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 블룸 라스킨(Sarah Bloom Raskin)이 미국의 녹색정책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라스킨은 녹색정책 입법 전문가이며 그 누구보다도 기후 변화 분석을 중앙은행 정책 및 금융 규제에 통합하는 데 앞장서 온 인물이다.
라스킨(Raskin)은 지난 6월 25일부터 열린 '아스펜 아이디어스(Aspen Ideas Festival)' 행사에 영란은행 ESG 부문 선임 고문인 마이클 셰렌(Michael Sheren)과 함께 등장해 연설을 했다.
이어 “미국 내 녹색 정책에 대한 현재의 반발이 위험할 뿐만 아니라 오랜 워싱턴 내부 인사들에게도 충격을 주고 있다”라고 전했다. 라스킨은 미국 대법원이 발전소에 대한 기후 변화 온실가스 배출량을 제한하던 기존 환경보호국(EPA)의 권한을 제한한 판결을 예로 들었다. 지난 6월 30일, 법원은 EPA가 아닌 의회가 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표준을 설정할 권한이 있다고 판결했다.
라스킨은 “발전소 부문이 두 번째로 큰 온실가스 발생원이기 때문에 미국의 탄소 배출량 감소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이 판결은 EPA가 기후 변화를 해결하기 위해 정책을 사용하는 능력을 제한하는 것"이라며 “그럼 앞으로 의회는 어떤 역할을 하게 되는가? 이것은 잠재적으로 다른 기관의 규칙 제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매우 광범위한 판결”이라고 전했다.
미국 내 주에서 반(反)ESG 입법 조치가 등장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의견을 전했다. “웨스트 버지니아와 텍사스 주에서는 투자자들이 소위 말하는 녹색 또는 재생 가능 자산에 투자하는 것을 제한하는 주법이 제안되고 있다”며 “화석연료업계가 청정 에너지로의 전환을 저지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재생 에너지와 관련해 “미국은 그동안 다양한 기술과 투자를 해왔으나 이 법들이 이를 좌절시켰다”라고도 말했다.
영란은행 ESG 고문, 마이클 셰런 “대법원 결정, 미국 내 금융 회사들에게 영향 미칠 것”
현재 유럽은 빠른 속도로 ESG 정책을 채택하고 있다. 때문에 이러한 대법원의 결정은 미국과 유럽 사이 격차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영란은행(Bank of England) ESG 고문 마이클 셰런은 "이번 대법원 판결은 완전히 충격적이다. 미국은 10년 전 영국보다 더 뒤로 가고 있다. 중국도 법을 만들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미국의 모습은 이해하기 힘들다”라고 전했다.
이어 “미국 투자자들이 기후 변화의 위험을 평가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연금 보유자 및 투자자와 더불어 미국이 큰 불이익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월, 듀크 대학교 법학 교수이자 전 미 재무부 차관이었던 사라 블룸 라스킨은 연방준비 제도이사회(Fed) 지명에서 자진 사퇴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라스킨을 연준 부의장으로 지명하고 상원에 인준을 요청해놓은 상태였다.
사라 블룸 라스킨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보내는 서한을 통해 “경제와 금융 시스템의 안정, 회복 탄력성을 유지하기 위해 연방준비은행(FRB)은 기후 변화로 인한 재정적 위험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그녀의 주장은 공화당원들로부터 비판을 받아왔다.
그녀의 지명을 놓고 공화당과 민주당의 의견이 몇 주간 팽팽이 맞서다, 웨스트버지니아 주의 민주당 상원위원인 조 맨친(Joe Manchin)이 라스킨의 지명을 지지할 수 없다고 말하면서 라스킨 전 차관보의 인준이 어려워졌다. 그러자 라스킨은 자신 때문에 다른 연준 위원들의 지명까지 늦어지는 점을 우려해 자진 사퇴를 했다.
이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은 라스킨이 "산업계와 보수적 이익단체의 근거 없는 공격"의 표적이 됐다”고 전했다.
라스킨은 사퇴하면서 "기후와 재정적 위험에 대한 생산적이고 정보에 입각한 토론보다는 내 윤리와 성격에 대한 선동적인 공격을 받았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녀는 "나에 대한 공격에 대해서 걱정하진 않지만 이로 하여금 유능하고 헌신적인 사람들이 정부를 위해 봉사하려는 의지에 영향을 미칠까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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