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성평등 개선을 위한 글로벌 대표 이니셔티브
한국은 27개 기업이 가입...중국, 베트남 가입률보다 낮아
유엔글로벌콤팩트(UNGC)와 유엔여성기구(UN Women)가 공동 발족한 여성역량강화원칙(Women's Empowerment Principles, WEPs)은 "성평등이 곧 기업의 경쟁력"이라는 이념아래 기업의 성평등 달성을 지지하는 글로벌 대표 이니셔티브다.
WEPs에 따르면, 성평등이 달성되면 12조달러(14250조원) 규모의 경제적 가치가 창출된다고 하며, 기업 차원에서는 생산성, 조직의 효율성이 향상돼 수익이 확대될 수 있다고 한다.
갤럽(Gallup) 조사에 따르면, 다양성이 보장된 기업의 생산성은 그렇지 않은 기업에 비해 22%가 높고, 수익률과 고객 만족도도 각각 27%와 39%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기업이 출산, 신생아 및 아동 건강에 대한 일가정 양립지원 혜택을 제공하면 직원의 결근률이 낮아지고, 20배 이상의 수익을 가져다주는 것으로 조사됐다. 더 나아가 여성 근로자 및 관리자에 대한 모든 형태의 성차별을 철폐하면 근로자 당 생산성이 최대 40%까지 개선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기업의 성평등이 현재 수준과 속도로 개선된다면, 이같은 목표가 달성되는데 100년 이상 걸릴 거라고 WEPs는 예측한다. 여전히 S&P 500대 기업의 여성 CEO 비율이 5%에도 미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유리천장의 존재를 무시하는 기업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WEPs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여성의 소득 수준은 남성 수준의 77%에 불과하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남녀 임금 평등은 2086년이 넘어서야 달성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성역량강화원칙, 기업의 성평등 개선 속도 높여
이에 따라, 기업의 성평등 개선 속도를 높이기 위해 유엔글로벌콤팩트와 유엔여성기구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의 목표 5번인 ‘성평등’을 고려한 WEPs를 발족했다.
기업 내 여성의 유리천장을 깨는 것을 목표로, WEPs는 다음 7대 세부 원칙을 바탕으로 구성되어 있다. ▲성평등을 위한 기업 고위급 리더십 구축 ▲직장 내 남녀의 동등한 대우, 포용 및 차별철폐 ▲모든 남녀 근로자에게 보건ㆍ안전ㆍ복지 보장 ▲여성을 위한 교육, 직업 훈련 및 전문인력 개발 장려 ▲여성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업 개발, 공급망 및 마케팅 전략 구축 실행, ▲지역사회 성평등 리더십 및 참여 ▲성평등 달성 관련 측정 및 공시 등이다.
이러한 WEPs 원칙에 서명한 기업은 2020년 현재 기준으로 3444개다. 그중에서 브라질 기업(403개사)이 가장 많이 WEPs에 서명하였으며, 그 다음 가입률이 높은 나라는 터키(320개사), 일본(254개사) 순이다.
반면, 한국의 경우 아모레퍼시픽, KB금융그룹, 풀무원, 유한킴벌리를 포함한 27개 기업이 WEPs에 가입했다. 한국 가입률은 중국(94개사), 베트남(46개사), 파키스탄(67개사)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글로벌콤팩트와 유엔여성기구는 기업 전반에서 성평등이 개선될 수 있도록, 더 많은 기업의 WEPs 서명을 촉구하고 있다. 이를 위해, WEPs는 직원 수가 최소 10명 이상인 기업 대상으로, 최고경영자의 서명을 통해 온라인으로 쉽게 가입할 수 있도록 시스템화했다.
WEPs에 서명한 기업들은 성평등 개선을 위한 다양한 참여 혜택을 받게 된다. 먼저 기업 환경을 고려한 성평등의 최신 동향 및 원칙 이행 사례, 참여자 간의 네트워킹 기회를 제공받는다. 또 원칙 준수를 우수하게 이행하는 기업을 선정해 WEPs 리더십 상을 수여하고 있다.
기업의 성평등 수준 자체 진단 가능한
성 격차 분석 툴 (Gender Gap Analysis Tool)
뿐만 아니라, WEPs는 기업들이 자사의 성평등 수준을 진단하고 개선을 위한 기회를 파악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성 격차 분석 툴(WEPs Gender Gap Analysis Tool)’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현재까지 125개국의 2676개 기업이 성 격차 분석 툴을 통해 자사의 성평등 수준을 진단해 공개하고 있다. 비록 이 툴은 공식 인증 수단이 아닌 기업 자체 진단 도구에 불과하지만, 170개 이상의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공식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만큼 대표적 기업 성평등 진단 도구로 인정받고 있다.
성 격차 분석 툴은 18가지 객관식 질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진단을 위한 주제는 기업의 ▲성평등 전략 ▲남녀 임금 격차 ▲남녀 채용 비율 ▲일가정 양립 지원 ▲ 직장내 성희롱, 성착취 ▲산업 안전 보건 ▲공급망 내 여성 인권 신장 ▲지역사회 내 여성인권 보호 및 증진 등이다. 이러한 주제에 대해 기업은 성평등 관련 데이터를 입력하여, 자사의 성평등 정책과 프로그램의 효과성을 평가하고 개선할 부분을 파악할 수 있다. 또한, 다른 기업 및 산업별 수준과 비교가 가능해 성퍙등 전략에 대한 벤치마킹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이와 같은 성 격차 분석 툴은 WEPs 웹페이지(https://weps-gapanalysis.org/)에서 확인 가능하며, 무료로 평가가 가능하다.
또한, 지난 4월 유엔글로벌콤팩트 한국협회는 WEPs를 기반으로 한 국내 기업의 성평등 지원 온라인 플랫폼인 ‘젠더 이퀄리티 코리아’ 웹사이트(http://gender-equality.or.kr/)를 오픈했다. 이 플랫폼을 통해서도 WEPs의 ‘성 격차 분석 툴’ 진단이 가능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