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배출 산업 중 기후 활동에 투자해 온 기업들이 그렇지 않은 기업들보다 더 낮은 기업 평가를 받았다/픽사베이
고배출 산업 중 기후 활동에 투자해 온 기업들이 그렇지 않은 기업들보다 더 낮은 기업 평가를 받았다/픽사베이

 

온실가스 고배출(high emission) 산업 중 기후 활동에 투자해 온 기업들이 그렇지 않은 기업들보다 더 낮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컨설턴트업체 AT커니의 글로벌 기업 분석 및 스위스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그룹의 자료에 따르면, 기업들이 기후 위기를 완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이에 많은 비용을 투자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에너지, 광업, 중공업과 같은 고배출 기업들을 지지했다. 

분석가들은 이달 초 유엔 COP26 기후회담의 결과가 고배출 산업에는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며, 투자자들이 여전히 지속 가능한 투자보다 기업 이윤을 최우선으로 하는 점을 우려했다.

AT커니는 481개 기업들의 현금흐름 비율에 근거한 기업가치를 분석했으며, 투자자 이니셔티브 TPI(Transition Pathways Initiative) 벤치마크를 사용해 기업의 기후 행동을 평가했다. TPI 점수를 사용할 수 없는 경우, 매출 대비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 비율로 ESG 성과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유럽의 철강, 화학, 시멘트, 전력회사들은 기후 행동 조치를 늦춘 기업들 대비 기업 가치 평가 프리미엄은 38%, 다른 국가 기업들은 75% 낮았다. 이는 유럽 투자자들이 지속가능성을 더 중시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전반적으로 기후 성과가 높은 기업들이 낮은 기업에 비해 낮은 평가를 받았다. 

크레디트스위스 미국 ESG 리서치 책임자인 베티 지앙은 "투자자들은 기후 리더십과 가시적인 전환 계획을 원하지만, 수익률을 희생하지 않으면서 지속가능성을 유지할 수 있는 기업에게만 보상을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 그룹의 국제 선진 시장 지분 책임자 알렉시스 델라데리에는 "고배출 기업 평가 시, ESG 점수는 기업 평가 프리미엄에 반영되지 않았다"며 "ESG 점수가 전반적으로 높거나 특히 'E(환경)' 점수가 높아도 기본적으로 반영되는 평가 프리미엄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후 조치를 악화시키거나 오염을 야기시켜도 기업이 처벌을 받는 것은 단기간 내에 이루어질 수 없다"고 덧붙였다. 

에너지와 채굴 산업도 화석연료를 배제하는 탈탄소화를 주도하고 있지만 기업평가에 있어 적절한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 영국 석유기업 BP는 TPI 상위 수준에 위치하고 있지만 수많은 TPI 하위 기업보다 현금 흐름에 기반한 기업 가치 평가가 낮았다. 

광산 기업 리오틴토는 우수한 TPI 점수로 기후 선도기업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TPI 평가에서 '기후 후발주자'로 선정된 미국 채굴 기업 프리포트 맥모란 기업가치의 3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리포트 맥모란 대변인은 "기후 변화가 시장과 규제기관의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우리는 지난 2년 동안 상당한 기후 성과를 달성했다"며 "기후 이니셔티브를 장기 사업 계획에 통합시키는 등 기후 변화에 더욱 강력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제약업체 페리고와 태양광 장비업체 어레이 테크놀로지스의 이사진으로 있는 올란도 애쉬포드는 "지속가능성 투자 수익은 빠르게 회수 가능해 모든 기업들이 지속가능성을 달성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자 한다"며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지속가능성을 기반으로 비즈니스 운영 방식을 바꾸어 나갈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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