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는 봄날씨임에도 47도까지 상승하는 등 전문가들은 올해 폭염이 예사롭지 않다고 보고 있다/픽사베이
인도는 봄날씨임에도 47도까지 상승하는 등 전문가들은 올해 폭염이 예사롭지 않다고 보고 있다/픽사베이

 

인도가 봄 날씨로는 유례없이 122년만에 47도까지 기온이 상승하자, 곡물난 우려와 함께 '열 스트레스(heat stress)'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기후변화와 지구 온난화로 인해 폭염일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앞으로 열 스트레스로부터 근로자들을 보호해야 하는 업종들의 경우 이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달,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새로운 온열질환 예방 캠페인과 시행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현재 근로자들의 열 스트레스(heat stress)에 대한 국가 표준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는 캘리포니아주, 미네소타주, 워싱턴주에만 이 기준이 있을뿐, 연방 차원의 기준은 없다. 

 

마이애미, 최고 열관리 책임자까지 임명

인도 기상청(IMD)에 따르면, 인도 북서부와 중부의 4월 평균 최고 기온은 122년 전 기록이 시작된 이래 최고로 각각 35.9도와 37.78도를 기록했다. 인도 뉴델리의 경우에는 지난달 44도 안팎까지 오르는 등 7일 연속 40도를 넘는 기록을 세웠다. 인도에서 가장 더운 곳으로 꼽히는 우타르프타데시주 반다 지역은 지난달 19일 47.4도까지 치솟았다. 파키스탄에서도 곳곳에서 최고 47도 안팎의 기온을 기록했다. 
인도의 주요 밀 경작지가 폭염으로 올해 흉작을 맞을 경우 세계적인 식량대란에 추가 악재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인도 기상청은 북서부 및 중부의 일부 지역에서는 50도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인도에서는 최근 쓰레기 매립지에 있는 17층 높이의 쓰레기 더미가 고온 현상으로 자연 발화해 불타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번 폭음은 인도,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전역에서 동시에 발생해 전기와 물 부족까지 일으키고 있다. 과학자들은 이번 폭염으로 10억명 이상이 위험에 처하게 됐다고 한다.

북미도 예외는 아니다. 미국 북서 태평양과 캐나다 서부에서 무더위로 수백 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캘리포니아의 폭염은 섭씨 38도가 넘는 온도에서 일하는 농부들의 사망 원인 된다. 유럽에서도 지난해 여름 기록적인 무더위로 그리스에서만 2300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영국의 정부기관인 메트 오피스(Met Office)는 "만약 세계 기온이 2도 상승한다면, 극도의 열 스트레스로 인해 영향을 받는 전 세계 인구 숫자는 15배 가량 증가한다"며 "4도 상승하면, 인류의 절반 가량이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온실가스나 기후와 달리, 열스트레스에 대한 리스크는 거의 대비하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다. 

지난해 신용평가회사 무디스는 어떤 분야에서 기후위기가 물리적인 위험을 어떻게 일으키고 있는지를 카탈로그로 만들어 보여줬다. 5000개 이상의 상장사와 200만 개의 기반시설을 분석한 결과, 고온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압박은 인간의 건강, 자원, 운영 등에 다각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가장 큰 자산까지 위협한다고 한다. 

무디스는 열로 인한 위험에 가장 취약한 업종으로 제조업, 운송 및 창고업, 유틸리티, 식품, 광업, 건설을 꼽았다.  미국 내 고온 관련 사망 중에서 농업, 건설, 수렵, 어업, 지원 업무, 폐기물 처리, 환경복원 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70%에 육박한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실내온도 조절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제철소, 창고, 제조 및 육류포장 공장, 차량 및 기타 작업장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도 고온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캘리포니아 대학의 연구조사에 따르면, 극도로 더운 날씨는 시장가치를 떨어뜨린다. 이 연구에 의하면 주식시장은 폭염이 시작된 지 20일 만에 0.42%의 손실이 있었고, 폭염이 길어지면 약 0.68%의 손실을 보았다고 한다. 투자자의 손실은 1.38%까지 증가했다. 폭염에 가장 많이 노출된 기업들은 시장가치의 1~2%를 날렸다고 한다.  

미국 농업의 경우,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농장 노동자들이 노동하기에 위험한 무더운 근무일이 금세기 중반에 이르면 두 배로 늘어날 것"이라는 연구조사를 발표하기도 한다. 최근 미국 마이애미주의 데이드(Dade) 카운티는 세계 최초로 기후와 지독한 더위 문제를 담당할 '최고 열관리 책임자'까지 임명했다.  

미국에선 공익단체 퍼블릭 시티즌(Public Citizen)과 전직 산업보건안전청(OSHA)관료, 130개 이상의 협력단체들이 2018년 공동으로 "연방 차원의 열 스트레스 기준을 수립하라"는 청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캘리포니아주와 워싱턴주는 실외 근무자에게 적용되는 기준으로, 미네소타주는 실내 근무자 관련 기준을 운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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