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PQ는 2030년까지 탄소 발자국을 절반으로 줄이기 위해 내년까지 석유 투자를 모두 중단할 예정이다/CDPQ
CDPQ는 2030년까지 탄소 발자국을 절반으로 줄이기 위해 내년까지 석유 투자를 모두 중단할 예정이다/CDPQ

 

석탄이 아닌, 석유 관련 투자를 공식화한 글로벌 연기금이 처음 등장했다. 캐나다에서 두 번째로 큰 연기금 퀘벡주연기금(CDPQ)은 "2030년까지 탄소 발자국을 절반으로 줄이기 위해 내년까지 석유 투자를 모두 중단하고 석유 자산을 모두 매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퀘벡주연기금은 지난 28일(현지시각)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기후 변화 전략을 발표하면서, 그 동안 매각하고 남은 약 40억 달러(4조7000억원) 규모의 석유 및 원유 자산을 2022년 말까지 모두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6월 말 기준 퀘벡주연기금은 프랑스 석유 대기업, 캐나다 천연자원 회사, BP, 쉘 등  약 3900억 달러(462조원)의 석유기업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약 1%인 40억 달러(4조7000억원) 미만의 자산이 석유 관련 포트폴리오에 투자했다.

이와 함께 2030년까지 2017년 대비 탄소 배출을 60% 감축하기 위해 100억 달러(11조원)를 투자하고 광업, 운송, 농업과 같은 고강도 배출 산업과 기업들이 탄소를 줄일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투자 기업들은 순 제로 목표에 대한 약속을 입증하고, 독립 기관의 인증을 획득하며, 탄소 제거 진행 상황에 대한 표준화된 연례 보고서를 발행해야 한다. 지속 가능한 대안으로 전환하는 기준을 충족한다면 석유 생산업체들도 투자 대상이 포함될 수 있다는 것이다. 녹색 차량과 대체 연료를 사용하도록 선박을 교체한 운송회사, 대체 원료를 개발한 농업 회사 등이 이에 포함된다.

퀘벡주연기금은 이와 함께 2025년까지 저탄소 자산으로 구성된 '녹색 자산' 포트폴리오를 현 자산규모인 360억 달러(42조원)에서 2025년까지 최대 540억 달러(64조원)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찰스 에몬드(Charles Emond) CEO는 "우리는 기후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긴급히 행동해야 한다"며 "기후 약속을 가속화하고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석유 생산과 탄화물 투자를 모두 제거하는 중요한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한편, 전 세계 공적 연금 기금은 최근 몇 년 동안 투자자금을 활용해 기후 정책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사회적 압력을 받고 있다. 

퀘벡주연기금은 석유 생산 자산 대부분을 매각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포트폴리오 가치의 2%에 해당하는 파이프라인에 대한 투자는 약 80억 달러(9조원)를 보유할 계획이지만 이상으로 증가하지는 않을 계획이라고 한다.

찰스 대표는 "천연가스의 경우 재생 가능한 자원은 석유에 비해 더 비싸며 접근성도 상대적으로 낮아 여전히 중요한 에너지원으로 투자 대상에 제외하지 않는다"며 "대부분 파이프라인은 석유가 아닌 천연가스를 수송하기에 이를 폐쇄하게 되면 경제 침체를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신 신규 파이프라인 건설 자금은 조달하지 않을 예정이다. 

일부에선 비판도 나오고 있다. "세계적으로 에너지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석유 자산을 매각하겠다는 기관의 결정은 세계 경제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는 목소리다. 

팀 맥밀런(Tim McMillan) 캐나다석유생산자협회 회장은 "석유 자산을 매각하기 되면 석유 산업 종사자들의 일자리와 고용 기회를 감소시킬 뿐 아니라 캐나다 석유 산업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다른 국가에 빼앗기는 셈"이라며 "천연가스와 석유를 책임감 있고 지속 가능한 투자 방식으로 전환하도록 장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IMPACT ON(임팩트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