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록, 미국 배터리 저장 개발업체 주피터 파워 인수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과 사모펀드 칼라일 그룹, 기관투자자 온타리오 교사 연금이 에너지 기업을 인수하거나 직접 만들고 있다.
에너지 중심의 사모펀드 회사인 엔캡(EnCap)은 유틸리티 규모의 배터리 에너지 저장 시스템인 주피터 파워(Jupiter Power)를 블랙록(BlackRock Alternatives)에 매각한다고 15일(현지시각) 발표했다.
2017년에 설립된 주피터 파워는 655메가와트시(MWh)로 구성된 텍사스 최대 규모의 배터리 저장 시설을 운영하며, 건설 중인 신규 프로젝트는 340MWh다. 현재 파이프라인은 메인 주에서 캘리포니아 주까지 1만1000메가와트(MW) 이상으로 구성되며, 그리드 지원 및 재생 가능 에너지에 대해 증가하는 요구를 충족하도록 설계되었다.
에너지 저장 솔루션은 핵심 에너지 전환 투자 영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풍력 및 태양광과 같은 많은 재생 가능 에너지원의 간헐적 생성 특성과 24시간 에너지 수요를 충족해야 하는 필요성을 고려할 때, 저장은 빠르게 확장되는 청정에너지 전환을 위한 주요 구성 요소 중 하나다.
주피터 파워의 CEO인 앤디 보우먼(Andy Bowman)은 “블랙록의 인프라 사업부가 주피터 파워의 독보적인 에너지 저장 플랫폼을 인수한 것은 에너지 저장 장치가 전기 비즈니스의 중요한 플레이어로 성숙하고 있다는 또 다른 신호다”라고 전했다.
이번 매각 발표는 최근 블랙록이 호주 배터리 에너지 저장 시스템과 재생 에너지 개발업체인 아카이샤 에너지(Akaysha Energy)를 7억달러(약 9280억원)에 인수한 데 따른 것이다. 블랙록은 지난 6월, 에너지 전환 및 에너지 안보 위기에서 장기 투자 기회를 추구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영구적 인프라 전략’을 발표해 기후 인프라 기능을 적극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칼라일 그룹, 유럽 청정에너지 개발 사업체 출범
사모펀드 칼라일 그룹(Carlyle Group Inc)은 지난 15일, 기후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 노력의 일환으로, 태양열 및 기타 재생에너지 발전소 건설을 위한 사업부 ‘탤리스 에너지(Telis Energy)’를 결성했다고 발표했다.
수년 동안 인프라 펀드는 안정적인 수익을 위해 저탄소 에너지 발전에 대한 지분을 매입해왔다.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프로젝트를 개발하려 초기 단계에서 프로젝트에 뛰어들고 있다.
칼라일 인프라스트럭처(Carlyle Infrastructure)의 최고 투자 책임자인 푸자 고열(Pooja Goyal)은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가 건설하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단순히 기존 플랫폼이나 기존 포트폴리오를 구매한 것이 아니다. 처음부터 이러한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위험을 조정하는 데 더 낫다고 여겼다”고 덧붙였다.
칼라일 인프라스트럭처는 전력, 에너지, 운송, 디지털 및 수도 부문에서 약 150억달러(약 19조원) 상당의 자산을 관리하고 있다.
탤리스 에너지는 유럽에서도 특히 영국, 프랑스, 스페인, 독일에 집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고열 책임자는 “우리는 현지 개발자와 파트너 관계를 맺거나 잠재적으로 일부 개발 플랫폼을 인수하는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공급망 제약이 다소 과장된 부분이 있지만, 재생에너지가 급격히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공급망에 많은 투자를 할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칼라일은 2030년까지 탤리스 에너지가 목표로 한 10기가와트(GW)의 파이프라인에 도달하기 위해 얼마를 지출할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지난 2018년 말부터 재생 가능한 자산에 약 12억달러(약 1조원)를 투자했다고 말한 바 있다.
온타리오 교사 연금, 맥쿼리 해상풍력 발전소에 최대 10억 달러 투자
지난 5월, 캐나다의 주요 연금 기금인 온타리오 교직원 연금 플랜(Ontario Teachers' Pension Plan)은 호주의 맥쿼리 그룹이 시작한 새로운 해상 풍력 사업에 투자하기로 합의했다.
연기금 및 인프라 펀드는 재생에너지 발전 프로젝트의 지분을 구입하는 경우가 많지만, 아직 건설되지 않았거나 소비자의 동의를 얻지 못한 채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경우는 드물다.
온타리오 교사 연금은 맥쿼리가 새로 출범한 해상풍력 개발업체인 코리오 제너레이션(Corio Generation)과의 계약에 따라, 한국, 대만, 일본, 아일랜드, 영국에 등 약 9개 지역에 14개 고정식 및 부유식 풍력발전소를 개발하기 위해 최대 10억달러(약 1조원)를 투자할 예정이다.
온타리오 교사 연금을 관리하는 그린필드 투자(Greenfield Investments and Renewables)의 전무이사인 크리스 아일랜드(Chris Ireland)는 로이터 통신에 “이 과정에 더 일찍 참여하는 건, 우리가 다른 사람과 경쟁하지 않고 장기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좋은 프로젝트에 접근할 수 있게 해준다”고 말했다.
온타리오 교사 연금은 약 1850억달러(약 245조원)에 달하는 자산을 관리하는 캐나다 최대 연금 기금 중 하나다.
해상풍력 프로젝트에 대한 수요가 치열해짐에 따라, 노르웨이의 에너지 기업인 에퀴노르(Equinor)가 운영하는 해상풍력 프로젝트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프리미엄이 붙었다. 에퀴노르는 미국 풍력발전소 2곳의 지분 50%를 BP에 매각하는 등 최근 몇 년간 해상풍력 프로젝트와 관련해 여러 건의 거래를 통해 10억달러(약 1조원)의 이익을 봤다.
덴마크의 오스테드(Orsted) 역시 지난 4월, 용량이 1.3GW에 이르는 세계 최대 해상풍력 발전 단지 ‘혼시2(Hornsea 2)’ 프로젝트의 절반을 프랑스 컨소시엄에 30억파운드(약 4조원)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
이와 관련해, 아일랜드 전무이사는 “개발의 경제성이 운영 중인 프로젝트를 사는 것보다 더 매력적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전 세계 정부가 전력망에서 탄소배출량을 줄이고 러시아로부터의 에너지 수입 의존도를 줄이려고 노력함에 따라 이 부문에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유럽 풍력에너지 단체 윈드 유럽(WindEurope)의 데이터에 따르면, 현재 유럽은 2021년 신풍력 발전 단지에 410억유로(약 57조원)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