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서울파이낸스가 온라인으로 ‘저탄소 경제:ESG・녹색금융 길을 묻다’ 포럼을 개최했다.
발표자로 나선 NAMU EnR 김태선 대표는 “탄소배출권 시장은 자금이 모이는 곳이기 때문에 녹색금융 분야에서 주목해야 한다”라며 “탄소배출권 시장에 참여한 기업이 리스크에 100% 노출돼 있기 때문에 시장 구조를 빠르게 개선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파력 발전 회사인 (주)인진 성용준 대표는 “대규모, 장주기 투자가 필요한 신기술 분야는 아직도 투자받기 어려운 ‘투자 음영지역’에 있고, 균형적인 투자를 통해 이런 사각지대를 없애야 한다”라고 말했다.
탄소배출권시장...높은 변동성 리스크
시장구조 개선 시급
NAMU EnR 김태선 대표는 “탄소배출권 시장은 탄소 배출 가격이 결정되는 곳이기 때문에, 시장이 제대로 운영되는 게 녹색금융의 큰 과제”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탄소 배출권 시장이 2015년 1월에 개장하고 7년간 수급과 가격에서 큰 변화를 겪었다”라며 “개장하고 2019년 12월 23일에 최고점 4만 900원을 찍을 때까지 373% 상승했다가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배출권이 남아 올해 6월 22일 1만500원까지 급락했다”라고 시장 변화를 설명했다.
김 대표는 “2015년 이후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연평균 17% 수준인데 비해 탄소배출권 시장은 34%로 두 배나 높아 변동성 리스크가 크다”라고 분석했다. 김 대표는 “탄소배출권 시장 참여자는 급락과 급상승의 다양한 국면을 맞이해 좋은 경험을 했지만, 이러한 리스크에 대응할 방법이 없는 시장 구조를 시급하게 개선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태선 대표는 “증권 거래는 증권사를 통해 리스크 관리를 하는데, 배출권 시장은 기업이 매개 없이 직접 거래를 하며 리스크 익스포저(노출)가 100%인 기형적 구조기 때문에 개선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거래 가격이 공개되지 않는 장외거래 비중이 60%를 넘고, 정부보조금을 받는 발전사 비중이 49.5%가 넘는다”는 점도 지적했다.
김 대표는 시장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장외 거래를 장내 거래로 끌어오기 위한 수수료 면제 같은 인센티브를 도입해 장내 거래를 활성화하고, 정부 보조금을 받는 발전 업종과 아닌 산업으로 구분해 시장을 따로 운영하는 것을 검토해 봐야 한다”라고 제안했다.
김태선 대표는 “2024년 시작되는 2단계에 개인투자자 시장참여와 파생상품 도입이 예정돼 있다”라며 “탄소배출권 시장에서 시장참여자의 리스크를 낮춰주는 파생상품은 세계 시장에서 이미 보편화 됐으며 한시라도 빨리 도입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신기술, 신재생에너지 분야는 아직 '투자 음영지대'
균형 있는 투자로 사각지대 줄이자
파도의 힘으로 전력을 생산하는 회사 (주)인진의 성용준 대표는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고 회수까지 시간이 걸리는 신재생에너지 산업을 투자가 없는 ‘투자 음영지대’로 묘사했다.
성용준 대표는 “2012년 창업 당시에 녹색금융과 ESG는 논의 수준에 머물렀기 때문에, 신재생에너지 산업은 투자 유치가 불가능에 가까웠다”라고 말했다.
성 대표는 “장주기,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고 주민 수용성, 사회적 리스크 같은 리스크 높은 산업 분야에서 유일하게 바이오산업만 투자받을 수 있었다”라며, “그 외 분야는 투자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고, 파력 에너지 회사인 우리도 살아남은 게 기적”이라고 말했다.
성 대표에 따르면 파력 발전은 태양광과 풍력만큼은 인프라가 마련돼 있지 않은 신기술이다. 유럽에서 해양 에너지 분야에 2000년 이후 투자금이 몰리며 성장하고 있는 분야다.
성용준 대표는 “파도는 태양광과 풍력이 생산하는 에너지보다 수십 배, 많게는 수백 배를 생산할 수 있는 잠재성을 지니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파력 발전의 탄소배출량은 풍력 발전 정도 수준으로, 설비 제작 과정에서 탄소배출량이 많은 태양광 발전의 6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인진도 창업하고 9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파력 발전이 상용화 단계에 도달했는데, 투자가 원활했다면 상용화가 훨씬 더 빨랐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2012년 창업 당시 투자금이 2억5000만원이었고, 지금은 170억원으로 늘어난 것을 보면 확실히 ESG와 녹색금융이 논의 수준은 넘어선 게 체감된다”라고 말했다.
성 대표는 ▲크라우드 펀딩 같은 다양한 채널의 자본과 금융 시장 ▲대기업의 ESG, 녹색금융 적극 참여 ▲은행의 녹색 금융 상품 등을 보면 신기술, 신재생에너지 분야 투자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고 짚었다.
성용준 대표는 그럼에도 “신기술, 신재생에너지 분야는 파력 발전 외에도 미개척 산업이 많고, 아직 성장이 어려운 투자 음영 지역이 넓게 펼쳐져 있다”라며 “녹색금융 활성화 취지에 맞는 다양한 신재생에너지 산업에 투자가 필요하고, 금융시장 환경 조성과 탄소배출 관련 투자 인센티브 제도 등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성 대표는 “녹색금융과 ESG가 성장하려면, 이런 ‘투자 음영지역’을 지워나가는 게 과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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