 전체적인 에너지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라며 “탈탄소 여정은 아직 멀었지만, 지금도 방향을 재정비할 기회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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