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패널 소재 은에서 구리로...
글로벌 무역 지형으로 중국 독점 태양광 시장 변화 기대
호주의 스타트업 선드라이브 솔라(SunDrive Solar)가 중국보다 저렴한 태양광 패널을 개발했다는 소식이 9일 블룸버그를 통해 전해졌다.
선드라이브는 태양광 패널에 들어가는 소재인 은을 저렴한 소재인 구리로 바꾸는데 성공했다. 선드라이브의 창립자이자 경영자인 빈스 앨런은 “구리의 장점은 공급이 충분하고 은보다 약 100배 정도 싸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태양광 패널에 사용 어렵던 구리 활용 기술 개발
선드라이브의 기술로 태양광 패널을 대량생산할 수 있으면, 태양광 업계 전반에서 생산 비용과 은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수 있다는게 업계 평가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태양광 패널 제조업체는 매년 세계 산업용 은의 20% 가량을 소비하고 있다. 은 가격이 높을 때는 태양광 패널 가격의 15% 정도를 차지하기도 한다. 런던을 기준으로 구리 가격이 급등했는데도 톤 당 9000달러(약 1000만 원) 조금 넘은 가격에 거래된다. 은은 톤 당 약 77만 달러(9억 원)가 든다.
태양광 패널 제조업체가 값싼 구리 대신 비싼 은을 사용해온 이유는 기존 기술로는 구리를 제조에 활용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구리는 태양광 패널에 잘 접합되지 않고, 은보다 산화가 잘 돼서 전도성에 영향을 미친다.
선드라이브 공동 창업자 빈스 앨런은 태양광 기술 연구로 유명한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대학교 대학원에서부터 구리에 관심을 가졌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 졸업 후 2년 간 연구개발을 통해 구리를 액상화하여 혼합물을 만들고, 이 슬러리(고체와 액체 혼합물)을 태양광 패널에 저장하는 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빈스 앨런은 2015년에 대학원 기숙사 룸메이트인 데이비드 후와 함께 선드라이브를 시작했다.
전력 전환 효율성 25.54%로 세계 1위
대량생산으로 상품화가 큰 과제
선드라이브는 최근 이들의 태양광 패널이 태양광을 전력으로 전환하는 효율성면에서 세계 최고 기록을 세웠다고 전문 연구기관에서 공식 통보받았다. 독일 태양에너지연구소 하멜린은 선드라이브의 전력 전환 효율성이 25.54%로 측정됐다고 밝혔다.
태양광 업계에는 중국의 대형 태양전지 제조업체들이 수년째 효율성 기록 1위를 달리고 있다. 선드라이브는 기술 종전 최고치를 보유한 전 세계 1위 태양광 제조업체인 중국의 롱기 그린에너지의 25.26% 기록을 갈아치웠다.
선드라이브가 가격과 효율성면에서 중국 태양광 제조업체를 꺾고 세계 1위로 등극했지만, 상품화 문제에서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태양광 패널 시장은 중국 제조업체가 전 세계 공급망의 60%를 통제하고 있다. 특히 롱기 그린에너지는 태양광 패널 주요 부품인 웨이퍼 글로벌 생산량의 4분의 1을 만들고 있다.
태양광 소재 전문가 재커리 홀먼 미국 애리조나 주립대 교수는 “태양광 시장에서 회사를 여는데 상당한 자본이 들지만, 그만큼 수익이 나오는 것은 또 아니다”라며 진입장벽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영세한 회사 중에 선드라이브 같이 소수 회사가 기술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면서 “선드라이브는 높은 성능을 패널 한개에서 보여줬지만, 만 개의 고성능 패널을 보여준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홀먼 교수는 “선드라이브의 다음 단계는 태양광 패널을 안정적으로 저렴하게 대량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앨런과 후 공동대표는 처음부터 전체 태양광 패널 사업을 구축하기보다는 한 곳 이상의 대형 제조업체와 파트너를 맺을 것으로 전망된다. 후 공동대표는 “부분적으로 완성된 태양 패널을 구입해서 우리의 구리 공정을 통해 태양 전지를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답했다.
중국 독점 태양광 시장에 한국업체도 기회 오나
한편, 중국이 독점하는 태양광 시장을 둘러싼 국제 지형에 변화가 생기면서, 한국의 태양광 관련 업체에도 기회가 올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3일 그린 에너지 사업을 하는 한화큐셀을 포함한 한화솔루션은 전 거래일 대비 주가가 2.49%가 상승했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석탄 가격의 초강세와 중국의 석탄 사용 규제로 인해 중국의 PVC(태양전지) 생산이 영향을 받으며 국내 PVC 생산기업들에 긍정적인 여건이 마련됐고, 태양광 부문의 턴어라운드도 목전”이라고 말했다.
이는 석탄 가격 급등, 미국 정부의 태양광 확대 기조와 중국과 호주 간 무역갈등 장기화로 인한 석탄 가격 급등에 국내 태양광 제조 기업이 반사이익을 얻게 된다는 분석이다.
최근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는 전날 2035년까지 전력 공급의 40% 비중을 태양광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밝힌 점도 기대감을 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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