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아동 노동 착취 문제로 연방 규제당국의 조사를 받았던 미국 앨라배마 공장 납품 자회사를 매각하기로 했다. 또 자체 아동노동 착취 감사를 벌인 결과, 2개의 협력사가 미성년자를 고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두 협력사는 인력 대행사로부터 허위 서류를 받았다고 했다.

현대차는 지난 23일 장재훈 사장 명의로 발송된 주주 서한에서 29개 1차 협력사를 대상으로 한 자체 감독 결과를 공개했다. 현대차에 따르면, 자회사인 ‘스마트 앨라배마 LLC(SMART Alabama LLC)’와 협력사인 ‘SL 앨라배마’에서 미성년자를 고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아동 노동 논란이 불거진 스마트 앨라배마의 지배 지분을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지난해 7월 스마트 앨라배마를 포함한 10개 이상 현대차 납품업체가 아동 노동 위반으로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앨라배마 노동부는 SL앨라배마와 인력 대행사 JKUSA가 13세 정도의 미성년자를 고용, 아동 노동법을 어겼다고 판단해 각각 3만76달러, 1만7800달러 벌금을 부여했다.

관련기사: 현대차, 미 앨라배마 아동 노동 혐의... 美 노동부 협의, 주주서한도

현대차 자회사인 스마트 앨라배마가 미성년 노동자를 고용했다는 의혹도 사실로 밝혀졌다. 다만 인력 대행사가 두 곳에 허위 서류를 제공해 고용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SL 앨라배마와 스마트 앨라배마 두 공급업체는 미성년자를 법정 연령 이상이라고 허위 증명한 인력 대행사와 관계를 종료했다”고 했다.

이번 논란에 현대차는 지분 72%를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인 스마트 앨라배마의 지분을 매각하기로 했다. 스마트 앨라배마는 금속 스탬핑 제조사로, 2000년대 초부터 연간 수십만 대의 현대자동차용 섀시(Chassis) 부품을 생산해 왔다. SL 앨라배마에는 현대차 소속 감사위원회를 꾸렸다.

현대차 장재훈 사장은 주주서한에서 "스마트 앨라배마 소유 지분을 매각하고 있지만, 앨라배마주 루번 지역사회에서 경제적으로 중요한 일자리는 계속 보존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지분 매각이 언제 완료될 것인지, 매각대상이 누구인지, 어떤 방식으로 매각할 것인지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현대차 미국 앨라배마 주 공장 전경/현대차 

현대차는 지난해 8월부터 앨라배마주 전역 29개 1차 협력사를 대상으로 감사를 벌였다고 밝혔다. 수십 차례 면접과 현장 방문을 포함한 조사를 진행했다. 협력사에게 미성년 노동법에 완전히 준거하고 권장 조치를 이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독립적인 제3자 감사의견을 제출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조사 결과는 여기서 볼 수 있다.

현대차는 “궁극적으로 모든 공급업체들이 우리의 높은 글로벌 인력 기준을 이해하고 충족하도록 하는 것은 현대차의 책임”이라고 했다. 고용 이슈의 재발을 막기 위해 부당한 고용에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오는 3월부터는 미국 노동부와 협력해 협력사에게 아동 노동 위반 방지를 위한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지원자 신분증 확인, 비즈니스 파트너 행동 강령 강화, 익명의 제보 핫라인 설치, 제3의 고용 중개업체를 통한 고용을 금지하는 조치가 포함된다.

현대차 이사회도 지속가능경영위원회를 통해 이번 사태에 대한 사실관계와 후속 조치를 계속 보고 받았다. 이사회는 “전사에 걸쳐 ESG 관리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3월 열리는 지속가능경영위원회에서 공급망 관리 전반에 대한 세부 내용이 논의될 예정이다.

한편 현대차는 2022년부터 글로벌 공급망에 공급망 ESG 평가를 실시했다고도 밝혔다. 공급망 진단 결과는 7월 발간 예정인 지속가능성 보고서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임팩트온(Impact O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