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이 반ESG 움직임을 주도하는 가운데, 공화당이 우세한 주에서 재생가능 전력의 생산량을 주도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재생가능 발전이 강세인 주들에서 이미 ‘배터리 벨트’라고 불리는 주들처럼 반ESG에서 친ESG로 돌아설지 귀추가 주목된다.

기후변화단체 클라이밋 센트럴(Climate Central)은 지난 22일(현지시각) 에너지 분석 보고서를 발간하여, 미국의 풍력 및 태양광 발전 용량이 2022년에 전년도보다 16%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6400만 가구에 공급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해외 미디어 가디언은 지난 26일(현지시각) 해당 보고서에서 공화당이 주지사와 의회의 다수 석을 차지한 아이오와주와 오클라호마주에서는 풍력발전, 캘리포니아와 플로리다에서 태양광 발전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음을 짚었다. 반 ESG운동을 주도하는 텍사스주는 태양광과 풍력 발전 모두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음이 드러났다.

클라이밋 센트럴은 'WeatherPower Year in Review: 2022' 보고서를 발간했다. 위 그림은 미국의 태양광과 풍력 발전량을 주별로 나타낸 지도다. 색이 진할수록 발전량이 많다./클라이밋 센트럴

 

풍력과 태양광 발전량, 넷제로 목표에 근접

재생가능 전력이 미국에서 급성장한 이유는 바이든 행정부가 수십억 달러의 지원금을 제공하면서부터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활용하여, 2030년까지 전력망을 완전히 탈탄소화하고 2050년까지는 탄소중립을 이루겠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클라이밋 센트럴의 수석 데이터 애널리스트인 제니퍼 브래디는 가디언에 “우리는 넷제로 달성 목표에 점차 더 가까워지고 있다”며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날씨라는 돈이 들지 않는 천연자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태양광과 풍력 발전 성장률을 예측한 도표로 점선이 넷제로 목표 달성 경로다. 태양광은 2025년에 넷제로 목표를 상회하고 풍력은 경로에 맞는 수준의 전력을 생산할 것으로 전망된다./클라이밋 센트럴
태양광과 풍력 발전 성장률을 예측한 도표로 점선이 넷제로 목표 달성 경로다. 태양광은 2025년에 넷제로 목표를 상회하고 풍력은 경로에 맞는 수준의 전력을 생산할 것으로 전망된다./클라이밋 센트럴

브래디 애널리스트는 “주 정부가 주도하여 전국적으로 재생에너지를 보급하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강조하며, 연방 정부의 IRA가 재생에너지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발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2022년 재생가능 전력을 68만3130기가와트 생산했다. 태양광이 전체 비중의 27%, 풍력이 73%를 차지했다. 미국 에너지 관리청에 따르면, 전력 1킬로와트당 평균 소매가는 12센트(약 160원)다. 이는 재생에너지를 통해 820억달러(약 108조원)의 수익을 낸 것으로 계산된다.

클라이밋 센트럴은 현재 계산대로라면, 태양광과 풍력 발전은 2050년까지 넷제로 배출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만큼의 전력을 충분히 감당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분석했다.

 

IRA와 주 정부의 인센티브가 주요 성장 동력

텍사스주는 풍력발전으로 3만7000기가와트를 생산하여 가장 많은 생산량을 기록했다. 태양광은 2만8000기가와트를 생산한 캘리포니아주가 1위, 텍사스주는 1만3000기가와트를 생산하여 2위를 차지했다.

클라이밋 센트럴은 텍사스주에서 풍력 발전이 비약적으로 성장한 원인을 제시했다. 

텍사스주는 기업과 가정에 풍력발전으로 생산한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필요한 송전선을 구축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텍사스주는 에너지 시장의 규제를 완화하는 법률을 통과시켰는데, 이를 통해 풍력 터빈을 지을 수 있는 토지를 임대하는 데 유리한 부분이 있다. 텍사스주의 토지의 2%만 연방 정부의 규제를 받고 있다. 

이르판 칸 텍사스A&M대학교 전자정보학과 조교수는 가디언에 “텍사스는 풍속과 일조량이 풍부하다”며 “초기 투자가 많이 필요하지만 우선 풍력 터빈을 세우고 나면, 전력 생산 비용이 더 저렴해진다”고 설명했다. 

에릭 라슨 프린스턴 대학교 선임연구원은 “텍사스주는 석유와 가스를 대량으로 생산하지만, 풍력을 큰 수익원이 될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다”고 부연했다. 

다른 주에서는 주와 연방의 인센티브가 재생에너지 발전의 성장을 주도하는 주요 동인이었다. 캘리포니아주는 2020년부터 3층 이하의 신규 단독 주택 및 다세대 주택의 옥상에 태양광 패널을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규정했다. 아이오와주는 2005년 풍력 발전으로 생산한 전력 1킬로와트 당 0.015달러(약 20원)의 가장 높은 세액 공제율을 정했다. 또한, 이 세액공제는 탄소배출권처럼 상호 간 거래가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풍력과 태양광 발전의 용량이 늘어나려면, 송전선을 더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칸 교수는 “풍력 발전으로 생성된 전력이 전력망에 연결되는 양보다 많고 풍력 터빈과 태양광 발전소는 전력 수요가 가장 높은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시골 지역에 건설되므로 송전선을 구축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전력망은 텍사스주에서 생산되는 모든 재생 에너지를 처리할 수 없으므로 송전선을 더 설치하지 않으면 계속해서 에너지가 손실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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