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넬, 미국에 거대 태양광 패널 생산 공장 건설한다

이탈리아의 국영 다국적 에너지 회사인 에넬(Enel Group)이 미국에 최대 6기가와트(GW) 규모의 태양광 모듈 제조 공장을 건설해 미국의 재생에너지 수요를 충족시킬 계획이라 밝혔다. 현재 미국은 1GW 이상의 대규모 태양광 제조 사업장이 5곳 미만인데, 태양광 수요는 급증하고 있다.

에넬의 두 번째 태양광 제조시설이 되는 미국 공장은 2023년 상반기에 착공해 2024년 말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며, 초기 용량은 3GW가 될 것이라고 알려졌다. 에넬은 또한 시칠리아 공장의 전력 용량을 200메가와트(MW)에서 3GW로 늘릴 예정이라 발표했다. 자회사이자 태양전지 패널 및 셀 제조업체인 3Sun을 통해, 새로 건설하는 공장에서 미국 최초로 태양 전지를 생산할 것으로 기대된다고도 했다.

에넬은 현재 미국에서 부지를 물색 중이다. 월스트리트 저널(The Wall Street Journal)은 에넬의 프로젝트가 10억달러(약 1조원원)를 넘어설 것으로 추산했다.

한편, 에넬은 이번 달 클라이밋 액션 100+(Climate Action100+, 이하 CA100+) 넷제로 기업 벤치마크에 부합하는 최초의 기업으로 인정받았다. 지난해 시작된 이 벤치마크는 배출과 넷제로 목표, 기후 로비, 공정한 전환 등 일련의 지표로 초점을 맞춘 기업을 평가한 것으로, 투자자들의 평가 기준으로 활용된다. 에넬의 주요 투자자는 영국의 자산운용사 Abrdn, 내셔널 트러스트(National Trust), 네덜란드 자산운용사 로베코(Robeco) 등이다.

재생에너지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넷제로 목표 달성을 위한 우선순위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청정에너지 투자가 2030년까지 약 4조달러(약 5428조원)에 달해야 2050년 넷제로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추산한다. 이러한 국제적 동향에 발맞춰 미국도 배출량 감축 목표를 위해 신재생에너지 구현을 빠르게 늘리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해 유틸리티 규모 태양광의 전력 용량을 13.2GW로, 소규모 태양광의 전력 용량을 5.4GW로 대폭 늘렸다.

그러나 EIA에 따르면, 미국 태양 전지판 출하량의 80% 가까이가 아시아산이었으며, 이러한 수입으로 재생에너지 가격의 상승과 변동이 부분적으로 발생했다. 수입과 관세 우려로 올해 2분기의 전력구매계약(PPA) 가격이 8% 올랐고, 이후 공급 제약과 함께 수요 증가세가 지속되며 3분기 전체 재생에너지 PPA 가격이 약 10% 올랐다.

에넬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그들의 태양전지 생산을 확대하는 계획에 주된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에너지 프로그램에 3700억달러(약 502조원)가 배정된 IRA는 수입에 대한 의존을 끝내기 위해, 국내 재생에너지 제조에 상당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인센티브는 재생에너지 제조에 대한 100억달러(약 13조원)의 세액공제와 국산 자재를 사용하는 생산자에 대한 세금 감면 혜택 등이다.

엔리코 비알 에넬 북미 대표는 “IRA에 따른 최근의 정책적 후폭풍은 미국 내 태양광 제조에 대한 야망의 촉매제가 되어 미국의 새로운 에너지 시대를 열었다”며, “미국의 청정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하고 강화할 수 있게 국내 태양광 공급망을 강화하는 것이 에넬의 목적”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