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15개의 원자력발전소가 거의 모두 가동되고 있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유럽에서 두 번째로 큰 원자력발전소 지대가 안전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감시단은 러시아의 침공이 시작된 24일 “이번 사태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핵안전 규제기구와 계속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자력의 안전한 가동을 위해선 안정적인 전기와 물을 공급해야 하는데, 러시아의 침공에 의해 두 가지가 모두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21년 4월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의 손상된 4차 원자로를 덮은 낡은 석관이 보인다/로이터
2021년 4월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의 손상된 4차 원자로를 덮은 낡은 석관이 보인다/로이터

이미 체르노빌 발전소 주변 영토는 러시아군이 점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오전 우크라이나 출입금지구역관리청 대변인은 "아직 직접적인 손상은 없지만, 체르노빌 시설에 지시를 내리거나 방어하는 어떤 이도 남아있지 않다"며 통제권을 상실했다고 밝혔다. 

IAEA 라파엘 마리아노 그로시 사무총장은 “안전한 원자력 발전소 운영에 어떤식으로 영향을 미쳐선 안 되며, 가동이 중단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IAEA는 원자력 발전소의 안전과 보안에 특히 중점을 두고 우크라이나의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원자력 발전소 위치. 4개 발전소에서 15기의 원자로가 돌아가고 있다/Bankwatch network
우크라이나 원자력 발전소 위치. 4개 발전소에서 15기의 원자로가 돌아가고 있다/Bankwatch network

우크라이나는 프랑스에 이어 유럽에서 두 번째로 큰 원자력 발전국이다. 원자력 발전소를 운영하는 우크라이나 전력회사 에너고아톰은 “러시아의 군사 침공에도 불구하고 발전소 운영은 안정적으로 가동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1981년 미완성 이라크 원자로와 최근 몇 년간 이란의 우라늄 농축 시설이 공격을 받는 등 완성되지 않은 핵 시설이 공격받은 적은 있지만, 우크라이나처럼 가동 중인 원자력 발전소를 둘러싸고 전쟁이 일어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크라이나의 모든 원자력 발전소는 러시아 제조업체가 설계하고 제작했다. 우크라이나 키예프 북서쪽에서 가동되고 있는 리브네 원자력 발전소는 가장 오래된 원자력 발전소로, 일부 유럽 규제 기관에서 안전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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