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가 좋았으니 과정은 상관없는 것일까? 최근 인권 영역에서 토착민 이슈가 불거지고 있다. 기업이 개발을 위해 합법적으로 토지 등을 구매하더라도 개발 과정에서 지역주민과 부딪힌다면 중대한 리스크로 인식될 수 있는 것이다.
네슬레, 마스, 펩시코, 코카콜라 등에 설탕을 제공하는 태국 대기업인 미트르 폴(Mitr Phol)은 토착민 이슈가 불거진 기업 중 하나다. 미트르 폴은 지난해 74개 기업만 선정된 S&P 지속가능경영 리더 그룹 은상을 수상하면서, 업계 상위 5%에 속하는 ESG 선도 기업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사탕수수 농장 개간을 위해 10여 년 전 캄보디아의 오다르 밋치 주 토착민 700여 명을 강제로 추방했다는 혐의로 현재 태국에서 대규모 집단 소송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졌다. NGO인 IDI(Inclusive Development International)에 따르면, 미트르 폴은 2008년 사탕수수 농장을 위해 캄보디아 정부로부터 허가를 받고 오다르 밋치 주에서 9400헥타르의 토지를 사들인 바 있다.
과정은 합법적이었지만, 소작농의 반발은 거셌다. 26개 마을 2000여 가구는 “농장 개발로 과수원과 논, 방목지 등 생계유지를 위한 수단을 잃어버렸다”며 토지 개간에 반대하는 시위를 했다. 문제는 진압과정. 경찰과 사설 경비대는 토착민을 강제 퇴거시키고, 집을 불도저로 부수고, 횃불로 논을 태우고, 마을 사람들을 구타하고 체포하기도 했다. 그 결과 토착민은 생계 수단이 없어 일자리를 찾기 위해 태국으로 이주해야만 했다.
이후 이 지역 토착민 3000여명은 미트르 폴을 대상으로 태국 법원에 집단 소송을 진행했다. 2015년 태국 국가인권위원회 또한 미트르 폴이 강제 퇴거 등 인권 침해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토치 취득 과정은 합법적이었지만 ‘지역사회를 붕괴한’ 책임을 물은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