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가 보고서를 통해 선진국이 개도국에 조달하기로 한 기후 금융 지원이 부족하다고 발표했다./ OECD
OECD가 보고서를 통해 선진국이 개도국에 조달하기로 한 기후 금융 지원이 부족하다고 발표했다./ OECD

 

OECD보고서에 따르면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에 조달하기로 한 기후 금융 지원이 약속한 것보다 훨씬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COP27의 개최국인 이집트는 이와 같은 내용을 지적하며 "기후 변화의 속도를 늦추겠다는 과거의 약속이 후퇴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COP27, 개도국의 기후 자금 조달 여부가 주요 안건이 될 것

올 11월, 이집트의 휴양 도시 샤름 엘 셰이크(Sharm el-Sheikh)에서 유엔 기후 회담이 열릴 예정이다. 이를 앞두고 회의 의장이기도 한 샤메 슈크리(Sameh Shoukry) 이집트 외무장관은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전 세계가 처한 에너지와 식량 문제가 기후 변화라는 우선순위를 분산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지만 이번 COP27의 목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6년 만에 처음으로 COP 회의를 개최하는 아프리카 국가로서 개발도상국이 변화하는 기후에 적응하고 녹색 에너지 전환을 위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방법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COP27을 통해 과거 정상회담에서 이루어진 기후 변화에 대한 정치적 약속과 합의된 전환에 대한 퇴보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기를 희망한다”라고 덧붙였다. 

COP 회의는 지구 온난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행동을 조정하는 기후변화 정상회담으로, 현재의 궁극적인 목표는 산업화 이전의 평균보다 세기말까지 약 2.7°C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1.5도 이하로 제한하는 것이다.

지난 2020년, 선진국은 총 833억 달러를 도상국에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약속한 1000억 달러 에 167억 달러 모자른 금액이다./ OECD
지난 2020년, 선진국은 총 833억 달러를 도상국에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약속한 1000억 달러 에 167억 달러 모자른 금액이다./ OECD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는 선진국의 기후 금융 지원

작년 글래스고에서 개발 도상국가들은 “자신들이 석유와 가스 매장량을 개발할 기회를 박탈해서는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그들은 올해 회의의 우선순위가 개발도상국들이 청정에너지로 전환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선진국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도록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후 선진국들은 개발도상국에게 기후 금융 지원을 하기로 동의했으며, OECD가 지난 금요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선진국은 지난 2020년, 도상국에 833억달러(약 108조5815억 원)를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9년보다 4% 증가한 수치이지만 여전히 부유한 선진국들이 2009년에 세운 목표인 1000억달러(약 130조3500억원)에는 미치지 못하는 금액이다.

이러한 보고서의 결과는 11월 이집트에서 열릴 유엔 COP27 기후 회의에 일찌감치 영향을 미쳐 이번 회의의 주요 목표가 빈곤 국가를 위한 기후 재정 지원이 되도록 했다. 존 케리 미국 기후 특사는 지난해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열린 회의에서 “선진국들이 개발도상국을 위한 자금 조달 목표를 달성하는 데 겨우 20억 달러(약 2조6070억원)밖에 안 된다”라고 말한 바 있다.  

1000억 달러에 달하는 연간 목표액은 원래 2020년까지 달성될 예정이었으나 이후 기한을 2025년으로 연장됐다.  

OECD 분석 결과, 조달된 자금의 대부분은 기후 변화를 막기 위한 이른바 ‘완화 금융’의 형태로 에너지와 운송 부문의 활동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에서 2020년 사이에 선진국 기후 금융의 수혜를 받은 주요 국가는 아시아로 전체 금액의 42%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아프리카가 26%, 미주 17%, 개발도상국 유럽이 5%를 받았다고 OECD는 밝혔다.

COP27의 의장을 맡은 이집트 외무부 장관 샤메 슈크리의 모습/ COP27 트위터
COP27의 의장을 맡은 이집트 외무부 장관 샤메 슈크리의 모습/ COP27 트위터

 

OECD, 2023년까지 선진국 기후 자금 조달 목표 달성 가능성 낮아

OECD는 선진국들이 2023년까지 연간 1000억 달러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이 낮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개발 도상국은 재정에 대한 대화가 온난화 완화 및 적응에 대한 자금 지원으로만 머물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그들은 기후 변화를 유발하는 데 주요한 책임이 있는 선진국이 가난하고 취약한 국가가 입은 피해의 일부를 보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다른 어떤 대륙보다 아프리카가 큰 고통을 겪고 있다. 아프리카산 천연가스를 구매하려는 유럽과 달리 녹색 기반 시설과 파이프라인 및 발전소에 대한 자금 지원은 뒤처져 앙골라, 나이지리아, 세네갈과 같은 국가의 수억 명의 사람들이 전기를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지연시켰다. '기후식민주의'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COP27 이전의 기술적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모인 올해 초 독일 본(Bonn)에서 회의에서 선진국과 개도국 두 진영 간에 불화가 일었다. 

슈크리 의장은 "COP 의장단의 임무는 견해를 일치시키고 수렴하고 이러한 분열을 극복하는 것이다. 금융의 돌파구를 만드는 일은 많은 개발도상국과 아프리카 국가에서 여전히 매우 중요한 문제다"라고 전했다.

동시에 이집트는 지난달 새로 업데이트된 기후 목표를 제출했다. 기후 변화의 속도를 늦추는 데 기여하려는 시도의 일환으로 발전으로 인한 탄소 배출량이 2015년에 8800만 톤으로 증가했고, 2030년에는 1억 4500만 톤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증가율은 평소보다 33% 낮게 유지할 것이라고 이집트는 전했다. 또한 2035년까지 재생 에너지의 비율을 42%로 두 배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6월에 이집트는 2030년까지 강력한 온실가스의 배출량을 30%까지 줄이기 위해 글로벌 메탄 서약에 합류했다. 이집트의 전략에는 계획된 투자가 포함된다. 이집트 정부는 기후변화 완화(mitigation)에 2110억달러(약 275조원), 적응(adaptation)에 1120억달러(약 145조원)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는 업데이트된 완화 목표에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최소 1960억달러(약 255조원)가 필요하며 2030년까지 적응을 위해 500억 달러(약 65조원)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단, 이집트의 이런 계획에는 기후 계획의 표준으로 간주되는 2050년 넷제로 목표가 포함되어 있지 않은 것이 문제로 지적됐다. 2015년 이집트가 처음 제출한 기후 계획은 독립적인 과학적 분석을 제공하는 ‘클라이밋 액션 트래커(Climate Action Tracker)’로부터 ‘매우 불충분’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비영리 단체 이번 제출한 최신 문서 역시 분석하고 있다고 웹사이트를 통해 전했다. 이웃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대규모 탄소 배출국인 중국과 인도의 기후 계획도 CAT으로부터 ‘매우 불충분’하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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