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 에너지 장관급 회의가 도쿄에서 열렸다. 일본 경제산업성(산업부)은 26일 회의에 참여한 각국 에너지 장관들이 저공해 수소 연간 생산량을 현재 100만 톤에서 2030년까지 최소 9000만 톤으로 확대하는 안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미국, 호주, 독일을 포함한 20개국 에너지 장관이 러시아 침공 이후 발생한 LNG 공급 문제를 수소 공급 확대로 해결하고자 한다고 보도했다. 장관들이 합의한 ‘저공해 수소’는 블루수소와 그린수소를 모두 포함한다.
수소 연간 9000만 톤 생산…IEA 목표보다 조금 낮아
수소는 철강, 석유 및 가스와 같은 산업의 탈탄소화를 달성하여 2050년 넷제로 목표를 달성하는데 큰 도움이 되는 연료로 인식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수소경제를 ‘좁지만 가능한’ 길로 표현하며, 수소를 통한 에너지 전환을 꾸준히 강조하고 있다.
일본 산업부는 “저탄소 및 재생 가능한 수소의 지속 가능한 생산과 사용을 전략적으로 늘리는 것이 에너지 안보와 기후 목표를 보장하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믿는다”는 입장을 전했다.
장관들이 합의한 연간 수소 생산량 9000만 톤은 IEA가 제시한 양에는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다. IEA는 2050년 넷제로 목표를 달성하려면 2030년까지 9500만 톤의 수소가 필요하다고 분석한 바 있다.
블루수소는 천연가스를 사용하여 생산하지만, 배출된 탄소를 포집 및 저장하여 배출량을 제거한다. 그린수소는 재생에너지 전기를 활용하여 물에서 수소를 추출하는 ‘수전해 방식’으로 생산한다.
로이터에 따르면, 일본은 연간 수소 공급량을 현재 200만 톤에서 2030년까지 300만 톤으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LNG 대체제로서 수소…가정용 난방에 보급될 전망
수소가 LNG의 대체 에너지원으로 부상하면서, 천연가스가 주로 사용되던 가정용 난방에도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2030년까지 LNG로 가열하는 난방 장치와 온수기 판매를 금지할 예정이다. 캘리포니아 대기 자원 위원회(CARB)는 지난 22일 이 안건을 투표에 부쳤고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캘리포니아는 지난 15일에 신축 건물에서 LNG를 사용하면 받을 수 있던 인센티브 제도를 폐지한 바 있다. 유틸리티 기업은 신축 건물에 LNG 가스관을 설치하는 비용 일부를 고객들에게 청구할 수 없게 됐다.
영국은 도시가스 보급률이 85%로 한국과 전 세계 공동 2위이다. 에너지전환포럼에 따르면, 영국은 북해 유전과 가스전을 보유하여 가스 자급률이 42% 수준임에도 유럽의 에너지 대란으로 에너지 요금을 강도 높게 인상했다.
영국 미디어 가디언은 26일(현지시각) "정부가 가정용 난방에서 탄소를 저감하기 위한 방편으로 수소를 화석연료 가스와 혼합하여 사용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정부가 2026년부터 가정용 난방에 수소를 대규모로 보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영국은 지난 23일 콰시 콰르텡 재무장관이 공개한 예산에 5개 수소 인프라 프로젝트를 담았다. 가정에 LNG를 보급하던 가스관에 수소를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사용처 선정이 중요…가정용 난방 아닌 항공, 화학, 철강
수소는 에너지 비용이 높아서, 사용처 우선순위를 정하는게 관건이라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컨설팅 기업인 콘월 인사이트(Cornwall Insight)는 가정용 보일러에 LNG 대신 수소를 사용하면 2030년까지 난방비가 두 배가량 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콘월 인사이트는 2050년까지는 가정에서 부담해야 하는 에너지 비용이 70% 늘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텐드라 파텔(Jitendra Patel) 콘월 인사이트 수석 컨설턴트는 “가정용 가스보일러에 100% 수소 연료를 사용하는 것은 비경제적”이라고 말했다.
마이클 리이브리히 블룸버그 신에너지 파이낸스 CEO는 지난 23일 개인 트위터 계정을 통해 “그린수소를 난방에 사용하는 것은 동일한 전기량을 히트펌프에서 사용하는 것보다 6배 덜 효율적”이라며 “수소를 가정용 난방에 써야 한다고 주장하는 가스 산업 에너지 애널리스트는 한 명도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포츠담 기후영향연구소(PIK)는 지난해 5월 네이처 클라밋 체인지라는 학술지에 발표한 연구에서 수소 기반 연료는 훌륭한 청정에너지 운반체가 될 수 있지만 비용과 위험도 크다고 분석했다.
PIK는 수소를 가정용 연료에 사용했을 때, 가격이 지나치게 높고 공급에 문제가 있음을 확인하게 되면 결국 더 많은 석유와 가스를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PIK는 장거리 항공과 화학, 철강과 같은 분야에 수소 기반 연료를 우선하여 사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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