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100 이행 계산기, 기업 경영 로드맵 설정에 도움
향후 RE100 이행은 기업의 생존과 직결
에너지 분야 IT 스타트업 '해줌'이 기업의 RE100 목표 달성을 위한 재생에너지 조달 방안을 자동으로 분석하는 ‘RE100 이행 계산기’ 서비스를 국내 최초로 론칭했다고 13일 밝혀 이목을 집중시켰다. RE100은 2050년까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풍력・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겠다는 목표의 국제 캠페인으로, 지난 2014년 영국 런던의 다국적 비영리 기구 ‘더 클라이밋 그룹’이 발족했다.
많은 기업이 RE100에 대한 단순한 관심을 넘어 실질적 이행에 나서는 추세지만, 지금까지는 RE100 이행을 위한 목표 설정과 이행 비용 검토, 운영 등을 하기에 적잖은 어려움이 따랐던 게 사실이다.
이에 해줌은 기업의 RE100 목표 설정과 이행 비용 검토 등에 도움을 주기 위해 RE100 이행 계산기 플랫폼을 개발했다. 해줌의 RE100 이행 계산기 서비스는 RE100 이행 목표치, 연간 전력사용량, 연간 전기요금을 입력하면 자가발전, 전력구매계약(PPA),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구매, 녹색 프리미엄 등 RE100 이행 수단별 필요 발전량과 비용을 곧바로 확인할 수 있다. 필요한 기업은 해줌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아울러 해줌은 기업마다 선호하는 RE100 이행 수단이 다르다는 점에 착안해, RE100를 준비하고 있는 국내 및 국내 진출 해외기업을 대상으로 기업 맞춤형 RE100 컨설팅을 진행한다. 권오현 해줌 대표는 “국내 기업의 RE100 이행은 무역 장벽을 없애고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등 기업의 생존과 직결돼 있어 중요성이 더 높아질 것”이라면서 “RE100 목표 설정이나 이행 방안을 잡지 못하고 있다면 RE100 계산기와 컨설팅을 통해 기업의 향후 경영 로드맵 설정에 도움을 받기 바란다”고 밝혔다.
솔라커넥트, 식스티헤르츠 등 재생에너지 관련 스타트업 강세
이와 관련, 최근 재생에너지의 분산형 모델을 활용한 스타트업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IT를 활용한 가상발전소 플랫폼 스타트업이 눈에 띈다.
태양광 시장에서는 에너지 비즈니스 플랫폼인 솔라커넥트가 대표적이다. 솔라커넥트는 발전소 설립・운영에 필요한 금융 자문, 사업성 검토, 시공, 기자재 유통, 발전소 자산 관리 부문에서 시장 참여자를 연결해준다. 지난 8월 20일, RE100 신재생공급인증서(REC) 거래시장에서 국내 최초로 REC 매매계약을 체결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는 ‘한국형 RE100(K-RE100)’ 참여 기업이 재생에너지를 직접 구매하도록 설계된 REC 거래시장 개설 이후 최초의 매매 사례로 기록됐다.
얼마 전, SKT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에서 대표로 선정된 에너지 IT 소셜벤처인 식스티헤르츠도 있다. 식스티헤르츠는 IT 기술을 활용해 가상발전소(VPP)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으로, 현재 8만여 개의 재생에너지 발전소와 기상 정보를 지도 위에 표시한 ‘햇빛바람지도’를 제작해 무료로 공개한다. 최근 소풍벤처스와 MYSC, 현대자동차그룹 제로원 등으로부터 동시에 투자를 유치해 화제를 모았다.
스타트업 활성화하려면 전력시장 민간에 일부라도 개방해야
다만, 이런 에너지 관련 스타트업이 활성화되려면 선결 과제가 해결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다름 아닌 우리나라의 전력시장이 민간에 일부라도 개방되어야 한다는 것. OECD 국가 중 전력시장이 민간에 개방되지 않은 나라는 한국, 멕시코, 이스라엘에 불과한 데다, 세계 에너지 시장이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급격히 재편되면서 국내에도 이같은 논의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지난해 IEA(국제에너지기구) 또한 보고서에서 "(한국의) 전력부문은 단일 구매자로 구성된 독점체제로 도·소매가격은 시장이 아닌 정부가 설정하고 있으며 전기위원회의 역할은 자문 제공에 그쳐 중요한 의사결정을 모두 정부가 하고 있다"며 비효율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지난 7월에는 국회에선 2050 탄소중립 달성의 주요과제인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안’이 발의됐다. 분산에너지 특구로 지정되면 분산에너지 사업자는 특구 내에서 전기사용자에게 직접 전기를 판매할 수 있고 전기판매사업자 간에 전력 거래 또한 가능해진다.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안이 통과되면 제주도를 분산에너지 특구로 지정하는 방안이 본격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아직 법안은 통과되지 않았지만, 한화솔루션의 큐셀 부문인 한화큐셀은 지난 13일 제주에너지공사와 제주도 분산에너지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한화큐셀과 제주에너지공사는 앞으로 상호협력을 통해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을 위한 기술과 분산에너지 인프라 및 전력 운영 플랫폼을 개발하는 데 힘을 모으기로 했다. 한화큐셀 이구영 대표이사는 “탄소 중립 사회를 만들기 위해 분산에너지를 보급・확대하는 것은 전 세계적인 추세”라면서 “제주도를 시작으로 여러 지자체가 분산에너지 공급과 운영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좋은 선례를 만들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앞으로 우리나라의 전력시장이 민간에 어느 정도 개방될 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민간의 에너지산업 혁신이 없으면 국내에선 슈나이더 일렉트릭과 같은 IT기반 에너지 솔루션기업의 탄생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 【한국형 기후금융 모델을 찾아서】 ④ 대기업의 고민, 국내에선 과연 RE100을 할 수 있을까
- 【뉴스 읽기】 REC를 기업도 살 수 있다…RE100 어떤 수단으로 달성해야 할까?
- 2021 하반기 ESG 관련 정책, 이렇게 달라진다
- FT, "삼성전자, ESG 공약에도 왜 온실가스 더 늘었나" 보도
- 재생에너지 전력 제3자 PPA시행, 직접 PPA도 가능...RE100 출발점 될까?
-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발전4사+한전의 ESG 채권 발행은 다크그린(Dark green)
- 해외 ESG 리스크에도 사업 추진하는 포스코·한국전력
- 2050 탄소중립, 10대 핵심기술에 달려 있다
- 기업 넷제로 목표와 로드맵 설정...CA100+ 벤치마크와 SBTi 무엇이 다를까
- RE100 참여기업들, "재생에너지 공동구매 허용해달라" 정부에 요구
- 2022년 신재생에너지 의무 공급 비율 12.5%... 한전 부담 커질까
- 재생전력 조달 확대해 100% 재생에너지 실현하는 기업들
- 어떤 기업이 재생에너지 구매 가장 많았나... RE100 열풍 속 사상 최대 31GW 돌파
- RE100 이행수단…PPA는 왜 작동 안 하나?
- 기업의 RE100 달성 돕는 재생에너지 조달 가이드라인 나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