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현지시간), 유엔 전문가 패널은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 세계의 노력이 아직 미흡하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태양지구공학 기술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다.
태양지구공학은 지구로 들어오는 태양 에너지를 일부 반사해 지구의 온도를 떨어뜨리는 기술로 태양 복사 조정(Solar Radiation Modification, SRM)과 같은 기술이 이에 속한다.
유엔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것이 지구 온난화를 영구적으로 늦추는 유일한 방법이지만 현재 전 세계가 파리 협약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라면서 “기후 행동이 불충분하다면 ‘태양 지구 공학’ 기술에 대해 더 엄격하게 연구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UNEP의 수석 과학자인 안드레아 힌우드(Andrea Hinwood)는 "그동안 SRM 연구에 많은 진전이 있었다. 그러나 SRM 기술에 우리의 유일한 환경인 지구를 노출하기 전에 위험 및 잠재적인 결과에 대해 더 많은 증거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UN 보고서는 태양 지구 공학 기술이 몇 년 안에 지구의 온도를 낮추기 위해 사용될 수 있는 유일한 접근법이며 10년 이내에 개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비용은 연간 수백억 달러가 들 것으로 전망했다.
컬럼비아, 하버드, MIT 대학 과학자들도 태양 복사 조정 기술에 주목
한편, 컬럼비아 대학교, 하버드 대학교, 매사추세츠 공과대학 및 NASA에 소속된 60명 이상의 과학자 그룹에서도 비슷한 주장이 나왔다. 이들은 지난 27일(현지시간), 공개 서한을 통해 지구 온난화를 큰 폭으로 삭감하기 위해서 탄소포집과 같은 탄소 제거 산업(Carbon Dioxide Removal, CDR)을 사용하는 일은 환경, 기술, 비용이란 큰 과제가 있다. CDR을 사용하여 1.5 °C 미만으로 유지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가능할 수 있지만 이러한 도전과 기후 시스템의 느린 대응으로 인해 단기간에 충분한 규모로 구현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태양 복사 조정 기술과 같이 태양빛을 지구 밖으로 반사하는 것은 온난화를 막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우리의 지구 온난화 상태를 고려해 이제는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산화황과 같은 에어로졸을 대기 중으로 방출하여 햇빛을 반사하는 성층권 연무질 개입(Stratospheric Aerosol Injection, SAI)과 해염 에어로졸을 낮게 위치한 해양 구름에 넣는 ‘해양 구름 표백(Marine Cloud Brightening, MCB)’, 그밖에 에어로졸을 새털구름(권운)에 넣어 얇게 만든 뒤, 지구 표면에 갇힌 열이 빠져나가기 쉽게 만드는 ‘권운 축소(Cirrus cloud thinning, CCT)’ 기술을 언급했다.
과학자 그룹은 이 중에서 성층권 연무질 개입과 해양 구름 표백 기술을 ‘태양 복사 조정’ 으로 구분했다.
이어 "현재로선 이 세 가지 기술이 지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정확히 알만한 연구가 없지만 어떤 경우에는 덜 해로울 수 있다"고 전했다.
태양 복사 조정, 빠르고 비용이 저렴해 실행 가능한 전략이 될 것
유엔 전문가 패널과 과학자 그룹 모두 태양복사조정기술은 실행이 빠르고 비용이 저렴하기 때문에 기후 목표 달성이 힘들 경우 생각할 수 있는 옵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이러한 종류의 태양복사조정기술은 현존하는 탄소 배출 상쇄 기술에 비해 간단한 기술로 이루어져 있는 만큼 상업적 시장에서 사고팔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유엔 전문가 패널들 역시 “냉각 비용이 연간 1℃당 200억 달러(약 26조원)로 비교적 저렴하기 때문에 많은 국가 및 조직이 불법 도입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태양복사조정기술은 불법 배포가 가능하므로 이 기술의 가능한 사용에 대해 확립된 국제 거버넌스 규칙이 필요하다”고도 전했다.
전문가 패널들은 현재 SRM에 대한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연구가 더 필요하며 이 기술을 기후 목표를 달성하는 데 시간을 벌기 위한 일회성 기회로 간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