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덴버 기반 배터리 스타트업 피크 에너지가 나트륨이온 배터리 시장에서 대형 수주를 확보하며 주목을 받고 있다.

피크에너지는 2027년부터 2030년까지 총 4.75GWh 규모의 나트륨이온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유틸리티 배터리저장 개발사 주피터 파워에 공급하는 장기 계약을 체결했다고 13일 ESG뉴스 등 현지 미디어가 전했다.

이번 계약은 5억달러(약 7300억원)를 넘는 초대형 프로젝트로, 2027년에만 720MWh가 공급되며 추가 최대 4GWh 옵션이 포함돼 있다. ESS뉴스는 지금까지 공개된 나트륨이온 ESS 단일 계약 중 가장 큰 규모라고 설명했다.

피크에너지는 2027년부터 2030년까지 총 4.75GWh 규모의 나트륨이온 에너지 저장장치(ESS)를 미국의 유틸리티 배터리저장 개발사 주피터 파워(Jupiter Power)에 공급하는 장기 계약을 체결했다./ 피크에너지
피크에너지는 2027년부터 2030년까지 총 4.75GWh 규모의 나트륨이온 에너지 저장장치(ESS)를 미국의 유틸리티 배터리저장 개발사 주피터 파워(Jupiter Power)에 공급하는 장기 계약을 체결했다./ 피크에너지

 

세계 최대 나트륨이온 ESS 프로젝트

나트륨이온 배터리는 주 원료인 나트륨이 전 세계에 풍부하게 분포돼있는데다, 추출 비용도 낮아 리튬 기반 기술 대비 비용과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보다 나은 대안으로 평가되고 있다. 다만 LFP 가격 하락이 이어지면서 단기간에 주류 기술로 자리잡기엔 속도가 더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주피터 파워가 피크 에너지의 나트륨이온 시스템을 장기저장용 인프라에 직접 투입하기로 한 것은 시장 전환의 신호로 풀이된다. 피크에너지는 이번 계약이 미국 내 나트륨이온 배터리 공급망 확립과 상용화 진입을 가속할 전환점이라고 설명했다.

피크 에너지의 그리드급 나트륨이온 배터리는 NFPP(나트륨-철-인산-파이로포스페이트) 기반 화학 구조를 적용하며, 팬·펌프가 필요 없는 ‘수동 냉각(passive cooling)’ 방식을 사용한다. 이 방식으로 화재 위험과 유지보수 부담이 줄고, 전체 프로젝트 생애주기 비용은 20% 이상 감소시킬 수 있다. 실제로 보조전력 사용량은 기존 대비 최대 97% 줄었고, 20년 기준 셀 열화도 30% 이상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

 

전통적 리튬이온 대비 유지보수 부담 감소…전체 생애주기 비용 20% 절감

피크 에너지는 이미 콜로라도주 워킨스(Watkins)의 솔라택(SolarTAC) 시험시설에서 3.5MWh급 그리드용 나트륨이온 ESS를 상업 운영 중이다. 이 실증은 미국 내 9개 독립 전력사와 유틸리티가 참여해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랜던 모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나트륨이온은 대규모 전력망 저장에 적합한 기술이라고 초기부터 판단해 왔다”며 “세계 최대 규모의 시스템을 미국 독립 전력사와 함께 구축하는 것은 이미 상용화 단계에 올라섰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말했다.

마이크 가이어 주피터 파워 최고기술책임자(CTO)는 피크 에너지의 기술을 “국내 배터리 제조 생태계를 강화할 잠재력을 지닌 혁신”이라고 평가했다.

리튬 가격 변동성과 공급망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나트륨이온 기술의 부상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 CATL, 스웨덴 알트리스, 국내 LG에너지솔루션 등 주요 업체들도 시장 진입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번 계약은 미국 내 나트륨이온 공급망 구축과 차세대 장기저장 기술 전환을 가속하는 분기점으로 평가된다. 그리드 규모 장기저장 시장에서도 리튬이온 중심 구조가 흔들리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IMPACT ON(임팩트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