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드로볼트는 유럽 최대 전기차 배터리 공장으로 노르웨이 전체에서 나오는 배터리를 다 처리할 수 있다/홍페이지
하이드로볼트는 유럽 최대 전기차 배터리 공장으로 노르웨이 전체에서 나오는 배터리를 다 처리할 수 있다/홍페이지

유럽 최대의 배터리 재활용 공장이 가동에 들어갔다고 전기차 전문사이트 일렉트렉(electrek)이 1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 공장은 세계 최대 알루미늄 회사 중 하나인 '하이드로(Hydro)'와 유럽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배터리 제조업체 '노스볼트(Northvolt)'가 합작한 회사인 '하이드로볼트(Hydrovolt)'가 만든 것이다. 재활용 공장이 들어선 곳은 노르웨이의 프렉드릭스타드(Fredrikstad) 지역이다.   

하이드로볼트는 "연간 1만2000톤의 배터리를 처리할 수 있으며, 이는 전기차 배터리 2만5000여 개 분량"이라고 밝혔다. 연간 처리 규모를 보면, 노르웨이에서 쏟아지는 수명을 다한 배터리를 모두 처리할 수 있는 용량이라고 한다. 

하이드로볼트는 또 "플라스틱, 구리, 알루미늄, 리튬이온 배터리 내부의 다양한 원소인 니켈, 망간, 코발트, 리튬 등 전기차 배터리에 사용되는 물질의 95%를 회수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알루미늄회사 '하이드로'와 배터리 제조업체 '노스볼트' 합작사

최근 공급망 문제가 세계적인 화두로 떠오르면서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 문제는 제조업체와 각국 정부에 새로운 화두다. 전기차 배터리의 원료 가격이 급등했고 생산량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재활용 소재가 필요한 두 회사가 의기투합했다. 알루미늄회사인 '하이드로'의 경우 탄소중립과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이 가장 중요한 화두다. 재활용 알루미늄을 활용하면, 신품 알루미늄을 생산할 때 드는 에너지에 비해 사용되는 에너지가 5%에 불과하다. 

스웨덴 최초로 리튬이온 전지를 자체개발한 배터리 제조업체 '노스볼트'의 경우 2016년 유럽의 '배터리 공급망 독립'을 외치며 설립됐다. 노스볼트는 지금까지 BMW, 플루언스(Fluence) 에너지, 스웨덴의 스카니아(Scania) 자동차, 폭스바겐, 볼보(Volvo Cars), 볼보의 전치차 브랜드 폴스타(Polestar)를 포함한 주요 고객사들로부터 500억 달러(60조원) 이상의 계약을 확보했다. 폭스바겐은 노스볼트의 지분 20%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노스볼트는 "2030년까지 모든 원자재의 50%가 재활용 배터리로 조달될 수 있도록 재활용 능력을 확립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들의 합작사가 노르웨이에 재활용 배터리 공장을 시작한 이유는 EU 회원국 가운데 노르웨이가 일찌감치 전기차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유럽의 다른 지역보다 배터리 수명을 다하는 전기차를 가장 많이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에서였다. 

 

배터리 재활용, 어떻게 이뤄지나 

하이드로볼트에 따르면, 이들은 폐배터리를 재활용하기 위해 우선 배터리를 완전히 방전시킨 다음 해체한다. 전기차 배터리팩은 크고 무겁다. 보통 450킬로그램 정도의 무게를 지닌다.  케이스에서 배터리 모듈을 제거하는데 케이스는 보통 알루미늄으로 되어 있어서, 하이드로볼트의 협력업체가 재활용하도록 별도로 수거한다고 한다. 

하이드로볼트는 "배터리팩 무게의 70%를 차지하는 배터리 모듈이 재활용할 때 가장 중점적으로 다루는 금속"이라며 "배터리 모듈은 콘베이어 벨트에 실어 재활용시스템으로 보낸다"고 밝혔다. 이러한 과정은 모두 자동으로 이루어지는 폐쇄형 루프 시스템(closed-loop system)이다. 먼지를 모으는 집진기 시스템을 활용하기에 유실되는 물질은 거의 없다고 한다. 

한편, 재활용 시스템으로 들어간 배터리 모듈은 파쇄된다. 배터리 전해액은 증발되고 나머지 고체는 수거된다. 고체는 플라스틱, 알루미늄, 구리와 '블랙 매스(black mass)'라고 불리는 검정색 덩어리로 분류된다. 분류는 고체 부스러기가 같은 종류끼리 분류되도록 몇 번의 과정을 거친다. 부스러기는 작은 알갱이 형태로 모아서 포장한 다음 협력업체로 보낸다고 한다. 

여기서 가장 값어치 있는 부스러기가 바로 블랙 매스다. 여기에 니켈, 망간, 코발트, 리튬이 들어 있다고 한다. 블랙 매스를 정화시키고 배터리에 쓸 수 있는 물질로 만드는 데는 습식 제련(hydrometallurgical) 처리를 해야한다. 노스볼트는 지난해 11월 스웨덴에 있는 노스볼트 연구소에서 이 처리방법을 개발, 검증을 완료했다고 한다. 

하이드로볼트에서 나오는 블랙 매스는 현재 건설중인 세계 최대 배터리 재활용공장 중 하나인 노스볼트의 재활용 그룹 '리볼트(Revolt)'로 운반될 예정이다. 2023년 가동에 들어가는 리볼트 공장은 연간 12만5000톤의 배터리를 재활용하여 기가팩토리(gigafactory)에서 음극재(cathode) 생산에 필요한 원료의 절반을 제공할 예정이다. 

 

노르웨이뿐 아니라 유럽 내 다른 지역에도 추가 건설 예정

한편, 하이드로볼트는 노르웨이 한 국가만으로는 시장 규모가 작아서 향후 유럽의 다른 지역에서도 전기차 시장이 성숙할 때를 대비해 배터리 재활용 공장을 추가로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U위원회는 지난해 "2030년 이후 모든 생산업체들은 배터리의 재활용 원료 함량을 의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하이드로볼트는 유럽의 여러 지역에도 공장을 건설해 2025년까지 7만톤의 폐배터리 처리 능력을 갖추고 2030년까지는 30만톤까지 증대할 계획이다. 

피터 콰포르트(Peter Qvarfordt) 하이드로볼트 CEO는 “하이드로볼트는 광범위한 전기차 운송을 향한 노르웨이의 여행을 개척하는데 이정표를 세웠다”며, “노르웨이에서 나오는 폐배터리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규모지만 앞으로 더 많은 양을 처리하기 위해서 확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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