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조건축물이 건물의 탄소중립의 핵심 수단으로 여겨지고 있다. 한국 대표 건축물인 한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 사진 : 픽사베이
목조건축물이 건물의 탄소중립의 핵심 수단으로 여겨지고 있다. 한국 대표 건축물인 한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 사진 : 픽사베이

최근 서울시는 2월 14일 한옥정책 재창조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계획에는 ‘한옥’개념에 한옥건축양식 디자인도 포함하는 등 ‘새로운 한옥’을 편리하고 창의적인 디자인으로 ‘한옥’ 개념을 확장하고 심의기준완화 하여 글로벌 한옥으로서 세계화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한옥은 목조 주택이다. 그리고 친환경 주택이다. 그래서 이 한옥 재창조 정책을 환영할 만하다. 이를 계기로 기후변화와 한옥의 관계를 다시 살펴보자. 

 

건축물의 온실가스는 관리는 어떻게? 

이제 우리나라도 정부는 물론 각 지자체까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본격 나서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건축물에 의한 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관리다. 

서울시를 예로 보면, 온실가스의 69%가 건물에서 나온다고 한다. 이 온실가스 배출 중 70%는 건물의 운영관리에서 배출되는 운영탄소이고, 나머지 30%를 체화탄소(embodied carbon)가 차지한다. 체화탄소는 건축 자재의 조달에서 가공, 수송, 건축, 해체라는 생애주기 전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말한다. 건물에서 배출량 순제로(net zero)를 달성하지 못한 체화탄소는 결국 잉여배출 잔량으로 남기 때문에 탄소 빚으로 되돌아온다. 잉여배출에 대한 부채는 탄소배출권이나 탄소상쇄 크레딧(carbon offset credits)을 구입해서 갚아야 한다. 이를 도표화 하면 다음과 같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목재는 탄소의 저장을 통해 건축물의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데 이바지하는 자원이다. 그 대가로 목재에는 ‘산림탄소상쇄’를 통해 탄소 고정의 효과를 인정받고 있는데 탄소 고정은 건축물로 활용될 때 훨씬 더 진가를 발휘한다. 왜냐하면 목재를 건축물에 사용하면 수백년을 고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고가구의 경우도 몇백년을 고정하기도 하지만 이는 특수한 경우에 머무르며, 보통 목조 주택의 수명은 콘크리트에 비해 훨씬 길기 때문이다. 

 

건축물 탄소 감축의 대안이 될 목조건축물

이미 일본에서는 건축물에 이용한 목재의 탄소저장량을 국민이나 기업이 알기 쉽게 표시하기 위해 ‘건축물에 이용한 목재와 관련된 탄소저장량의 표시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공표한 바 있다(2021년 10월 1일).

이는 건축물의 소유자, 건축물을 건축하는 사업자 등에게 건축물에 이용한 목재와 관련된 탄소저장량을 표준적인 계산 방법과 표시 방법으로 제시한 것이다. 목재와 관련된 탄소저장량을 정량적으로 표시하는 것은 목재 이용이 지구온난화 방지에 기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대응이다.

이를 기반으로 목조건축물에 경제적 혜택이 직접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한 일본 정부의 ‘카본 프라이싱(Carbon pricing, 탄소가격설정)’의 도입은 주목할 만하다. 일본의 카본 프라이싱은 탄소세와 배출권거래를 조합한 방법이다. 따라서 목재 이용 촉진에 대한 파급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된다.

카본 프라이싱은 온실가스 배출의 외부 비용(예: 농작물 피해, 폭염과 가뭄으로 인한 건강관리 비용, 홍수와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재산 손실 등)을 포착해 가격을 통해 배출원과 연결하는 수단이다. 탄소 가격은 누가 어디서 어떻게 배출량을 줄여야 하는지를 알리는 대신, 배출자에게 경제적 신호를 통해서 스스로 그들의 활동을 변화시키고 배출량을 낮추거나, 계속 배출하고, 배출 비용을 결정할 수 있게 한다. 경제 의사결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특히 금융 투자를 동원하고 민간투자를 뒷받침하는 상환 재원으로, 목조건축물의 활성화 동력을 부채질하는 데 도움이 된다. 
세계는 지금 목조건축물을 잠재적 기후 위험 및 수익 기회를 식별하는 도구로 생각하고 미래 ESG 투자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특히 유럽에서는 체화탄소 감축인 탄소 고정과 운영탄소감축으로서 에너지 절약이나 고단열·환경 대책을 위한 수단으로서, 혹은 공기(공사 기간) 단축에 의한 재정 안정·투자처 확보의 수단으로 목조건축을 선택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또 도시지역을 중심으로 매스팀버(mass timber, 공학용 구조목을 사용하는 건축기법으로 콘크리트와 강철을 대체할 수 있을 정도로 튼튼함) 건축물의 계획이 활성화되고 있으며, 고층화가 추진되고 있다. 이러한 활동으로 탄소중립 실현을 보장받기 때문에 투자자(건축주)의 유력한 선택지로 빠르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국내 목조건축물 활성화의 과제 : 온실가스 배출량 측정

우리나라는 한옥이라는 목조건축문화를 갖고 있다. 한옥은 서양의 목조주택과 목조를 골조로 한다는 면과 조립식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유사하다. 다만 벽면에 있어 우리나라 한옥은 황토 벽돌을 사용하지만 서양 목조주택은 벽체도 대부분 목재를 주축으로 사용한다는 차이가 있다. 따라서 우리의 탄소 중립 정책에 있어 한옥 활성화는 매우 중요한 대목이라 아니할 수 없다.

현재 탄소 가격 책정은 온실가스 배출량에 명시적인 가격을 매기는 이산화탄소 당량(tCO2e)으로 표시되고 있다. 일부 국가에서는 금융기관이 주도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산정하고 있다. 금융기관의 배출량 산정, 전과정 평가(LCA)가 융자의 기본 조건이 되면 건설회사나 설계자는 그 대응을 준수해야 한다.
이미 건설공사와 관련된 배출량 산정 방법에 대한 검토는 진행되고 있지만 목조건축물의 우위성을 입증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는 부족한 상태이다. 우리도 탄소 가격 설정을 위해 목조건축물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 배출 정보를 숫자로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카본 프라이싱 방법을 정비하여 목조건축이나 목재 이용, 산림에 대한 투자의 우위성을 사회에 알릴 필요가 있다.


☞이인형 전문위원은 

이인형 전문위원
이인형 전문위원

이인형 전문위원은 노벨환경상이라는 생명의 토지상을 수상한 국내 사막화 방지 단체인 '푸른아시아'의 전문위원이다. 또한 신용평가 회사에서 평가업무를 해 온 경력을 바탕으로 개인들의 ESG 활동을 측정 보상하는 플랫폼을 통해 Personal ESG, 즉 P-ESG 플랫폼 구축을 위해 EBIS 플랫폼을 개발 중에 있다. 
최근 WRI(세계자원연구소)와 WBCSD(세계지속가능발전기업협의회)가 주도하는 GHG프로토콜 가이드라인 작업의 국내 유일 파트너기관인 푸른아시아의 전문위원으로서, 파일럿 프로젝트를 위해 성현BDO회계법인과 협력하여 워킹그룹을 결성해 파일럿을 실행하고 있다. 
현재 제주연구원 등 지자체 연구기관들과 공동연구 등을 통해 이러한 환경활동 측정을 위한 제반 환경 조성을 위한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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