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탄은 이산화탄소에 이어 기후변화에 두번째로 큰 영향을 끼치는 온실가스로, 지구 온난화에 기여하는 비중이 약 30%정도 된다. 특히 메탄은 이산화탄소에 비해 온난화에 끼치는 영향이 큰 대신 대기에 머무르는 시간이 짧다. 이는 단기적인 메탄배출 감축이 기후변화 대응에 가장 효과적이라는 의미다.
하지만 이산화탄소와 달리 메탄의 경우, 국가별, 발전원에 따른 배출 추적데이터가 많지 않고 데이터 투명성 또한 미비한 편이다. 때문에 메탄 배출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데에 어려움이 크다.
이에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2 메탄 추적 보고서를 통해 메탄배출의 40% 비중을 차지하는 에너지섹터의 국가별, 발전원별 메탄 배출 데이터를 공개하고 이를 상세히 분석했다.
에너지 섹터의 메탄 배출, 정부 공식 데이터 보다 70% 많아...
체계적인 측정 및 모니터링 필요
IEA가 위성사진 등의 최신기술과 기후 학계의 메탄 배출 측정론을 통해 국가별 메탄 배출을 분석한 결과, 각국 정부가 UN에 제출한 메탄 배출 데이터와 실제 배출량에는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유럽을 제외한 나머지 대륙에서 체계적인 메탄 배출 측정 및 모니터링이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특히, IEA는 산유국들이 석유 및 천연가스 시추지에서 발생하는 메탄 배출을 과도하게 축소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대부분의 산유국이 수송 및 사용 단계에서 누출되는 화석연료의 메탄 배출을 고려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IEA의 전무 파티 비롤(Fatih Birol)은 "메탄 배출 감축을 위한 최우선 과제는 배출의 진원지와 규모를 투명하게 파악하는 것"이라며 "때문에 최근의 전세계적인 메탄배출 축소 보고 추세는 심히 걱정스럽다"며 우려를 표했다.
또한, IEA는 누출된 화석연료를 모두 포집해서 이를 활용할 경우 메탄 배출을 감축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약 1800억 평방미터의 천연가스를 추가로 사용할 수 있을 것(2021년 기준)이라고 분석했다. 파티 비롤은 "유가와 천연가스 가격이 높은 수준에 도달했기 때문에, 전세계 대부분의 석유 및 가스 유전에서 순비용없이 메탄배출을 감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2021년 세계 메탄 배출, 20년 대비 소폭 상승...
국제메탄협약 준수 위해서는 각국 정부의 정책적 움직임 필요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에는 코로나 19로 인해 에너지 수요와 경제활동이 둔화돼 메탄 배출이 소폭 하락했으나, 2021년 에너지 수요 및 경제가 회복하면서 메탄 배출이 다시 5% 증가했다. 다만, 에너지 사용량의 증가폭은 이보다 훨씬 더 컸기에, IEA는 메탄감축을 위한 국제적 노력이 어느정도 성과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보고서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에서 출범된 국제메탄협약의 목표를 달성하기에는 현재 수준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해당 협약의 목표는 2030년까지 세계 메탄배출을 30%까지 감축하는 것이기에, 이를 달성하기 위한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특히, 보고서는 메탄 배출 주요국가인 중국, 인도, 러시아가 국제메탄배출협약에 가입하지 않았음을 지적하며, 해당 국가들이 화석연료 발전소의 대거 건설할 계획을 갖고 있는 점에 우려를 표했다. 실제, 중국 화력발전소의 메탄배출이 기후변화에 끼치는 영향은 전세계 운송 섹터의 탄소 배출 총합과 비슷한 수준이다.
또한 IEA는 국가 간 메탄 배출 집약도에도 큰 차이가 있음을 지적했다. 일례로 배출 집약도가 가장 높은 투르크메니스탄과 가장 낮은 노르웨이의 집약도에는 무려 100배 이상의 차이가 난다. 이는 개발도상국들이 노후화된 송유관과 시추장비를 사용하기 때문에 누출되는 화석연료가 많고, 메탄 배출에 대한 관리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보고서는 국가차원에서 화석연료 누출과 메탄배출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화석연료업계의 메탄배출 감축을 이끌어내기 위해 ▲메탄배출 측정 및 보고 관련 규제 ▲긴급목적외 화석연료 연소(flaring) 금지 ▲가스 유출 감지 시스템 설치 및 노후화된 송유관 정비 의무화 ▲시추장비에 대한 환경표준 제정 등의 정책 수립을 권고했다.
IEA는 정책 수립을 통해 전세계의 석유 및 가스 시추 시설의 메탄 배출 집약도가 노르웨이의 수준과 동등해질 경우, 전세계 화석연료업계의 메탄배출량이 90%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파티 비롤은 "국제메탄협약의 목표에 따라 2030년까지 메탄 배출을 30% 감축할 경우, 운송섹터 전체의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것과 같은 수준의 지구온난화 방지 효과를 볼 수 있다"며 "메탄 감축이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기후변화 대응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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