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규모의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에너지 전환에 주목한 영구 인프라 투자 전략을 수립하겠다고 발표했다.
블랙록이 그동안 구축한 광범위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지속적인 투자를 모색하고, 인플레이션에도 탄력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는 것이다.
블랙록이 내세운 새로운 영구 인프라 투자 전략
지난 16일, 블랙록은 “영구적인 인프라 전략을 수립하고 주춧돌이 되는 투자자들의 수십억 규모 자금으로 시작해 이를 크게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가격이 상승하고 러시아 석유와 천연가스에 의존하지 않는 독립적인 에너지 정책이 요구되면서, 녹색 경제 및 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크게 늘었다.
이에 블랙록은 디지털 및 커뮤니티 인프라, 지속 가능한 이동성 및 순환경제뿐 아니라 에너지 전환과 에너지 보안의 메가트렌드에 대한 투자를 추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터 센터, 그리드 디지털화 기술, 배터리 저장 시스템, 천연가스 저장 및 운송 시설과 같은 자산을 포함해 각종 유틸리티, 물류의 끝과 끝을 연결하는 엔드 투 엔드(end-to-end) 공급망 시스템, 재생 에너지 인프라 업체와 같은 완전히 통합된 사업에 자본을 배치할 계획이다. 블랙록은 “이 같은 사업에 투자해 기업들이 차차 저탄소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앞으로 이뤄질 블랙록의 새로운 인프라 투자는 절반 이상이 유럽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블랙록 경영진은 "유럽 투자액의 35~40%를 계획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블랙록의 대체 투자 책임자인 에드윈 콘웨이(Edwin Conway)는 "인플레이션이 높아지는데, 갑자기 쓰던 화석연료를 차단하고 내일 당장 재생에너지를 사용할 순 없다. 프로젝트가 충분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의도는 대형 에너지 회사와 협력하는 것이다. 그들은 인적 자본의 거대한 고용주이고, 그들 역시 미래를 내다보고 있다"라고 전했다.
블랙록에 대한 비판과 그에 대한 블랙록의 반응
블랙록은 그동안 ESG 투자에 주력해, 미국 공화당을 비롯한 보수주의자들로부터 "오크(woke) 자본주의"라는 비판을 들어왔다.
공화당원들은 특히 블랙록의 설립자 래리 핑크가 기업들에게 보낸 서한과 주주 제안에 찬성하는 과거 투표들을 인용해 근거로 들었다.
실제로 웨스트버지니아주 정부는 지난 10일, 블랙록과 5개 주요 은행들에 대해 새로운 주법을 들며 "에너지 회사들에 대한 불매운동에 관여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지 않는 한 그들과의 거래를 중단할 계획이라고 경고했다.
텍사스 역시 비슷한 행보를 보여왔다.
블랙록은 웨스트버지니아 주의 경고에 대해 언급을 회피하는 한편 ‘최근 기후에 관해 주주 제안하는 것이 관행처럼 되어 왔기 때문에 올해에는 반대 표가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블랙록의 수장 래리 핑크는 최근 블룸버그와의 TV 인터뷰를 통해 "나는 환경 경찰이 되고 싶지 않다. 민간 부문에 그런 역할을 맡기는 것을 잘못된 일"이라고 말했다.
장기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블랙록의 인프라 투자 전략
블랙록의 인프라 투자 전략은 안정적인 수익을 원하는 장기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질 예정이다. 가격 변동이나 환 위험 등에 영향을 받지 않는 현물 거래 위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증시 폭락으로 인해 기술, 재생 에너지 관련 기업들이 과대평가되었다는 투자자들의 우려가 심화되었기 때문이다.
블랙록의 글로벌 리얼 애셋 사업부 담당인 앤 발렌타인 앤드루스(Anne Valentine Andrews)는 "몇 년 전만 해도 모든 사람들이 '더 많은 재생 에너지를 만드는 것’에 집중했다. 이제 모든 사람들이 재생에너지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탄소를 제거하지 않고는 재생 에너지 분야에 이를 수 없을 것"이라고 의견을 전했다.
블랙록 자산 연구팀은 대기업과 협력해 탄소 포획과 저장, 배터리 기술, 수소 및 천연가스 저장과 운송 등의 분야에 대한 투자 자금을 지원하고, 운송을 보다 지속 가능하게 할 계획이다.
앤드루스는 이어 "블랙록의 새로운 전략은 사실상 재생 가능한 에너지 투자자와 인프라 투자자들 사이의 합작품"이라며 "일정 기간동안 고정 금액을 올리고 마지막에 수익을 내는 사모형 펀드와는 다르기 때문에 안정적인 지급이 필요한 보험사,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를 겨냥해 정기적인 소득을 창출하고 투자가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라고 전했다.
블랙록은 확장 가능한 형태의 투자 전략을 출시할 계획이며 2022년 하반기에 파트너를 물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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