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자전거가 탄소배출 감소를 위한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피플포바이크즈
전기 자전거가 탄소배출 감소를 위한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피플포바이크즈

 

지난 2년 동안 미국에서 전기 자전거 사용이 늘고 있다. 연료 가격 상승으로 통근자들이 더 저렴한 대체품을 찾으면서 코로나 팬데믹 초기 동안 수요가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최근 포틀랜드 주립대학교 연구팀에서는 연간 1인당 이동 마일(약 1.6km)의 15%를 차지하도록 전기 자전거의 사용을 늘리면 도시 내 승객 운송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2%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면서, 전기자전거의 탄소 배출 절감 효과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졌다. 연구에 따르면, 한 대의 전기 자전거가 매년 평균 225kg의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평균 미국 시민이 1인당 배출하는 평균 탄소 배출량의 1%에 해당되는 양이다. 

업계 관련 전문가들은 앞으로 10년 동안 미국에서 1200만 대 이상의 전기 자전거가 팔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비영리단체 '콜투리사이클'에서 진행 중인 전기 자전거 배터리 재활용 프로젝트./ 콜투리사이클
비영리단체 '콜투리사이클'에서 진행 중인 전기 자전거 배터리 재활용 프로젝트./ 콜투리사이클

 

전기 자전거를 활용하기 쉽지 않은 이유, 안전과 배터리 문제

그러나 전기 자전거를 교통수단으로 활용하기 쉽지 않은 이유가 있다. 바로 안전성이다. 미국의 비영리단체 ‘피플포바이크즈(People for Bikes)’가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 8개 도시 응답자의 70%가 "가족들이 자전거를 탈 수 있을 만큼 도로가 안전하지 않다"고 답했다. 그중 63%는 "도로가 안전하다고 느낀다면 자전거를 탈 것"이라고 답했다.

도시마다 자전거 도로가 도로에 따로 추가되면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수가 늘어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지난 2018년 필라델피아에서 한 쌍의 주요 간선도로에 새로운 자전거 차선을 설치한 결과, 자전거 이용자의 수가 거의 두 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테네시 대학(University of Tennessee)의 토목 환경 공학과 교수 크리스토퍼 체리(Christopher Cherry)는 "사람들이 일하는 곳과 쇼핑센터를 연결한 다른 장소에서도 비슷한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전기 자전거 배터리 재활용이 쉽지 않다는 점도 문제다. 전기 자전거의 배터리 평균 수명은 3~7년이다. 이후 유해 폐기물로 처리되는 것이 대부분이라 환경 오염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이에 전기 자전거를 많이 사용하는 유럽의 경우 전기 자전거 배터리 재활용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아직 부족한 상황이다. 

배터리 재활용 비영리단체인 콜2리사이클(Call2Recycle) CEO인 레오 라우디스(Leo Raudys)는 "전기 자전거로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것은 좋지만, 만약 배터리 수명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문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콜투리사이클(Call2Recycle)은 미국 내에서 전기 자전거 배터리에서 75~80%의 원료를 회수하는 ‘전기 자전거 배터리 재활용(e-bike battery recycling)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필요한 인프라는 이미 갖추어져 있어, 조금만 보태면 활용가능할 듯

전문가들은 다행히 도로와 고속도로가 이미 건설되어 있기 때문에 전기 자전거 활용이 어렵진 않을 거라 전망한다. 새로운 도로를 만들 필요 없이 자동차 도로의 일부를 자전거 도로로 바꾸면 된다는 것이다. 체리 교수는 “차선 만으로는 부족하다. 콘크리트 벽, 차량 진입 방지용 말뚝, 화분, 줄지어 서있는 차를 활용해 자동차 도로와 자전거 도로를 구분할 수 있다. 경계가 명확하지 않은 차선만으로는 운전자들의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다”라고 전했다.

비영리 컨설팅 회사 ‘시티 스레드(City Thread)’의 공동 설립자 사라 스터다드(Sara Studdard)는 “지난 2019년 이후 미국의 5개 도시에서 335마일(약 539 km) 이상의 자전거 도로가 설치됐다. 그러나 이는 주정부와 지방정부가 매년 고속도로와 도로에 지출하는 2000억 달러 (한화 약 253조 6000억 원) 중 극히 일부인 약 1억 달러(한화 약 1268억 원) 규모”라고 전했다. 

시티 스레드의 공동 설립자인 카일 바겐슈츠(Kyle Wagenschutz)는 "많은 도시들이 이미 수백 마일의 자전거 전용도로를 건설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거러나 계획한 것의 4분의 1도 채 이루어지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연방정부가 지원하는 프로젝트는 평균적으로 완료되는 데 거의 10년이 걸리고, 행정상 먼저 처리해야 할 문제가 많아 전자 자전거의 우선순위가 높지 않다”라며 현재 상황의 어려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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