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대학의 연구 결과, 미국인들은 자신과 달리 다른 사람들이 기후 변화에 관심이 없다고 착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픽셀
보스턴 대학의 연구 결과, 미국인들은 자신과 달리 다른 사람들이 기후 변화에 관심이 없다고 착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픽셀

미국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자신은 기후 변화에 관심을 갖고 있지만 다른 사람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4일(현지시각), 네이처 커뮤니케이션 저널에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 정책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반대하는 사람보다 두 배 더 많지만 정작 미국인들은 그 반대라고 잘못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후 정책에 대한 지지를 과소평가하는 미국인들

보스턴 대학(Boston College)의 심리학과 조교수인 그레그 스파크먼(Gregg Sparkman)은 지난해 4~5월 사이 611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미국인의 80~90%는 기후 변화에 대해 생각하는 사람들의 비율이 낮을 것이라고 과소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미국 내 66~80% 사람들이 기후 변화 완화 정책을 지지하고 있지만 정작 37~43%의 미국인만이 이런 생각을 갖고 있다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 정책을 지지하는 사람이 반대자보다 2대 1로 많지만 그 반대라고 믿는 것이다. “대다수의 인식이 실제 지지율과 비교했을 때 20% 이상 생각이 달랐다”라고 보고서는 전했다.

연구진들은 연구를 위해 참가자들에게 미국의 탈탄소화와 2015년 파리 협정과 같은 기후 정책에 대해 물었으며, 화석 연료 회사에 부과되고 세금 우대를 통해 미국인들에게 재분배되는 탄소세에 대한 내용과 재생 에너지에 의해 생산된 100% 전기를 의무화하는 재생 에너지 표준에 대해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 대부분의 미국인들이 기후 정책에 지지하는 사람들이 적을 거라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스턴 대학
조사 결과, 대부분의 미국인들이 기후 정책에 지지하는 사람들이 적을 거라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스턴 대학

 

기후 변화에 대한 인식이 다른 세 가지 이유

기후 변화 정책에 대한 지지를 과소평가하는 결과가 나온 이유는 보수주의자들의 ‘오심 효과’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심리학 용어로 ‘오심 효과(false-consensus effect)’라 불리는 이것은 자신의 의견이나 행동이 실제보다 더 폭넓게 공유된다고 여기는 경향을 말한다.

이어 ‘지역 뉴스’나 ‘보수적인 뉴스’를 통해 여론이 잘못 전달되어 이런 심리적 단절이 나타난 것일 수도 있다고 연구진들은 말했다. 사람이 여론에 대해 추정할 때는 자신이 직접 목격한 사실이나 뉴스 등을 바탕으로 하는데, 미디어가 기후 변화 정책에 반대하는 보수주의자들의 발표에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는 것이다. 연구진들은 “부정확한 언론을 소비한 사람들 사이에서 이런 오해가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전했다.

진보주의자의 경우 자신들의 이상은 원하는 만큼 널리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허구적 독특성(false uniqueness)’ 이 작용해 이런 이분법적인 결과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도 밀했다. 

 

다원적 무지는 기후 변화 문제를 논하는데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이러한 "다원적 무지는 기후 변화와 같은 문제를 다룰 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다원적 무지(Pluralistic ignorance)’는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공통된 오해를 뜻하는 것으로 우리 사회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현상이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데도 대학생들 사이에서 음주가 학생들 사이에 흔하고 바람직한 것이라고 집단적으로 잘못 인식하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다원적 무지는 실제 여론을 변화에 반영하지 못하고 과거 수준에 머무르게 할 수 있어서 문제다. 기후변화에 대한 대중의 합의는 양극화를 줄이는데 핵심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데, 다른 사람들이 기후 정책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변화를 위한 초기 노력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보고서의 저자인 스파크먼은 “이번 연구를 통해 2050년까지 넷제로와 같은 목표를 설정하고자 하는 확고한 의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요 국가 기후 정책이 부재한 데 대한 이해를 도울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기후 정책에 대한 다원적 무지가 미국 지역에 국한되어 있는 것인지 여러 지역에 걸친 많은 인구를 대상으로 하고 있는지는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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