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P는 RNG 투자 확대 방침, 인수에 대한 평가는 엇갈려

영국의 석유 기업인 BP가 RNG 기업인 아키아 에너지에 약 41억 달러를 투입해 인수한다고 밝혔다./ BP
영국의 석유 기업인 BP가 RNG 기업인 아키아 에너지에 약 41억 달러를 투입해 인수한다고 밝혔다./ BP

영국 메이저 정유사 BP가 미국의 재생천연가스(RNG, renewable natural gas) 부문을 선도하는 기업인 아키아 에너지(Archaea Energy)를 인수한다고 지난 17일(현지시각) 발표했다.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인수에 필요한 금액은 41억달러(약 5조8000억원) 가량이다. 글로벌 석유 기업들이 신재생에너지 기업을 인수해 탈탄소 전략도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RNG는 매립지나 유기 폐기물(분뇨, 음식물 쓰레기 등)에서 포획한 가스다. BP의 CEO인 버나드 루니(Bernard Looney)는 지난 2020년 7월에 취임해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투자를 늘렸다. 이후 온실가스(GHG) 배출과 석유·가스 생산을 감축하고, 2050년까지 넷제로를 달성한다고 선언했다. 이번 투자는 루니가 CEO로 취임한 이래 최대 규모의 인수라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BP의 CEO인 버나드 루니. 2020년 7월에 취임한 이후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BP
BP의 CEO인 버나드 루니. 2020년 7월에 취임한 이후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BP

아키아 에너지는 미국 전역에서 RNG 시설 50개를 운영하고 있다. BP는 오는 2030년까지 아키아 에너지의 RNG 연료 생산량을 지금의 5배 수준인 하루 3만 배럴로 늘릴 계획이라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루니는 “탄소 발자국을 줄이려는 전력·운송 회사들이 바이오가스 공급을 원한다”며 “RNG 수요가 공급보다 더 많아 바이오가스 부문은 2050년까지 25배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인수 소식에 BP와 아키아 에너지의 주가 방향은 엇갈렸다. 지난 17일 기준 BP의 주가는 약 1% 하락했지만 아키아 에너지는 약 53% 상승했다. BP는 아키아 에너지 주식 1주당 현금 26달러(약 3만7000원)로, 총 33억달러(약 4조7000억원)와 아키아의 부채인 약 8억달러(약 1조원)를 함께 떠안는다.

아키아 에너지. BP에 인수되면서 향후 사업이 확대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 Archaea Energy
아키아 에너지. BP에 인수되면서 향후 사업이 확대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 Archaea Energy

BP의 아키아 에너지 인수에 대한 우려도 있다. 투자 회사인 제프리금융그룹(Jefferies Financial Group)의 분석가들은 “높은 프리미엄으로 인해 단기가치 평가지표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오는 2023년에는 투자자들이 BP의 주식을 환매할 가능성도 있다”고 평가했다.

BP는 이번 인수를 통해 장기적으로 BP의 수익이 늘어난다고 분석했다. BP는 이번 거래로 2030년까지 바이오가스에서 이자, 세금, 감가상각, 상각전영업이익(EBITDA)에 미칠 영향을 생각하면 2030년의 수익은 20억달러(약 2조8500억원)로 올해 대비 2배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BP는 이번 인수가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금 정책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BP는 RNG 사업에 대한 투자를 늘릴 방침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루니는 “BP는 2027년까지 이번 사업에 17억달러(약 2조4000억원)를 투자해 성장을 가속할 계획”이라며 “BP는 지출 계획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BP는 2025년까지 연간 지출의 40% 이상을 신재생에너지와 화석연료 전환에 대한 투자할 계획이다.

아키아 에너지 이사회의 다니엘 라이스(Daniel Rice) 의장은 이번 매각이 아키아 에너지가 성장할 기회로 평가했다. 라이스 의장은 “이번 매각은 주주들의 수익을 극대화하고 회사의 잠재력을 최대로 발휘할 플랫폼으로 만들 방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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