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영국 여성 사외이사 늘었지만, 사내이사 부족 현상은 여전
전 세계 기업 이사회의 성별이 여전히 남성 위주로 유지되고 있다는 보고가 이어지고 있다.
캐나다 증권관리협회(CSA, Canadian Securities Administrators)는 2015년 기업의 성별 다양성을 촉진하는 기준을 도입한 이후, S&P/TSX 종합 지수는 도입 전보다 약 40% 상승했다고 캐나다 경제전문지인 코퍼레이트 나이츠(Corporate Knights)가 보도했다.
CSA에서 지난 10월 발표한 ‘8년 차 보고서(Year 8 Report)’에 따르면, 여전히 주요 상장 기업의 30%는 이사회 내 여성이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CEO가 여성인 경우는 5%로, 2018년의 4%와 비슷한 수준이다. 코퍼레이트 나이츠는 캐나다의 전체 여성 CEO보다 ‘마이클(Michael)’이라는 이름의 CEO가 더 많은 상황이라고 지난해 3월 보도한 바 있다.
이사회 구성에서 개선된 측면도 있다. 지난해 기업 이사회 의석 가운데 여성 비율은 약 24%로, 2015년의 11%에서 두 배 넘게 증가했다. 지난해 공석이 발생해 이사를 새로 선임한 기업 가운데 절반가량인 약 45%는 여성을 택하기도 했다.
한편, 코퍼레이트 나이츠는 이사회에 여성을 임명하는 방안이 표면적인 조치에 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CSA도 임원 수준에서 성별 다양성 목표를 채택한 기업은 전체의 4%에 그친다고 밝혔다. 성별 불평등이 전 세계적인 현상이라고 코퍼레이트 나이츠는 지적했다.
영국에선 글로벌 컨설팅 기업인 EY와 크랜필드 대학(Cranfield University)의 연구 결과가 지난 11월 발표됐다. 연구에서는 FTSE 100 지수에 포함된 기업에서도 여성의 역할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현재 FTSE 100 기업의 이사회 의석 가운데 약 40%를 여성이 차지하지만, 이들 대부분인 91%는 사외이사와 같은 비상임직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2020년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통해 지난 8월부터는 ‘자산총액 2조원 이상 모든 상장사가 모두 동일한 성별의 임원으로 의사회를 구성할 수 없도록 의무화했다.
기업은 ‘한 명’의 여성 이사를 임명해 법적 수준을 준수하는 정도에 그친다고 한겨레 등 국내 언론은 평가했다. 새로 임명된 여성 등기임원은 대부분 사외이사로, 사내이사 가운데 여성 비율에는 큰 변동이 없다고 분석했다.
여성 이사 선임을 위한 가이드라인 다섯 가지
EY는 영국 기업들도 능력에 따르기보다 할당량을 충족하기 위해 여성을 이사회에 임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에 참여한 크랜필드 경영대학원의 수 비니코움비(Sue Vinnicombe) 교수는 “여성을 비상임 이사로 임명하는 것만으로 이사진에 영향을 주기엔 부족하다”며, 다섯 가지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첫 번째는 이사 임명 지침을 명료화하는 방안이다. 수 비니코움비 교수는 현재 기업의 이사 임명 지침은 임명을 관리·감독하는 수준에 그친다며, 향후 성별 다양성을 높이기 위해 취한 조치와 진행 상황을 매년 구체적으로 공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두 번째는 의장이 CEO에게 기업 운영에 관해 조언하며, 이사회와 함께 성별 다양성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책임을 지도록 설득하는 방안이다.
세 번째는 여성 CEO를 임명해 경영진 수준에서 성별 다양성을 확보하는 방안이다. 여성 CEO가 남성 CEO보다 ESG·투자 등 성과에서 유리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네 번째는 ‘이사회 평가 컨설턴트’를 두는 방안이다. 컨설턴트는 이사회가 여성 인재를 통한 경영권 승계 계획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있는지 여부를 평가한다. 경영진과 이사회의 가이드라인을 추적해 모범 사례를 공유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는 투자자의 영향력을 인식하고, 이를 강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코퍼레이트 나이츠는 기업의 전략적 과제로 ▲코로나19 상황 ▲지속가능성 ▲세계화 ▲인재경영이 떠오른 시점에서 기업이 성과를 내려면 새로운 사고방식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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