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시 수낙 영국 총리는 지난해 보수당 지도부 선거운동에서 약속한 대로 지난 7일(현지시각) 비즈니스, 에너지 및 산업 전략부(이하 BEIS)를 분할해서 4개의 새로운 정부 부처를 만든다고 발표했다. 영국에서 최초로 '에너지 보안 및 넷제로 부서'를 신설한 것이다. 영국 정부는 이 부서의 우선 순위 목록을 발표했다.
영국 미디어 에디(edie)는 이 목록을 바탕으로 2023년 비공식적으로 DESNZ라고 부르는 에너지 안보 및 넷제로를 위한 새로운 전담부처(이하 넷제로부)의 할 일에 포함되어야 하는 6가지 항목을 8일(현지시각) 설명했다.
#1. 넷제로 전략의 합법화
2022년 7월 영국의 고등법원은 COP26(제26차 기후변화 당사국총회)을 앞두고 발표한 영국 정부의 넷제로 전략이 불법이라고 판결했다. 넷제로 전략에는 2050년까지 넷제로을 달성하는데 필요한 자금 수준이나 세부 사항이 포함되어 있지 않으며, 영국의 임시 탄소 예산도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 원고측 환경단체들이 주장했기 때문이다.
고등법원은 2023년 3월까지 영국 정부에 전략을 수정할 수 있는 9개월의 시간을 주었다.
새롭게 개편된 넷제로부는 "우선순위 중 하나가 영국이 법적 구속력이 있는 넷제로 약속을 이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한 계획에는 "네트워크 인프라 및 영국내 에너지 생산의 전달 속도를 크게 높이는 것이 포함된다"고 명시되어 있다.
#2. 저탄소 에너지 전환의 사회적, 경제적 혜택 활용
지난 달 크리스 스키드모어(Chris Skidmore) 하원의원은 리시 수낙 총리의 바로 전 총리인 리즈 트러스(Liz Truss) 전 총리가 의뢰한 넷제로 검토(Net-Zero Review)의 결과를 발표했다. 이 검토는 영국의 기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친성장, 친기업 경로를 계획하고 레벨 업에도 기여한다.
스키드모어의 팀은 정책 개입을 위한 120개 이상의 권장 사항을 제공하기 위해 1800명 이상의 개인 및 그룹의 의견을 모았다. 검토 결과, "넷제로를 실현할 만큼 충분히 야심차지도 않으며 글로벌 무대에서 영국의 경쟁력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이에 넷제로 부서는 "넷제로 기술 로드맵 작성 및 조세 제도의 철저한 검토와 개혁 완료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새 부서는 신흥 산업에서 창출된 일자리와 성장을 포함하여 넷제로의 경제적 이익을 포착하는 것이 우선 순위라고 에디는 밝혔다.
#3. 에너지 보안 법안 통과
해상풍력, 수소산업, 원전 목표를 크게 잡은 지난해 4월 영국 에너지 안보전략을 따라서 당시 BEIS 사무총장 콰시 콰르텡(Kwasi Kwarteng)은 이 안보전략을 실행하기 위해 새로운 에너지 보안 법안을 도입했다.
전임 리즈 트러스(Liz Truss)가 총리로 사임한 후 이 법안은 검토되었고, 지난해 12월에 간단하게 에너지 법안이라고 하는 업데이트된 버전이 작성되었다.
넷제로부서의 우선 순위 중 하나는 현재 상원을 통과하고 있는 이 에너지 법안을 무난하게 통과시키는 것이다. 이 법안에는 수소 및 탄소 포집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조치가 포함되어 있다. 다만, 영국 정부는 수소를 가정 난방용으로 사용해야 하는지 아니면 저감하기 어려운 활동을 위해 남겨두어야 하는지에 대한 까다로운 문제에 직면해 있다.
또한, 이 법안은 히트펌프의 제조 및 설치를 확장하기 위한 새로운 시장 메커니즘을 만든다고 한다.
#4. 에너지 시장 인프라 확충
REMA(Review of Energy Market Arrangement)에 따라, 영국 정부는 영국산 전기의 도매 가격에서 글로벌 도매 가스 가격의 분리를 제안하고 있다. 영국이 더 많은 재생 가능한 발전 용량을 온라인으로 가져오고 원자력 발전의 격차를 좁히려고 노력함에 따라, 두 가격의 연계는 의미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카본 트래커(Carbon Tracker) 분석에 따르면 두 가격의 연계로 인해 2021-22년 동안 에너지 비용이 72억파운드(약 10조9608억원) 증가했다고 한다.
REMA에 따라 제안된 기타 주요 변경 사항은 ▲저탄소 발전를 위한 CfD(차액 계약)경매 방식의 진화 ▲지역 가격 책정 소개 등이 있다.
#5. 새로운 에너지 효율 목표 달성을 위한 기반 마련
제레미 헌트(Jeremy Hunt) 장관은 이번 의회에서 에너지 효율성을 위한 92억파운드(약 14조54억원)의 자금 지원에 대한 공약을 당이 전달하도록 몇 달 동안 압력을 가한 후 새로운 에너지 효율성 목표를 세웠다.
새로운 목표는 2035년까지 건물과 산업계의 연간 에너지 소비를 15% 줄이겠다는 내용이다. 또한, 헌트 장관은 60억파운드(약 9조1340억원)의 추가 에너지 효율성 지출을 확인했지만 재원의 할당을 빠르면 2025년까지 연기했다.
새로운 목표를 2035년까지 추진하면서 새 부서는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최우선 결과라고 밝혔다. 다음 달 예산은 자금 조달이 신속하게 처리되었는지 여부를 확인할 것이라고 한다.
#6. 부서 간 협업 개선
많은 저명한 녹색 경제 인사들은 영국 내각에서 넷제로에 전담부처를 만드는 것이 얼마나 좋은 일인지, 부처의 영향력 및 범위를 강조하고 나섰다. 성공 여부는 궁극적으로 이름 자체보다는 다른 부서와 잘 작동하는 능력에 달려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CCC(기후변화위원회)와 스키드모어 리뷰(Skidmore Review)는 물론 PAC(공공회계위원회)도 부실한 부서 간 협력 문제를 지적했다.
재생가능한 에너지와 청정기술협회(REA)의 최고 경영자인 니나 스코르푸스카(Nina Skorpuska) 박사는 "지난 몇 년 동안 이 부문의 의사 결정이 이미 한심할 정도로 지연되었으며 이러한 새로운 부서 간의 통합 접근 방식이 필수적"이라고 에디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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