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현대자동차 지속가능성 보고서
2021 현대자동차 지속가능성 보고서

 

현대자동차가 지난 6일 ‘2021년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발간했다. 2003년 이후 매년 발간해온 지속가능경영보고서이지만, 올해는 ESG가 국내외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 보고서 발간에도 관심이 쏟아졌다. 108페이지의 반응형PDF에 주요 이해관계자들이 ESG 정보만을 활용할 수 있도록 ‘ESG 팩트북’ 섹션을 별도 구성했다. 특히 올해 현대차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ESG 정책을 발견할 수 있다. 

 

전기차 코나의 LCA, 운행단계에서 63.9%로 온난화 영향 미쳐

코나 전기차의 LCA 평가 결과/ 현대차 지속가능보고서 
코나 전기차의 LCA 평가 결과/ 현대차 지속가능보고서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새롭게 선보이는 ESG 프로젝트가 많다. 우선 전기차 ‘코나’에 대해 지난해 최초로 전과정 환경영향 평가(LCA, Life Cycle Assessment)를 진행했다. LCA는 원료 취득부터 운행, 폐기 및 재활용까지 제품 및 서비스의 전 생애주기에 걸친 환경영향을 평가하는 것이다.

전기차 코나의 LCA 결과, 운행단계(63.9%) – 제조 전(前)단계(34.4%) – 제조 단계(1.2%) 순으로 지구 온난화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온실가스 배출이 없다는 전기차인데, 왜 운행과정에서 온실가스 배출이 많을까. 이유는 전기가 생산되는 발전 과정에서 재생에너지가 아닌 석탄 발전이 많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발전 과정에서 재생에너지 사용을 늘림으로써 지구온난화 영향을 줄일 수 있다”며 “LCA 결과를 활용해 신차의 환경성을 높이고, 향후 LCA 대상 차종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폐배터리 기반으로 ESS 사업… 배터리 재활용사업, 향후 본격화될까?

 

‘전기차 폐배터리를 기반으로 한 ESS(Energy Storage System, 에너지저장장치) 사업’도 눈에 띈다. 폐배터리 재활용 분야는 향후 전기차 시장 성장과 함께 가장 주목받는 분야 중 하나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는 현대제철, 한국수력원자력, 한화큐셀, OCI 등과 함께 재생에너지 연계형 ESS 실증사업을 벌이고 있다. 한수원과 함께 전기차 배터리를 재사용한 2MWh 규모의 전력용 폐배터리 기반 ESS를 울산공장에 지었고, 산업통상자원부의 ‘규제 샌드박스’ 실증 특례 승인을 받아 향후 국내 최대 규모인 3GWh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해 9월 OCI 스페셜티 공장의 태양광 발전소에 300kWh급 ESS를 설치했고, 올해 1월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현대차는 “ESS로 재사용이 불가능한 폐배터리는 분해해 리튬, 코발트, 니켈 등을 추출하는 재활용사업과 연계할 것”이라고 밝혔다.

배터리에 포함되는 분쟁 광물 대부분은 아프리카에 위치하고 있어 수급 불안정과 함께 가격 변동성이 높다. 향후 배터리 재활용 기술의 강자가 전기차 원가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뜻이다. 현대차의 배터리 재활용 기술투자는 이제 막 시작했으나, 향후 본격화할지 지켜볼 대목이다. 

 

인권리스크 가장 큰 분야는? 국내 전 사업장 임직원 진단 실시해보니

현대차는 올해 처음 국내 전 사업장의 임직원 인권리스크 진단을 실시했다. 이를 위해 인권 리스크 진단지표도 개발했다. 임직원 및 협력사 직원의 인권 리스크는 향후 S(사회) 부문에서 매우 중요하게 부각되는 이슈로, 선제적으로 이에 대응한 것이다.

현대차는 인권 리스크 평가 전담부서를 지정해 평가 프로세스를 운영했다. 리스크 점검 결과 ▲협력업체의 근로환경 ▲이주/계약노동자 및 협력업체의 근로조건 ▲협력업체의 안전보건 ▲지역사회의 사업영향 ▲분쟁광물(여성, 아동, 협력업체) 등이 잠재 리스크가 가장 큰 부문으로 드러났다.

현대차는 “내부 직원을 대상으로 인권헌장을 배포하고, 외국인 직원에게 급여명세서를 영문으로 제공해 근로조건을 명확하게 이해하도록 지원하는 등 개선조치를 이행하고자 한다”며 “특히 현장실사를 통해 여성 임직원들의 근로 환경 개선을 위해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으며, 임산부 직원을 위한 통근버스 내 전용 안전벨트 도입, 카페테리아 메뉴 개선 등을 시행중”이라고 밝혔다.

 

공급망 ESG평가 최초 실시, 어떻게 했나…155개 문항

현대차는 지난해 6월 부품을 공급하는 전체 협력사를 대상으로 행동규범을 만들었다. 2020년 기준 전체 1880곳의 1차 협력사들 중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40여곳과 2차 협력사 중 10곳 등 50곳을 ‘핵심협력사’로 지정했다. 이들이 공급망 ESG의 우선 협력 대상이다.

현대차는 “DJSI, 드라이브 서스테이너빌리티(Drive Sustainability), 에코바디스(Ecovadis), RBA(Responsible Business Alliance) 등 글로벌 이니셔티브를 반영, 자가진단 평가항목 155개 문항을 만들었다”며 “기존의 공급망 관리항목에 ESG 항목을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공급망 ESG 평가방식은 5단계를 거친다. 협력사 자가진단à협력사 대상 ESG설명회à 서면평가à현장평가à개선사항 모니터링의 순으로 진행된다. 그 결과, 수입부품사를 제외한 1차 협력사 380곳(20%에 해당)을 대상으로 공급망 ESG 평가를 완료했으며, 이들 중 고위험 협력사 38곳(10%)을 식별해냈다. 현대차는 “향후 ESG 평가 대상을 점차 확대하고, 지속적인 평가관리 프로세스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 보고서에 없는 것은? 

글로벌 자동차기업의 지속가능보고서와 비교해보면, 현대차의 지속가능보고서에는 없는 것이 있다. 지속가능성을 향한 구체적인 목표와 방향성이다. 현대차는 ‘탄소중립(Carbon Netural)’ 혹은 탄소감축에 대한 구체적인 목표치를 제시하지 못했다.

때문에 ▲2020년 연간 글로벌 전기 및 수소전기차 10만대 판매 ▲유럽시장 판매차량 평균 탄소배출량 2010년 대비 30% 감축 ▲인도법인, 재생에너지 비율 28% 달성 ▲녹색채권 4000억 발행 등으로 2020년 환경 부문 성과만을 정리하고 있다.

반면, 글로벌 기업은 대부분 2050 탄소중립 혹은 ‘몇 % 감축’ 등에 관한 구체적인 목표치가 존재한다. 예를 들어 포드사의 지속가능보고서를 보면,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과학기반 감축목표 이니셔티브(SBTi)에 가입했다. 2035년까지 Scope1, Scope2에서 2017년 대비 76%를 감축하고, 2035년까지 Scope3에서 2019년 대비 50% 감축한다는 중장기 목표가 존재한다.

지속가능성에 관한 현대차만의 목표치를 설정하고, 이를 이해관계자들과 투명하게 소통하는 것은 향후 현대차의 중요한 ‘도전 과제’로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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