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핵융합 에너지 스타트업 헬리컬퓨전(Helical Fusion)이 상업용 핵융합로의 핵심 기술인 고온 초전도(HTS) 코일 성능 시험에 성공하며 상용화 단계로 나아갔다고 회사가 27일(현지시각) 공식 발표했다.
이번 성과는 핵융합 장치 내부의 자기 환경을 실제로 재현한 조건에서 대규모 초전도 전류를 안정적으로 구현한 세계 첫 사례로, 글로벌 핵융합 경쟁에서 일본 기술의 존재감을 높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세계 첫 대형 초전도 코일 시험 성공…‘헬릭스 프로그램’ 본격화
헬리컬퓨전은 핵융합 장치 내 자기장을 모사한 환경에서 15K(-258℃)의 초저온 상태와 7테슬라 외부 자기장 하에서 4만 암페어(40kA)의 안정적 전류 흐름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는 절연 없이 제작된 대형 초전도 코일의 성능이 완전한 형태로 검증된 세계 첫 성과다.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회사는 통합 실증장치인 ‘헬릭스 하루카(Helix HARUKA)’의 제작과 건설을 시작했다. 헬리컬퓨전은 2020년대 말까지 HTS 자석과 블랭킷·다이버터(Blanket/Divertor) 시스템의 핵심 기술 검증을 완료하고, 2030년대에는 파일럿 플랜트 ‘헬릭스 카나타(Helix KANATA)’를 통해 지속적 전력 생산이 가능한 상용 핵융합로 구축을 목표로 한다.
HTS 자석(High-Temperature Superconducting Magnet, 고온 초전도 자석)은 기존 자석보다 훨씬 높은 온도(약 -250℃ 수준)에서도 초전도 상태를 유지하는 자석으로 전기저항이 거의 0에 가깝기 때문에 강력한 자기장을 만들면서도 에너지 손실이 매우 적다. 이는 핵융합로의 자기장 설계 효율을 크게 높이고 비용을 줄이는 핵심 부품이다. 헬리컬퓨전은 이 HTS 기술을 세계 최초로 대형 코일에 적용해 실증했다.
또한, 블랭킷·다이버터 시스템은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면 중성자와 막대한 열에너지가 발생하는데, 이 에너지를 안전하게 흡수하고, 전력으로 전환하며, 장치 손상을 막는 시스템이 바로 블랭킷과 다이버터다.
타카야 타구치 CEO는 “이번 성과는 세계에서 가장 먼저 상용 핵융합 발전의 기술적 문턱을 넘었다는 의미를 가진다”며 “지속적 운전·에너지 순생산·정기 유지보수 등 상용화의 3대 요건을 모두 충족시키는 첫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日 정부·국가연구소와 긴밀 협력…2030년대 상용 발전소 가시화
헬리컬퓨전은 일본 국립핵융합과학연구소(NIFS)로부터 ‘헬리컬 스텔러레이터(Helical Stellarator)’ 기술을 계승한 세계 유일의 민간기업이다. NIFS와 공동 연구를 통해 HTS 자석 및 냉각 시스템 개발 실험실을 2024년 설립했으며, 이는 일본의 대표적인 공공-민간 협력형 융합 연구 모델로 평가된다.
이 회사는 일본 문부과학성이 추진하는 SBIR 3단계 프로그램의 최대 지원 대상이기도 하다. 이 프로그램은 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총리가 내각부 장관 시절 주도해 신설한 일본 최초의 핵융합 에너지 국가보조금 제도로, 헬리컬퓨전은 20억엔(약 189억원)의 지원을 받았다.
핵융합로는 플라즈마를 1억℃ 이상으로 가두기 위한 강력한 자기장이 필수이며, HTS 기술은 이를 효율적·컴팩트하게 구현할 수 있는 핵심 요소다. 전 세계 50여 개의 핵융합 프로젝트 중 헬리컬퓨전은 이 세 가지 핵심 요건인 ▲지속운전 ▲순발전 ▲정기정비 가능성을 기존 기술로 모두 충족할 수 있는 유일한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헬리컬퓨전은 “일본의 제조 기술력과 정부 지원, NIFS와의 협업을 기반으로 2030년대 세계 최초의 상업용 핵융합 발전소를 실현하겠다”며 “글로벌 핵융합 시장의 주도권을 일본이 확보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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