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밸류커넥트(SOVAC)가 3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복귀했다. SOVAC은 사회적 가치(SV)의 대중 인식을 제고하고, 산업과 투자자, 학계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 네트워크를 형성하기 위해 열리는 국내 최대의 민간 축제이다.
SOVAC 사무국은 ‘성장을 위한 연결(Connect for Growth)’을 주제로 행사를 열었고, 사회적기업과 소셜벤처, 임팩트 투자기관, 공기업 등 130여 개의 파트너와 3000여 명의 참가자가 행사장을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임팩트온>은 엠와이소셜컴퍼니(MYSC)의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동행, 오픈 이노베이션’과 BNZ파트너스가 주관하는 ‘넷제로의 열쇠? 기후기술 투자 생태계가 답이다!’ 세션에 참여하여 지속가능한 혁신을 위한 생태계의 노력과 비전에 대해 들었다.
오픈 이노베이션, 공통의 미션과 언어가 핵심
김정태 MYSC 대표는 “시장은 불확실성이 특징인 미지의 영역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기업들이 새 시장에서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스타트업과 함께 하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찾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 대표는 “오픈 이노베이션이란 단순한 재무 거래를 넘어서서 공통의 미션을 설정하여 협업하는 방식”이라고 정의했다.
세션 주최인 MYSC는 486억원의 운영 자산으로 다양한 소셜 벤처 기업에 투자하는 투자사이다. MYSC의 성공한 투자 사례로는 트래쉬버스터즈, 유니크굿컴퍼니와 같은 시리즈 A와 B까지 도달한 스타트업이 있다. 세션에 참가한 해양오염청소 스타트업인 쉐코와 해녀의부엌도 MYSC가 투자했다.
쉐코는 AI 로봇으로 바다를 청소하는 3년차 스타트업이다. 권기성 쉐코 대표는 “혁신적인 수질 정화 로봇을 만드는 기업으로 올해 그린 뉴딜 사업에 선정됐다”고 소개했다.
권 대표는 “쉐코는 시간당 2만 5000리터 이상의 오염물을 회수하고 분리할 수 있는 하드웨어 기술이 있으며, 해수면의 빛 반사와 같이 인식율을 떨어뜨리는 요소를 제거하는 기술을 기존 가격의 10배 이상 저렴하게 개발하여 제주도에서 녹조 제거 용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 대표는 “오픈 이노베이션이란 기업이 내부에 국한하지 않고 외부 조직, 관계자와 협업하여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쉐코는 오픈 이노베이션의 사례로 SK이노베이션에서 5억원을 투자받아 개발한 시제품, 오염 물질 제거 캠페인 기획, SK이노베이션의 폐배터리를 재활용해 로봇을 만드는 사업에 대한 계획을 제시했다.
쉐코는 해양환경공단과 MOU를 맺고 공단이 보유한 50m 수조 제품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공단 근무자가 쉐코에서 일하는 ‘쉐르파’ 프로그램도 2년째 지속하고 있다. 쉐코는 GS칼텍스와 제품 실증 사업을 진행하고, 현대자동차의 울산 공장에 나노 필터를 장착한 로봇을 배치하여 수질 오염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 있다.
해녀의부엌은 제주도의 해산물 판로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스타트업이다. 김하원 해녀의부엌 대표는 “제주 수산물 시장 규모는 8000억원인데, 낙후된 유통구조의 한계성과 생산자의 폐쇄성으로 어려움을 겪는 해양 산업 종사자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해녀의부엌은 동원 F&B와 협업하여 뿔소라 미역국과 군소 무침을 만들었다. 김하원 대표는 “대기업은 원물을 저렴하게 제공하는 곳과 계약을 체결하는 게 이득이지만, 동원은 해녀에게 시중가의 20% 높은 금액으로 원물을 구입해서 납품했음에도 이를 받아들였고 소비자들에게 스토리를 전달하는 상품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패널 토론에서는 스타트업과 대기업의 오픈 이노베이션이 성사되려면, 서로의 언어를 맞추는게 중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조환성 SK이노베이션 PL은 “기업은 전담 조직을 마련하여 스타트업의 사업 기술과 사업성에 대해 정확히 파악할 능력을 갖춰야 하며, 스타트업은 기술만 어필하는데 그치지 않고 기술을 통한 사업성과 성과를 제시하는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기후테크 투자 대상…녹색분류체계로 선별
임대웅 BNZ파트너스 대표는 “기후변화에 대응하지 않으면 2100년에는 GDP의 25%가 사라지고, 탄소중립 사회로 전환한다고 해도 탄소국경조정세, 탄소세 등으로 기업과 국민은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 대표는 “기후 변화 대응과 무대응 모두 경제적 손실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우리는 기후테크에서 새로운 혁신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대표는 “래리 핑크 블랙록 회장은 1000개의 유니콘 기업이 기후기술에서 나온다고 했고, 실제로 기후기술 VC와 PE의 규모가 45조원으로 자금이 빠르게 모이고 있다”며 “K-택소노미에 부합하는 기업들을 선별해보니 한국에만 100곳 이상이었다”고 전했다.
코스모스랩은 수계 배터리를 개발하여 기존 리튬 배터리의 한계를 뛰어넘었다. 이주혁 코스모스랩 대표는 “리튬형 전지는 불이 잘 붙고 화재가 나면 소방차 35대 분량의 물로도 진압이 어렵다”며 “코스모스랩은 리튬, 코발트, 망간이 아닌 바이오매스를 100%로 사용해서 불이 나지 않는 안전한 배터리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수(水)계 배터리는 물을 사용한다. 이 대표는 “수계 배터리는 비발화성이라는 장점이 있기에 기존에도 개발되어 왔으나 에너지 용량이 작아서 사용에 한계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코스모스랩에 따르면, 이 제품은 새 기술을 통해 에너지 밀도를 늘려서 성능을 세 배 이상 높였고, 다양한 디자인을 개발하여 생활 제품에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플로워에서 한 기업 관계자는 “리튬 배터리를 넘어 코스모스랩의 배터리가 시장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을 이주혁 대표에게 전했다. 이 대표는 “우리 같은 팀이 한국에는 없지만 일본, 호주, 미국, 유럽 등지에는 이 기술을 상용화한 팀이 많다”며 “코스모스랩은 상용화를 넘어 소비자들이 일상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고 답했다.
이주혁 대표는 “배터리는 에너지 저장소(ESS)로 기존 소비자들이 전력을 사용할 때 화석연료로 발전하는 한전의 전기에 의존하지 않고, 각자의 가정에 배치된 ESS의 잉여 전력을 활용해 전력 사용도 줄이고 누진세도 아끼는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순열 한국사회투자 대표는 “투자 대상 스타트업을 선별할 때 우선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Taxonomy)를 활용한다”고 말했다.
이순열 대표는 “한국사회투자는 매년 1000여 개의 스타트업을 만나는데 그린테크 기업이 증가하고 있다”며 “1000개 기업 중 205개가 ESG 솔루션이 있고, 환경 솔루션은 104곳, K-택소노미에 부합하는 기업은 64곳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65개 기업 중에는 온실가스 감축 솔루션 기업이 가장 많았고, 순환경제, 물 오염 해결 솔루션 기업이 그 뒤를 이었다”고 덧붙였다.
한국사회투자가 육성한 주요 기후투자 스타트업으로는 시드앤(SeedN), 제이엠웨이브가 소개됐다.
시드앤은 건물 냉난방을 인공지능으로 자동화하는 기술이 있는 스타트업이다. 이 회사는 2015년에 설립, 기술 개발에 7년을 투자한 후 올해 사업화를 시작했다. 현재는 미국, 독일, 싱가포르에 진출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제이엠웨이브는 경유 트럭을 전기 트럭으로 전환하는 솔루션이 있는 기업이다. 제이엠웨이브도 전동화 기술 개발을 5년간 수행했고 올해 10월부터 제품을 생산하여 미국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이순열 대표는 “자금이 성장 궤도에 오른 검증된 기후테크 스타트업에 몰리고 있는데, 이는 적절하지 않다”며 “기술 경쟁력이 높은 유망 스타트업과 벤처를 초기에 발굴하고 성장 단계를 함께할 모험 자본과 인내 자본의 역할을 하는 직접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한국사회투자도 BNZ파트너스와 올해 말 100억원 규모의 기후테크 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3년 만에 열리는 오프라인 SOVAC 2022, 올해 어젠다는?
- HBR 마크크레이머 교수, "ESG 목표와 재무 성과 연결 위한 6가지는?"
- ECB, 저탄소 기업 중심으로 회사채 매입... 금감원도 기후 시나리오 만들기로
- 택소노미는 법적 도전에 직면하고, 바이오매스는 보조금을 중단키로 결정
- 2030 수소 목표 2배 확대한 영국…어떻게 충당할까
- 미국 농무부, 기후 친화적 농업에 대한 투자 세 배로 늘려
- 기후테크는 불황을 모른다
- 구글, 순환경제 관련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출시
- 탄소가격 반영한 탄소회계 솔루션 필요해...‘그린 비즈니스 위크 2022’서 각계 의견
- 미국 시스코 선정, 지구를 바꿀 3곳의 스타트업은?
- 기후테크 스타트업 사각지대 메워주던 SVB 파산, 영향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