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기차 기업 인권실사 평가, 현대자동차 10위...핵심은 투명한 정보공개
- 쉬인, 인권 문제로 런던 상장 실패 위기
- 美모기지 대출업체 페어웨이, 인종차별 혐의로 벌금 26억 부과

인권 관리가 기업 경영의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인권 문제 관리에 대한 부실로 인해 억대 벌금은 물론 상장(IPO)에 고배를 마시는 소식들이 들려오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기업들의 인권 경영 수준을 평가하고 정보를 공개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최근에는 ESG중 S(소셜) 리스크를 공개하도록 하는 ‘불평등 및 사회 관련 재무 정보 공개 태스크포스(TISFD)가 창설되기도 했다. 

 

전기차 기업 인권실사 평가, 현대자동차 10위...핵심은 투명한 정보공개

기업의 인권 경영도 환경(E)에 이어 평가 대상이 됐다. 글로벌 비영리단체 국제엠네스티는 15일(현지시각) ‘권리를 충전하라: 주요 전기차 제조업체의 인권 실사 보고 평가’라는 보고서를 발간했다. 주요 전기차 제조업체 13개가 공개한 인권 실사 정책과 관행을 국제기준에 맞춰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이를 점수표로 발표한 내용이 담겼다. 보고서는 인권 영향에 대한 평가와 이에 대한 구체적인 이행사항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국제앰네스티는 인권 정책 시행, 위험 식별 프로세스, 공급망 매핑 및 보고, 구제 조치 등 기준에 따라 기업의 성과를 90점 만점으로 평가했다. 국제앰네스티의 인권 실사 평가에서 51점 이상을 받은 기업은 없었다. 중국의 비야디(BYD)는 11점으로 최하위를 기록했으며, 독일의 벤츠가 51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현대자동차는 21점으로 낮은 점수를 받았다.

국제앰네스티가 발간한 ‘권리를 충전하라: 주요 전기차 제조업체의 인권 실사 보고 평가’ 보고서/국제앰네스티

평가 대상 기업은 모두 관련 국제 표준을 참조한 인권 정책을 공개적으로 발표했지만, 비야디는 2024년 7월에야 공개했다. 비야디, 현대자동차, 미쓰비시 자동차와 닛산은 공개적인 약속과 자체 보고된 관행에서 원주민의 권리를 구체적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입증하지 못해 0점을 받았다. 포드, 메르세데스-벤츠, 르노, 스텔란티스, 테슬라는 원주민의 권리를 인정하고 공급망 전반에 걸쳐 이를 존중할 것을 약속했지만 이행 과정에 대한 세부 사항이 없다는 점이 지적됐다.

각 기업은 인권 위험에 대한 노출 수준에서도 차이가 발생했다. 평가 대상 13개 기업 중 BMW, 메르세데스-벤츠, 테슬라, 폭스바겐만 4대 핵심 광물 공급망 전반에 걸쳐 인권 위험이 중간 수준으로 확인됐다. 비야디와 GM, 현대 자동차, 미쓰비시 자동차, 르노는 콩고민주공화국에서의 코발트 채굴, 아동 노동 등의 인권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고 평가됐다. 인권 위험에 대한 개선 활동도 테슬라와 스텔란티스 외에 11개 기업은 언급이 거의 없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쉬인, 인권 문제로 런던 상장 실패 위기

중국의 패스트패션 기업인 쉬인은 인권 리스크가 상장의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쉬인은 지난해 위구르 강제노동 문제미국 상장에 실패한 후 영국 런던 증권거래소에 기업공개(IPO)를 시도하고 있다. 해외 미디어 블룸버그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바클레이스와 UBS그룹의 주관으로 쉬인은 내년 초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이 회사가 알려진 계획대로 런던 상장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영국 총리인 키어 스타머는 14일(현지시각) 런던에서 개최된 국제투자 정상회의에서 쉬인 상장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그는 “개별 기업에 대해 언급하지는 않겠지만, 노동자의 권리에 초점을 맞춰 모든 문제들을 살펴볼 것”이라며 “런던에서 주식을 거래하는 모든 기업은 노동권에 대한 조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쉬인 2023년 지속가능성과 사회적 영향 보고서’ 표지 / 쉬인
‘쉬인 2023년 지속가능성과 사회적 영향 보고서’ 표지 / 쉬인

스타머 총리의 노동당이 주요 공약으로 노동자 보호를 내세우고 있는 만큼 노동권 조사는 쉬인의 상장에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쉬인은 IPO를 앞두고 지난 8월 발간한 2023 지속가능성과 사회적 영향 보고서에서 처음으로 아동노동 사례를 2건 발견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국제앰네스티 영국지부 등 인권 단체들이 쉬인의 상장을 반대하고 있는 상황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쉬인은 인권뿐만 아니라 환경 문제에서도 유럽에서 주목받고 있기에 영국 상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탈리아 반독점 규제기관 경쟁청(AGCM)은 지난달 EU 그린 클레임 지침에 따라 그린워싱 조사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美모기지 대출업체 페어웨이, 인종차별 혐의로 벌금 26억 부과

미국의 대출업체 페어웨이 인디펜던트 모기지(이하 페어웨이)는 15일(현지시각) 인종 차별 혐의로 190만달러(약 26억원)의 벌금과 700만달러(약 95억원)의 대출 보조금을 제공하게 됐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페어웨이는 미국의 대표적인 부동산 인종차별 행위인 ‘레드라이닝(Redlining)’으로 법무부와 소비자금융보호국(CFPB)으로부터 처벌을 받게 됐다. 레드라이닝은 1930년대부터 북미에서 대출이나 추가 개발에 적합하지 않다고 여겨진 빈곤 지역을 지도에 빨간 선을 그어 표시한 데서 유래했다. 

이 회사는 앨라배마 주 버밍엄의 흑인 거주 지역에 대한 레드라이닝 혐의를 받았다. 로이터 통신은, 회사 데이터상 2018년부터 2022년까지 흑인이 다수인 지역에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았고 2015년부터 2022년까지 백인이 다수인 지역에 마케팅 노력을 집중한 것으로 나타났음에도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점이 지적됐다고 전했다. 

법무부는 레드라이닝에 대한 단속을 계속 이어나갈 계획이다. 메릭 갈랜드 미국 법무부 장관은 "이 사건은 레드 라이닝이 과거의 유물이 아님을 상기시켜주는 것이며 법무부는 앞으로도 대출 차별이 발생하는 곳이라면 어디든 긴급히 대처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IMPACT ON(임팩트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