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위험 커지자, 정부는 석탄 사업 중단하고, 산업 관계자 넷제로 선언
은행은 기후 위험 큰 좌초자산에 투자 중단
기후 위험자산에 손 떼는 것만 능사 아냐... 위험 관리가 중요

/언스플래시

유럽은행들이 기후위기와 관련된 고객들과 거래를 중단하고 있다. 유럽은행감독청(EBA, European Banking Authority)의 경제 및 위기 분석 부서 책임자 제이콥 귄텔버그(Jacob Gyntelberg)는 “은행들이 비용을 인상하거나 대출 요청을 막는 방식으로 특정 산업군과 고객들을 배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은행들이 거래에서 손을 떼는 산업군은 기후 위기와 연관된 석유・석탄 기업, 광업과 같은 좌초자산이다. 무디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은행이 기후위기에 점차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은행 뿐만 아니라 정부도 좌초자산 산업에 개발과 투자를 줄였다. 영국의 기후변화 관련 싱크탱크 E3G는 2015년 이후 세계 석탄 발전소 사업이 76%가 줄었다고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산업은 생존을 위해 넷제로 선언을 하고 있다. 세계적인 광산업 기업이 모인 국제금속광업협의회(ICMM, International Council on Mining & Metals)는 지난 5일 2050년 넷제로 선언을 했다. 

 

유럽은행, 기후 리스크 큰 좌초자산에 투자 중단

유럽은행감독청의 경제 및 위기 분석 부서 책임자 제이콥 귄텔버그는 지난 4일 “유럽 은행의 업무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며 “석탄 부문 배제를 넘어 석유와 가스 사업도 은행들이 기피하고, 기후 변화 수용성이 있는 일부 상품들도 재평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사례로 네덜란드 은행 ING Groep NV는 지속가능보고서에서 2019년 석유 및 가스 사업에 대출한 40억 유로(5조 5147억 원)에서 12%를 줄일 계획이다. ING는 2040년까지 해당산업에 대한 조달 비용을 본래 19%를 2040년까지 줄일 계획이었으나, 4년 안에 12%라는 새 삭감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은행 부문과 관련 있는 단체들도 기후변화와 기후위기의 연관성을 지적하는 조사결과를 내고 있다. 유럽중앙은행은 지난달 22일(현지시각) 기후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행하여, 은행의 넷제로 전환 정책 도입 시기가 늦을 수록 수익성에 위험이 증가한다는 조사결과를 냈다.

국제신용평가업체 무디스는 4일(현지시각) 극단적인 기후 시나리오에서 은행의 대출 손실이 20% 급증할 수 있다고 보고서에서 밝혔다. 무디스는 “기후 리스크는 은행의 대출 건전성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며 기후 변화 양상과 정책 대응에 따라 손실이 상당히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귄텔버그 책임자는 “다만, 은행 대차대조표에 나타나지 않는 ESG 리스크를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는 은행이 위험 자산에 투자를 줄여서 위험을 피하는 방식을 차용할 때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은행이 ESG 위험을 초래할 것 같은 고객들을 차단했을 때, 이런 위험은 금융시장에서 규제가 적고 감독하기 어려운 구석으로 숨어버릴 수 있다는 의미다. 

귄텔버그 경제 및 위기 분석부서 책임자는 “정책 관점에서 중요한 고려사항은 위험이 궁극적으로 어디에 위치하는가 인데, 위험의 상당 부분이 은행 시스템 밖에 존재하게 된다면, 결국 금융시장의 안정성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우려했다.

 

기후위기 인식 높아져...

정부는 석탄 산업 중단하고, 산업 관계자는 넷제로 선언

석유・석탄, 광산업 등 좌초자산으로 불리는 산업의 ESG 리스크가 점차 크게 인식되자, 이 산업을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의 움직임이 빨라졌다.

영국의 싱크탱크 E3G는 지난 달 13일 보고서에서 “새로운 석탄 발전소 사업의 글로벌 송유관이 2015년 이후 76% 감소했으며, 세계적으로 많은 국가가 새로운 석탄 투자를 하지 않는 추세”라며 국제 동향을 설명했다.

E3G는 지금까지 44개의 국가가 신규 석탄 프로젝트 건설을 멈추기로 약속했고 33개 국가는 송유관 프로젝트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E3G는 이미 계획된 국제 석탄 프로젝트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의 석탄 생산 능력이 2015년 이후 74% 감소했고, OECD 비회원국은 아직 건설 전인 공동 송유관 77%를 줄였다고 설명했다.

국가와 투자자의 기후 위험 인식이 높아지자, 해당 산업 내 움직임도 빨라졌다. 세계 광산 대기업이 모인 국제금속광업평의회(ICMM)은 지난 5일(현지시각) 2050년 넷제로 선언을 했다. ICMM은 세계 자원기업 28곳의 대표가 서명한 공개서한에서 스코프 1과 2의 온실가스 배출을 2050년까지 실질적으로 제로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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