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현지시간), 아마존(Amazon)은 해상 풍력 발전 단지에 상업적으로 재배되는 해조류 양식장 건설 프로젝트에 150만유로(약 21억원)를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비영리 단체인 노스씨파머스(North Sea Farmers, NSF)가 이끄는 이 프로젝트는 해상 풍력 발전을 위해 설치된 터빈 사이의 공간이 대부분 사용되지 않는다는 점에 착안해 탄소 포집을 위한 해조류 양식장을 만드는 것이다.
아마존은 자사의 1억달러(약 1301억원) 규모의 ‘지금 당장 기후 기금(Right Now Climate Fund)’를 통해 보조금을 지급했다. 이 기후 기금은 2019년부터 아마존 자사에서 운영하는 펀드로 재조림과 자원 보전 및 자연 기반 솔루션을 지원한다. 이번에 아마존이 지원한 이 보조금은 10헥타르 규모의 해초 농장, '노스씨 팜1(North Sea Farm 1)'을 건설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노스씨 팜1 이니셔티브는 네덜란드 해양조선기업 반오드(Van oord)와 네덜란드 투자 기관 인베스트 NL(Invest NL)의 주도로 진행 중이다. 양식장 설계는 유럽 내 해조류 양식 업체 선두주자인 ’씨위드컴퍼니(The Seaweed Company)’가 맡았으며 그밖에 머레 테크놀로지스(Murre Technologies), 보그 나우틱(Boeg Nautic)이 파종 및 수확 기계를, 원예기업 호티마어(Hortimare)를 통해 고품질의 해조류 모종을 지원한다.
아마존은 해조류 양식이 풍력 발전소의 터빈 사이의 모든 공간을 점유하면 2040년까지 약 100만 헥타르를 경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는 다시 연간 수백만 톤의 이산화탄소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아마존의 유럽연합 지속 가능성 책임자인 자크 와츠(Zak Watts)"는 해조류는 대기에서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핵심 도구가 될 수 있지만 현재 유럽에서는 비교적 소규모로 양식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노스씨파머스는 올해 가을에 농장을 설치하고 파종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첫 번째 수확은 2024년 봄으로 예상된다. 노스씨파머스는 "양식장이 완공되면 연간 약 6000kg의 신선한 해초를 생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이 해조류에 주목한 이유
해조류는 자라면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기후 변화에 대처하는데 큰 잠재력을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상 풍력 터빈 사이에 해조류 양식장을 배치하면 개발되지 못하는 공간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생산된 해조류는 식품뿐만 아니라 식품 첨가제, 동물 사료, 비료, 화장품 원료, 바이오 포장재, 바이오연료 등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 가능하다. 특히, 해조류 포장재는 식품 접촉에 있어 타 포장재보다 안전할 뿐만 아니라 플라스틱 포장재의 대체재로 각광받고 있다.
실제로 씨위드컴퍼니는 해조류를 이용한 하이브리드 육류인 ‘씨미트(SeaMeat)'를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씨미트는 잘게 썬 해조류를 고기 대신 사용한 대체 다짐육 브랜드로, 육류 제품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대 40%로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조류 농장에 태양광을 접목한 프로젝트도 있어
북해 해상 풍력 발전 단지는 해조류 농장 건설 외에도 다른 프로젝트를 진행 중에 있다.
2020년 12월, 에너지 기업 오션스 오브 에너지(Oceans of Energy)와 씨위드컴퍼니는 네덜란드 남서부 스케브닝언(Scheveningen) 해안에서 12km 떨어진 노스씨 파머스 테스트 사이트에 해상 태양열 및 해조류 농장을 설치했다고 발표했다.
바다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은 110km/h 이상의 강풍, 13m 높이의 파도에도 견딜 수 있게 제작됐다. 2020년부터 여러 번의 폭풍 속에서 테스트를 거친 후 지난 1월에는 세계적 인증기관인 ‘뷰로 베리타스(Bureau Veritas)의 검증을 통해 세계 최초의 해상 태양광 발전소로서 승인을 받았다.
이 발전소는 해상 태양광 및 풍력 발전을 통해 100~5000MW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으며 모듈식으로 되어 있어 크기를 다양하게 확장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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