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3개국 중 한국 108위로 하위권, 전년 92위에서 더 떨어져
기업 여성임원 진출비율은 전 세계 142위로, 최하위권 수준

세계경제올리픽으로 불리는 세계경제포럼(WEF)은 성평등 인식 조성과 개선을 목적으로 성별격차지수(GGI)를 매년 공개한다. 국가별 성별격차 수준을 파악할 수 있는 GGI는 ESG 측면에서 젠더를 접근할 때 고려가능한 지수이다. / WEF 
세계경제올리픽으로 불리는 세계경제포럼(WEF)은 성평등 인식 조성과 개선을 목적으로 성별격차지수(GGI)를 매년 공개한다. 국가별 성별격차 수준을 파악할 수 있는 GGI는 ESG 측면에서 젠더를 접근할 때 고려가능한 지수이다. / WEF 

성별 격차(Gender Gap)이 가장 낮은 국가는 어디일까. 작년 12월 발표된 성평등 1위 국가는 아이슬란드였다. 가장 꼴찌는 파키스탄이었다. 

성별 격차를 지수로 만들어 공개하는 곳은 '세계 경제올림픽'으로 불리는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 이하 WEF)이다. WEF는 국가별 성별 격차를 제시하는 성별격차지수(Gender Gap Index, GGI)를 2006년부터 매년 공개하고 있다.  

WEF가 지수화하기 위해 사용하는 통계 수치는 4가지다. ▲경제활동 참여·기회 ▲교육 성취 ▲건강·수명 ▲정치적 권한 등 4개 부문이다. 수치가 1에 가까울수록 성평등이 높다는 의미다. 

가장 최근의 성별격차지수는 작년 12월 공개되었으며, 153개 국가의 위 4개 부문에 대한 평균지수는 0.685였다. 성평등 가장 높은 국가는 아이슬란드(0.877), 노르웨이(0.842), 핀란드(0.832), 스웨덴(0.820), 니카라과(0.804) 순이었다. 북유럽이 성평등에 관한 한 세계 최고 수준임을 보여준다. 성평등이 가장 낮은 국가는 예멘(0.494), 이라크(0.530), 파키스탄(0.564) 순이었다. 대륙별로 보면 서유럽(0.767)의 성평등이 가장 높았으며, 가장 낮은 대륙은 중동과 북아프리카(0.611)였다. 

대륙별 성평등을 보면 서유럽(0.767)이 가장 높고, 중동과 북아프리카(0.611)가 가장 낮다./WEF
대륙별 성평등을 보면 서유럽(0.767)이 가장 높고, 중동과 북아프리카(0.611)가 가장 낮다./WEF

 

2006년부터 작년까지의 지수를 비교해보면 전반적인 성평등은 상당히 향상되어 왔다. 하지만 경제활동 참여·기회와 정치적 권한에 대한 성평등 수준의 개선은 여전히 미진하다.

2006년부터 2019년까지의 4개 부문에 대한 성차별 개선 비율을 분석해 보면 전체적인 성차별 해소는 99.5년, 교육 성취는 12.3년, 정치적 권한은 94.5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경제활동 참여기회는 257.3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와 같이, 대부분의 국가에서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기회의 어려움을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6년부터 최근까지 성별격차지수. 전반적인 성평등은 개선돼왔지만, 경제활동 참여, 기회와 정치적 권한에 대한 성평등 수준의 개선은 여전히 미진하다./WEF
2006년부터 최근까지 성별격차지수. 전반적인 성평등은 개선돼왔지만, 경제활동 참여, 기회와 정치적 권한에 대한 성평등 수준의 개선은 여전히 미진하다./WEF

 

사실, 기업 고위직에 대한 여성 진입률은 지금까지 36% 가량 향상됐지만 전반적인 여성의 경제 참여율은 여전히 남성의 비율과 격차를 보이고 있다. GGI 집계에 따르면, 노동인구로 계상되는 15~64살 사이의 전세계 남성 경제활동 진출율은 78%인 반면, 여성은 55%에 머물러 있다. 또한, 남녀 임금 비율도 평균적으로 50% 가량 차이를 보이고 있다. GGI 추정에 따르면, 전 세계 여성 평균 소득은 11000달러(1310만원)인 반면, 남성은 21000달러(2501만원)로 약 2배 차이가 난다.  

또한, 많은 국가의 여성들이 부동산 또는 금융 상품에 접근하는 데 있어 상당한 불이익을 받고 있음이 GGI 지수에 드러난다. 이러한 불이익은 여성들이 회사를 설립하거나 생계를 유지하는 데 있어 높은 장벽으로 작용한다.  

 

한국, 성별격차지수 153개국 중 108위로 하위권, 필리핀보다 낮아

GGI는 국가별 세부 성별 격차 정보도 제공한다. 한국의 경우, 작년에 발표된 GGI 지수(2018년 기준)는 0.672로, 전체 153개국 중 108위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시아와 태평양 대륙별 비교에서도 15위였다. 필리핀(0.781 / 2위)과 라오스(0.731 / 3위) 보다 성평등 수준이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동아시아와 태평양 대륙별 성별 격차 지수 비교. 한국은 필리핀이나 라오스보다 낮다./WEF
동아시아와 태평양 대륙별 성별 격차 지수 비교. 한국은 필리핀이나 라오스보다 낮다./WEF

 

한국은 GGI가 시작된 2006년보다 현재 성별 격차가 더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2006년도의 GGI 지수가 0.616에서 현재 0.672로 지수 측면에서는 개선된 것으로 보이지만, 세계 순위에서는 92위에서 108위로 떨어졌다. 이는 다른 국가들의 성별 격차가 완화되고 있는 반면, 한국은 여전히 성별 격차의 개선이 부진하다는 의미다.

특히, 한국은 ‘경제활동 참여·기회’와 ‘정치적 권한’ 부분에 대한 성별 격차가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제활동 부분에서의 성별 격차를 살펴보면, 전반적으로 여성의 비율이 낮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경제 활동에서의 남성 비율은 78.6%인 반면, 여성 비율은 59.4%로 상당한 차이가 존재하고 있다.

무엇보다 기업 임원급에 대한 여성 진입비율은 전세계 142위로, '유리천장'의 문제가 깊게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댜. 구체적으로 기업 임원급의 남성 비율은 90.2%인 반면, 여성은 9.8%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업이 ESG 측면에서 젠더 이슈를 다루고자 할 때, 한국의 경우 여성의 유리천장 이슈를 다룰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 여실히 드러난다. 

한국의 성별격차지수. 전 세계에서 108위를 나타냈다. 특히 기업 임원급의 여성진출비중은 142위로 거의 꼴찌권에 가까웠다./WEF
한국의 성별격차지수. 전 세계에서 108위를 나타냈다. 특히 기업 임원급의 여성진출비중은 142위로 거의 꼴찌권에 가까웠다./WEF

 

국가별 성별 격차를 매년 공개함에 따라 국제적 대표 젠더 지수로 인정받고 있는 GGI는 기업이 다른 국가에 진입하는 경우나 ESG에서 젠더를 접근할 때 객관적으로 고려 가능한 지수이다.

이와 같은 GGI 지수의 자세한 사항은 WEF 웹사이트(https://www.weforum.org/reports/gender-gap-2020-report-100-years-pay-equality)에서 확인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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