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는 코로나 이후 새로운 경영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기업 지배구조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OECD 기업지배구조 원칙(Corporate governance principles)' 개정을 검토하겠다고 지난 3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OECD가 최근 발간한 '코로나19 위기 이후 자본시장 내 기업지배구조 미래' 보고서에 따르면, 정책 입안자들에게 '복잡한 기업 구조'가 최대 리스크 및 핵심 과제로 꼽혔다. 코로나로 인해 기업 실적과 리스크에 대한 정밀 조사가 저조한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지난해 전 세계 비금융 상장사 1만 개의 총 매출액은 2019년 동기 대비 9% 감소했다. 중국과 일본은 각각 14%와 15%로 1분기 가장 큰 하락세를 보였으며, 1분기 매출 성장률이 1%로 소폭 상승한 기업은 미국 상장사뿐이었다. 특히 지난 2분기 유럽 기업은 19%에 이르는 심각한 매출 감소로 큰 타격을 입었다. 특히 에너지 산업이 2020년 2분기 매출이 50% 하락했으며, 3-4분기에는 27%와 26% 감소해 매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이로 인해 2020년 말 전 세계 회사채는 15조 달러(1경7000조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8~2020년 투자등급 중 최하위인 BBB 등급 채권의 비중은 전체 투자등급 발행의 52%를 차지했다. 전 세계 주식시장에서 상장 폐지된 기업은 3만개가 넘으며 이는 현재 전체 상장기업의 75%에 해당한다. 상장 기업 수 감소, 기업 성장 저조로 인한 경영구조가 약화되면서 임원 급여 조정 등 여러 경영 리스크에 대한 우려까지 일고 있다.
OECD는 "이 문제에 대한 효과적인 정책대응이 없으면 전 세계 자본시장의 자금 흐름과 경제성장을 막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코로나로 악화된 기업 경영구조와 자본 시장을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기업지배구조 강화를 우선시할 것을 강조했다.
보고서는 "코로나로 인한 경기회복을 지원하고 향후 발생할 수 있는 각종 리스크에 대한 복원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투자 재원이 필요할 것"이며 "무엇보다 기업지배구조 정책과 프레임워크를 강화해야 기업에게 필요한 자원을 지원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마티아스 코르만(Mathias Cormann) OECD 사무총장은 "기업 지배구조와 자본시장이 경제 회복을 지원하는 데 있어 결정적일 뿐 아니라 ESG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에 역동적이고 탄력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OECD는 자본시장 흐름을 위해 강력한 기업지배구조를 강조하며, 위기로 인한 당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네 가지 우선순위를 강조했다.
첫째, 기업지배구조 프레임워크를 조정하여 건강, 공급망 및 환경 리스크 관리뿐만 아니라 기업감사, 기업지배구조 복잡성 등을 해결한다. 둘째, 주식시장 및 자본시장 활성화해 지속가능한 회복과 장기 회복을 위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출현하고 기업 대차대조표를 강화한다. 셋째, 일관되고 비교 가능하며 신뢰할 수 있는 기후 관련 공시를 위한 포괄적인 프레임워크를 개발하고 ESG 리스크 관리를 개선한다. 넷째, 취약한 지배구조 프레임워크를 복구 및 복원하도록 지원한다.
기업지배구조 원칙 개정은 2015년에 마지막으로 업데이트되었으며, 이후 처음으로 개정될 예정이다. OECD 기업지배구조 원칙이 전 세계 국가 및 기업 관련 프레임워크나 법안 개정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을 감안하면 이번 개정으로 인해 전 세계 정부와 기업 모두 기업 지배구조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