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컨설팅기업 액센츄어가 11일(현지시각) 발표한 보고서 ‘데스티네이션 넷제로 2025’에 따르면, 세계 주요 대기업들이 지난해 잠시 멈췄던 넷제로 목표 설정을 다시 확대하고 있다.
41%가 가치사슬 전반 목표 설정… 북미도 반등
매출 7% 증가한 가운데 탄소 배출은 그대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2000대 기업 가운데 41%가 스코프 1·2·3을 모두 포함한 넷제로 목표를 세웠다. 2021년 27%, 2023년 37%로 상승세를 이어오다 지난해 정체를 겪었으나, 올해 다시 회복했다.
특히 유럽이 65%로 가장 높은 비율을 유지했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35%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2년 연속 후퇴하던 북미 지역도 29%로 반등하며 재가동 조짐을 보였다.
스코프 1·2(직접 및 간접 배출) 기준으로는 73%의 기업이 넷제로 목표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70%가 구체적인 전환 계획을 수립했다. 액센츄어는 목표 설정에서 실행으로 옮겨가는 흐름이 본격화했다고 평가했다.
기업들은 목표 달성을 위해 더 폭넓은 감축 수단을 도입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대기업들이 채택한 감축 레버는 평균 13개로, 전년의 11.5개보다 늘었다.
활용 빈도가 높은 상위 수단은 ▲에너지 효율(87%) ▲폐기물 저감(87%) ▲재생에너지 사용(81%) ▲건물 효율화(80%) ▲공급망 협력(79%) 등이다. 특히 임직원 인센티브를 감축성과와 연계하는 기업이 2023년 23%에서 2025년 57%로 급증해, 조직 내부의 행동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배출 강도 감소에도 진전이 보이고 있다. 2016년 이후 세계 주요 대기업의 매출은 연평균 7% 증가했지만, 전체 운영 배출량은 정체 상태를 유지해 성장과 감축이 양립할 수 있는 경영 구조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전체 기업의 75%는 배출 강도를 낮췄고, 절반 이상은 스코프 1·2 절대 배출량을 줄였다.
감축 전략의 핵심…데이터 통합, AI 기반 예측, 산업 간 협력
다만 2050년까지 운영상 넷제로 달성 궤도에 오른 기업은 16%에 불과했다. 전년과 동일한 수준으로, 이들이 차지하는 전체 배출량 비중은 단 4%에 머문다.
보고서는 실질 감축의 상당 부분이 여전히 소수의 선도 기업에 집중돼 있다며 특히 에너지·자원·유틸리티 산업이 전체 배출의 70% 이상을 차지하지만, 여전히 배출을 늘리는 기업이 다수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향후 감축 전략의 핵심으로 데이터 통합, AI 기반 예측, 산업 간 협력 등을 제시했다. 기업들이 에너지 효율, 순환경제, 재생에너지 전환 등 기존 수단을 디지털화·자동화함으로써 감축 효과를 확대하고, 수소 클러스터, 탄소저감 기술 협력 등 산업 간 공동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AI를 활용해 에너지 수요를 예측하거나, 생산 공정을 최적화하는 사례가 확산 중이다. 현재 대기업의 24%가 AI를 감축 목적에 활용하고 있으며, 평균적으로 생산성 13% 향상·비용 11%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다만 AI와 디지털 인프라도 전력 소비를 수반하는 만큼, 효율적인 모델과 지속가능한 클라우드 솔루션을 바탕으로 한 ‘그린 컴퓨팅’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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