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브론 "2028년 탄소저감계획 100억 달러 투자, 2050 넷제로는 역부족"
카본트래커 "사실상 전략적 큰 변화는 없다"
석유업계 2위인 쉐브론은 14일(현지시각) 탄소배출 저감 사업에 100억 달러(11조7850억 원)를 투자하기로 밝혔다. 쉐브론은 이번 투자로 2028년까지 탄소 발자국을 줄이겠다는 계획을 밝혔으나, 2050년 넷제로 목표 선언은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쉐브론은 투자 금액이 화석 연료 프로젝트의 탄소배출을 억제하는데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금의 사용처는 탄소 포집과 상쇄에 30억 달러(3조5349억 원), 온실가스 저감에 20억 달러(2조3566억 원), 재생에너지 연료에 30억 달러 그리고 수소 에너지에 20억 달러이다.
쉐브론 최고경영자 마이클 워스는 이날 쉐브론이 넷제로 목표를 달성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실현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야망을 제시하는 위치에 있고 싶지 않다”는 의도를 밝혔다.
그는 “이사진은 오늘날 주주들의 필요와 미래에 대한 기대를 충족시킬 전략을 어떻게 전달할지를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워스 대표는 “이사들이 넷제로 목표를 연말에 기업 기후 보고서로 다시 발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쉐브론은 2016년 석유 및 가스 생산량의 온실가스 집약도를 2028년까지 35% 줄이는 목표를 유지했다. 쉐브론은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 재생가능한 천연가스 생산을 하루에 400억 BTU(영국열량단위)로 확장하고 재생가능연료를 능력을 10만 배럴로 늘려서 고객의 재생가능 디젤과 지속가능한 항공 연료 수요를 맞추겠다고 말했다.
쉐브론은 산업, 전력 및 대형 운송 고객에게 공급할 수소 생산량을 연간 15만 톤으로 늘리고 지역 허브를 공동 개발하여 탄소 탄소 포집 및 상쇄를 연간 2500만 톤으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환경 운동가들은 쉐브론 탄소 전략 초점이 석유 생산량을 줄이는게 아니라, 생산량에서 배출을 상쇄하는데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의 기후 금융 싱크탱크인 카본 트래커(Carbon Tracker)의 액설 댈만 기후 변화 연구원은 “쉐브론의 새로운 발표는 특별히 큰 전략적 변화를 보여주지는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는 “계획의 주요 항목은 ‘저탄소’ 사업에 비용을 많이 지출하겠다는 것이다”라고 읽었다.
석유사 탄소저감전략 통 큰 지출... 실효성은 의심
주요 석유사들은 차례로 ‘탄소 저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유럽 석유 회사들은 화석연료에서 전환하려고, 재생에너지와 2050년 탄소중립 목표에 막대한 투자를 할 계획을 세워왔다. 미국의 쉐브론, 엑손 모빌, 옥시덴탈 페트롤리움은 탄소 포집 및 저장 기술에 투자하고, 석유 비용을 절반으로 줄이는 동시에 생산량 당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방법을 찾아왔다.
BP는 연간 30억~40억 달러를 2025년까지 저탄소 프로젝트에 투자하고, 향후 10년 동안 석유 및 가스 생산을 40% 축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얄더치쉘은 지난 2월 청정에너지에 연간 20억~30억 달러의 투자를 하겠다고 결정했다.
석유・가스 산업이 탄소저감전략에 투자금을 높이고 있지만, 좌초자산이라는 비판이 연일 쏟아진다.
지난 2월 S&P 엑손 모빌, 로열더치쉘, 토탈 등의 석유화학 회사의 신용등급을 낮출 수 있다고 경고했다. S&P는 “에너지 전환, 가격 변동성, 수익성 약화로 석유와 가스 생산업체들의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고 본다”며 13개 엑손, 쉐브론을 포함해 13개 석유・가스 회사에 경고장을 날린 것이다.
석유사들은 신용등급에 대부분 문제가 없지만, 신용등급이 하락하면 자금 조달에 문제가 생긴다. 석유사가 자금 조달에 문제가 생기면, 탄소배출저감 계획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BP는 알래스카 석유 및 가스 생산부문을 작년 7월에 매각하고, BHP는 지난 8월에 석유 사업을 매각하기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정유사의 석유 사업 매각은 기후위기 대응전략으로서 발표되는데, 효과성과 진정성 측면에서도 의심을 받는다.
CDP는 BP의 지속가능성보고서에서 이번 매각을 통해 자사의 온실가스 배출량 800만 톤을 없앴지만, 사업을 인수한 힐코프 에너지가 오히려 더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게 됐다고 비판했다.
카본 트래커의 액설 댈만 연구원은 “BHP의 석유 자산 매각이 2050년 탄소중립에 대한 ‘열정’만 있을 뿐 실제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비평했다. 댈만 연구원은 BHP가 매각한 자산은 호주 석유사 우드사이드페트롤리엄(Woodside Petroleum)이 인수해 석유 추출과 생산은 계속되고, BHP 주주들이 여전히 합병회사의 주식을 48%를 소유하고, BHP가 매도 자본으로 칼륨 광산을 건설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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