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는 연료의 미래를 책임질 중요한 선택사항으로 오랜 기간 홍보되어 왔다. 수소는 기존의 가스 연소 공정을 사용하지만, 공정 과정에서 탄소 포집 및 저장(CCS) 기술을 사용하는 청색 수소, 재생 에너지를 통해 생산된 전기로 물을 쪼개 수소를 생산하는 녹색 수소로 구분된다.

bp가 세계 최대 규모의 재생 에너지 및 녹색 수소 에너지 허브를 운영 중인 서호주 필바라 지역의 모습./bp
bp가 세계 최대 규모의 재생 에너지 및 녹색 수소 에너지 허브를 운영 중인 서호주 필바라 지역의 모습./bp

올해 초 영국의 2030 수소 용량 목표는 에너지 보안 전략을 통해 5GW에서 10GW로 증가했다. 장관들은 증가분의 절반 이상은 녹색 수소로, 나머지는 청색 수소로 충당될 것이라 말했다. 

하지만 에너지 전문컨설팅 기관인 웨스트우드(Westwood Global Energy Group)는 현재 영국에 총용량 13GW의 청색 수소 프로젝트가 있다는 새로운 분석을 발표했다. 

영국의 에너지 대기업 중 몇몇이 청색 수소 프로젝트 계획의 윤곽을 밝혔다. BP는 티사이드에 영국 최대 규모의 수소 플랜트 설립을 계획 중이다. 이 회사는 올해 500MW급 청색 수소 플랜트 계획 승인을 받은 티사이드의 같은 부지에 60MW급 녹색 수소 플랜트 건설 허가를 신청해 2027년 가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에너지 대기업 유니퍼와 셸은 링컨셔 지역에 청색 수소 생산 시설을 설립하기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웨스트우드는 "영국은 현재 2030년을 목표로 수소 파이프라인에 20개 이상의 녹색 수소 프로젝트 및 15개 미만의 청색 수소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라며 "프로젝트의 개수는 녹색 수소가 더 많지만, 청색 수소 프로젝트가 규모가 더 클 것"이라고 밝혔다.

웨스트우드의 에너지 전환 책임자인 데이비드 린든(David Linden)은 “수소 프로젝트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가격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청색 수소 개발은 영국의 2030년 야망을 충족시키는데 필요한 것”이라 전했다.

 

가스 가격 급등… 비용 문제는 현재진행 중

영국에서는 현재 청색 수소가 녹색 수소보다 확장하기 쉬워 보이지만, 과연 CCS를 적용하는 청색 수소를 저탄소 솔루션으로 간주해야 하는지, 또 지난 1년간 가스 가격이 급증한 것을 감안하여 투자 사례가 바뀌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에너지경제금융분석연구소(IEEFA)는 지난 5월 영국이 가스 인상을 염두에 두고 청색 수소에 대한 재정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2027년 영국의 가스 도매가격은 2021년 수준보다 적어도 3배 더 높을 것으로 보인다.

IEEFA 유럽 에너지 파이낸스 연구소장 아르준 플로라(Arjun Flora)는 웨스트우드의 연구 결과에 대해 “당초 청색 수소는 미래의 전해질 수소 생산을 위한 중간단계로 알려져왔으며, 그마저도 2010년부터 2020년까지 가스 1섬(1,000kcal)당 50펜스 안팎의 낮은 가격에 기초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상황은 변했다. 현재 영국 NBP 현물 거래소의 휘발유 가격은 2021년 7월 이후 섬당 100펜스를 넘어섰고 지난달 400펜스를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아르준 플로라 소장은 “5월 보고서에서 영국의 청색 수소 예상 생산비용이 이미 영국 에너지산업부(BEIS)가 예측한 비용의 3분의 1임을 보여주기 위해 추정치를 더 낮게 예측했으며, 최신 데이터를 바탕으로 오늘날 예상 생산비용은 더 높을 것”이라 전했다. 또한 “청색 수소 프로젝트를 위해 대규모 파이프라인이 발표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경제적으로 실현되기 위해서는 글로벌 가스 상황이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청색 수소의 기후 영향에 관한 질문도 계속되고 있다. 탄소 포집 및 저장(CCUS) 기술은 아직 상업적으로 완전한 기술이 아니며, 이 때문에 청색수소에 대한 투자는 영국의 넷제로 전환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주장되어 왔다. 

에너지 싱크탱크 E3G의 수석 정책 고문 줄리엣 필립스(Juliet Phillips)는 “화석연료를 사용해 생산되는 청색 수소는 우리를 불안정한 국제 가스 시장에 더욱 끌어들인다”고 말한다. 또 “특히 난방을 위한 수소는 소비자 비용은 높으면서 탄소 배출량 감소에는 거의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녹색 수소의 상황은 훨씬 긍정적이다. 녹색 수소는 공정에서 화석연료와 천연가스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가스 비용의 급등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영국 셰필드에 본사를 둔 ITM파워의 CEO 그레이엄 쿨리(Graham Cooley)는 “올해 초부터 메탄과 비료 가격이 상승하면서 녹색 수소가 가스 공급원료로 상품을 생산하는 것보다 저렴해졌다”고 전했다.

또한 “정부가 러시아 가스 공급에 대한 의존을 해결하기 위해 자국의 에너지 믹스에서 재생에너지 비율을 높이고 있기 때문에 이는 우리에게 매우 강력한 동력”이라며 현재 상황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메탄가스를 대체하여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데 도움이 되는 넷제로 에너지 가스는 단 한 가지 뿐”이라고 덧붙였다. 녹색 수소는 또한 비료용 친환경 암모니아 생산을 통해 에너지 안보와 식량 안보에도 기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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