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펌프 판매, 향후 몇 년 동안 기록적인 수준으로 치솟을 것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새로운 보고서를 통해, 히트펌프의 판매가 향후 몇 년 동안 기록적인 수준으로 치솟을 것이라고 지난 30일 발표했다.
히트펌프는 저탄소 솔루션으로, 소비자가 비용을 절감하고 국가가 수입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수 있게 한다. 공기를 흡수해 열을 내는 공기열 히트펌프와 지열을 이용한 지열 히트펌프가 있다. 히트펌프 보일러는 일반 보일러에 비해 전기를 적게 사용하고 효율은 2.5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정, 사무실, 학교 및 공장과 같은 전 세계 건물 대부분의 난방은 여전히 화석연료, 주로 천연가스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에너지 공급난이 지속되자, 히트펌프 시장이 최근 몇 년간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IEA 자료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의 경우 2021년 히트펌프 판매가 전년 대비 약 35% 증가했으며, 전 세계 판매량은 10년 평균의 두 배인 15%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폴란드의 경우 아직까지 가정에서 석탄을 이용한 난방이 70% 이루어진다. 최근 국가 차원에서 청정공기 프로그램(Clean Air Program)을 실시해 낙후된 난방기 교체에 대한 보조금 지급 정책을 펴자, 히트펌프 시장이 큰 폭으로 성장했다. KORTA(코트라) 바르샤바 신일숙 무역관이 보고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상반기 공기열 히트펌프 판매량은 전년 같은 시기 대비 131%, 지열방식 히트펌프 판매량은 전년 대비 45%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전문가들은 EU의 히트펌프 연간 판매량이 2021년 200만대에서 2030년 700만대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오늘날 EU 가스 수요의 3분의 1을 건물 난방이 차지하는데, 히트펌프 사용이 늘어나면 2025년까지 가스 수요를 약 70억입방미터(bcm)의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2021년 아드리아해 횡단 파이프라인을 통해 공급된 천연가스 양과 맞먹는 수준이다.
히트펌프는 초기 구매 및 설치 비용이 많이 들 수 있지만, 효율성이 높기 때문에 화석연료 보일러보다 사용하는 동안 비용이 적게 드는 장점이 있다. 오늘날처럼 에너지 가격이 상승한 상태에서 히트펌프로 전환하면 가정의 연간 에너지 비용 절감액이 미국의 경우 300달러(약 39만원), 유럽의 경우 900달러(약117만원)까지 나타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EA 파티 비롤(Fatih Birol) 사무총장은 “히트펌프는 배출량과 천연가스 사용을 줄이기 위한 모든 계획에서 없어서는 안 될 부분이며, 오늘날 EU에게 긴급한 우선순위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히트펌프는 에너지 경제성, 공급 보안 및 기후 위기에 대한 많은 정책 입안자들의 가장 시급한 문제를 해결하는 장치다. 현재 정책 조치가 시행되고 있지만, 히트펌프가 상당한 경제적·환경적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시급히 강화되어야 한다”라고 의견을 전했다.
히트펌프로 세계를 선도하고 있는 중국
EU는 히트펌프가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이지만, 히트펌프와 관련해 가장 많은 설비를 보유한 나라는 중국이다. IEA에 따르면, 전 세계 국가 중 중국이 15.1%로 가장 많은 신규 설비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히트펌프를 설치하는 노동인력 또한 45%로 가장 많다.
영국의 과학 학술지 네이처(Nature) 의 연구에 따르면, 2021년 중국에서는 약 100만대의 가정용 공기 공급원 히트펌프가 설치되었으며, 전체적으로 1200만대 이상의 공기 공급원 히트펌프가 설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기에서 온기를 추출하여 사용하는 라디에이터나 바닥 난방용 물을 데우는 공기열 히트펌프가 세계적으로 가장 인기 있지만, 중국에서는 석탄 기반의 난방 시스템을 대체하기 위해 지열 히트펌프를 종종 사용해왔다. 지열 히트펌프는 공기가 아닌 지면으로부터 열을 흡수해 작동한다. 설치 비용이 더 많이 들고 운영이 중단되는 경향이 있지만 실행에 있어 더 효율적이다.
유럽과 중국 모두 탈탄소화 계획의 일환으로 히트펌프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은 대기질 개선을 위해 국내 난방용 석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 시도하고 있다. 특히, 중국 북부에서 난방용으로 자주 사용하는 원탄은 저렴하지만 오염도가 높아 겨울철 대기질 저하를 초래하는 원인으로 꼽힌다.
IEA의 자료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전기난방에 대한 보조금을 지급하기 위한 일련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중국의 건물 난방용 석탄 의존도는 지난 5년간 절반으로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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