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싱크탱크 3곳과 독일의 싱크탱크의 협업으로 강화된 작성된,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국내 싱크탱크 3곳과 독일의 싱크탱크의 협업으로 작성된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사단법인 넥스트

국내 기후 싱크탱크 세 곳이 한국형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인 ‘K-MAP’을 발표했다.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 녹색전환연구소, 사단법인 넥스트는 9일에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K-Map’ 발표회를 열었다.  

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 부소장은 “한국을 포함한 각국은 NDC(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와 2050 탄소중립 목표를 발표했으나, 기후위기로부터 우리의 안전을 담보하기에는 부족하다”며 “탄소중립 사회를 어떻게 만들어갈지에 대한 숙제를 풀기 위해, 1년 동안 연구해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만들어 냈다”고 밝혔다. 

K-Map은 정부의 탄소중립 시나리오에서 추가 감축분과 투자 규모, 탄소저감으로 인한 편익이 어느 정도 되는지를 계산했다. 주최측은 K-MAP이 국외 감축과 CCS(이산화탄소 포집・저장)를 포함하지 않고, 국내의 감축 노력만으로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는 시나리오라고 강조했다.

 

'K-Map', 정부 시나리오보다 4% 더 줄인다

고은 사단법인 넥스트 이사는 “지난해 11월에 열린 COP26에서 각국은 상향된 NDC 목표를 발표했으나, UN은 이 목표가 파리협약의 1.5°C 목표에 턱없이 부족하므로 NDC를 한번 더 상향해서 2022년 말까지 제출하도록 요청했다”고 말했다. 

고은 이사는 “한국의 NDC 시나리오는 중간 감축 목표와 비용 및 편익 분석이 부재한데,  정부가 NDC 목표를 상향할 때 이 점을 보완하도록 돕기 위해서 K-Map을 냈다”며 보고서 발간의 이유를 밝혔다. 

K-Map은 국내 싱크탱크인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 녹색전환연구소, 사단법인 넥스트와 독일 싱크탱크인 아고라 에네르기벤데 연구소(Agora Energiewende)의 협업으로 만들어졌다. 

K-Map은 NDC를 2018년 대비 2030년에 44%를 감축하는 목표로 설정했다. 이 목표는 정부가 발표한 NDC 목표보다 4% 높고, 2022년부터 2050년까지 16억 3000만 톤의 탄소를 추가로 감축할 수 있는 시나리오다. K-Map은 탄소중립을 달성하려면 연간 45조원의 투자가 필요하지만, 결과적으로 탄소 배출량이 줄어서 연간 50~110조원의 사회ㆍ경제적 편익을 얻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고은 이사는 “K-Map은 인구 전망, GDP 성장률, 산업구조 등 주요 거시경제지표를 2050 대한민국 탄소중립 시나리오에서 그대로 차용했다”며 “이는 대한민국 정부가 국내 경제에 대한 성장의 속도와 수준을 존중하는 수준에서 추가 온실가스 감축이 가능한지를 모색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K-Map은 정부가 시나리오에 따라 에너지 전환, 산업, 건물, 수송, 농업을 주요한 감축 부문으로 분류했다. 발표회는 송용현 넥스트 이사, 고은 이사, 임현지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 연구원, 문효동 녹색에너지전략연구원 선임연구원, 조주은 녹색전환연구소 선임연구원이 각 부문을 맡아서 발표했다. 

문효동 선임연구원은 “한국 온실가스 배출량 전체의 14.3%를 차지하는 수송 부문은 2040년 내연기관 차량 판매 금지 등을 통한 친환경차 보급 가속화, 에너지 소비 효율 개선, 이동 수단 전환 및 바이오연료 사용 전략을 통해 2050 탄소중립을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 연구원은 “수송부문은 탄소 중립을 위해서 연평균 1조1000억원의 투자가 필요하고, 이를 통해 7억5000만톤의 온실가스가 감소하며, 122조원에서 263조원의 잠재적 편익이 발생한다”고 강조했다. K-Map에 따르면, 수송 부문 외에 에너지 전환, 산업, 건물, 농업부문도 투자 대비 편익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염광휘 아고라 에네르기벤데 선임연구원은 “아고라의 연구 결과가 독일 정부의 기후 목표 변화를 제시했던 것처럼, K-Map은 한국 사회가 나아갈 길을 명확하게 제시하고 있으니 다음 정부가 이를 잘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염광휘 연구원은 “독일의 싱크탱크 아고라가 독일 정부의 2050 탄소중립 목표를 2045년으로 앞당긴 연구 결과를 발표했는데, 일주일 후 정부가 이를 반영하고 오히려 더 야심 찬 목표를 발표했다”며 독일의 사례를 소개했다. 

 

K-Map 로드맵은 연구 예정…대선 후보 토론회도 열 것

발표회는 온ㆍ오프라인으로 진행됐는데, 참석자들의 질문과 제안이 1시간가량 이어졌다. 기후 비영리단체 ‘청년기후긴급행동’의 오지혁 공동대표는 현장에서 “K-Map이 온실가스 감축과 편익을 계산해서, 차기 행정부에 던지는 탄소중립 메시지라는 점에서는 중요하지만, K-Map은 시나리오이지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로드맵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구체적인 방안이 나오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이유진 부소장은 “K-Map은 1차 연구를 통해 시나리오를 제시했고, 우리가 실제로 실행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2차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온라인에서는 “K-Map이 다음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에 반영되려면, 선거기간 동안 사회적 논의가 확산돼야 한다. 언론사나 국회를 통해서 탄소중립을 주제로 토론회가 열리면 좋겠다”는 의견들이 나왔다.  

이유진 부소장은 “연구 보고서는 각 대선캠프에 전달하고, 대선후보가 참석하는 토론회를 열겠다”고 답했다. 이 부소장은 “대선후보가 토론회를 제안 받으면 참석해서 국민에게 후보를 선택할 수 있는 기준을 보여주는게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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