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SE100 상장사 3분의 2 TCFD 언급
주요 자산운용사 “기후변화에 대비 않는 기업에겐 불이익”
TCFD 권고안 적용 국내 기업은 5곳에 그쳐
모건스탠리캐피털이터내셔널(MSCI) 지수와 함께 세계 2대 투자 지표로 꼽히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100 상장사 3분의 2가 기업 연차 보고서에서 TCFD 권고안을 언급했다.
TCFD는 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공개 전담협의체(Task force on Climate-related Financial Disclosures)의 줄임말로, 지난 2017년 기업의 재무보고서에 기후변화 리스크를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하는 권고안을 발표했다.
기업-투자자 전문지 IR magazine은 “보고서에서 TCFD를 언급한 기업이 전년도 대비 39%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TCFD의 언급이 늘어난 것과는 별개로 기후변화의 잠재적인 재정적 영향을 가늠할 수 있는 시나리오 분석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TCFD의 권고안에서 시나리오 분석은 지구 온도 상승이 기업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투자자에게 설명하기 위한 핵심도구로 간주한다.
스테이크홀더(Stakeholder) 커뮤니케이션 전문회사 블랙썬의 샐리 파일럿(Sallie Pilot)은 “FTSE 100대 기업 중 7%만이 기후변화에 따른 경영 회복탄력성을 설명했으며, 5개 중 1개의 기업만이 기후변화에 따른 자사의 위험과 기회를 언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SG 컨설팅 회사 리더스 아레나의 설립자인 미겔 산티스테브(Miguel Santisteve)는 “시나리오 계획은 권고사항 중 가장 어렵다”면서도 “TCFD의 권고사항을 일부라도 보고하려는 회사는 전 세계적으로 급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업 주요 공시 표준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얘기다.
투자자 압박이 기업 움직임에 가장 큰 영향 미쳐
산티스테브는 이러한 흐름이 만들어질 수 있었던 주요 원인으로 자산운용사들의 압박을 꼽았다. 올해 1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래리 핑크(Lawrence Fink) 최고경영자(CEO)는 주주 연례 서한을 통해 “블랙록은 앞으로 투자 과정에 기후변화를 부각할 것”이라며 “지속가능성에 높은 리스크를 가진 기업에 투자하지 않을 뿐 아니라, 지속가능성을 핵심 목표로 두고 투자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 달,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에서 TCFD 권고안을 지지하는 기관은 1000여개로 급증했다.
세계에서 3번째로 큰 자산운용사인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SSGA)는 올해 1월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영국 FTSE350 등 글로벌 주요 지수 소속 기업을 대상으로 ESG 문제 개선을 요구하는 내용의 서신을 발송하기도 했다. SSGA는 올해부터 주주 관여 활동을 통해 의결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고, 2022년까지 모든 투자 기업을 대상으로 주주 관여 전략을 시행할 계획을 밝혔다. 투자자들의 압박으로 기업들이 기후변화를 메가 리스크로 여기기 시작한 것이다.
이미 수천 개의 회사가 채택한 환경 관련 정보공개 이니셔티브인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와의 높은 연계성도 TCFD가 세계적 표준으로 떠오르고 있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영국과 유럽연합(EU)에서 준비하고 있는 기후공시에 관한 법안도 기업들의 행동을 부추기는데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반면, 7월 2일 기준으로 국내 기업 중 보고서에 TCFD 권고안을 적용한 기업은 삼성전자, 포스코, 삼성화재, 현대제철, 삼성SDI 등 5곳뿐 인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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